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동물.곤충등

청설모가 약 올려도 내 손안에 있소이다!

테리우스원 2014. 8. 28. 14:00

 

 

날 잡아봐라!~~

약 오르지롱!~~~

눈이 그 민첩함을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나무 타는 기술이 숙달된 놀이터같이 위로 아래로 가지 사이로

신출귀몰하게 날기도 하고 자기 마음대로 뛰어다닌다.

그래도 동물인데 사람의 뇌 구조를 압도하지 못하겠지?

청설모 대가리와 내 머리 구조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아직 새벽이슬이 채 마르기 전에 잣나무 숲에

혹시 흰망태버섯이 품격 있는 치맛자락 펼치는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로 달려간 곳.

 

흰망태버섯은 왕대밭에만 출몰한다고 하지만

 잣나무 숲에서도 흰 치맛자락을 내린다.

흰망태는 그 흔적도 보이지 않고 숲 속을 작고 검은 물체가

 휙! 날아다니는 행동에 놀라 몸을 움츠리게 하였다.

 

청설모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막 잣의 열매가 영글어지고 있는 시간이라 더욱 바쁘다.

 자동차 엔진 소리를 켜둔 상태에서 조금 창문 내리고

 살피는 나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동차 엔진 시동을 끄는 순간 잽싼

 몸놀림을 정지시키고 고개를 쳐들고 나를 뚫어지라고 주시한다.

창문을 열기 전 망원렌즈 장비 준비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행동을 살핀다.

 

아직은 달아나지 않은 상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두고 대비태세를 취한 경계의 눈초리가 예리하다.

 

전에 꿩에 대한 탐사를 갔을 때도

 차량의 엔진 소리와 움직이는 소리에는 별 반응이 없었는데

멈추는 엔진 소리에는 예민한 반응으로 먹던 먹이를 뒤로하고

고개를 쳐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현재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 탓일까 자동차 엔진 소리는

자신에게 위협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유경험자다.

 청설모도 아마 마찬가지의 행동으로 보인다.

 

예민한 행동에 다시 자동차 엔진을 가동하니 안도하는 표정으로

 다시 잣 열매를 열심히 뜯기 시작한다.

가만히 창문을 열고서 망원경 렌즈로 그들을 담으려고 숨을 멈춘다.

 아직 나의 행동을 감지하지 못하고 안정적으로 잣 열매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 청설모 대가리보다 내 머리가 뒤떨어지면 섭섭하지.

 

 

 

 

카메라 기능을 수동으로 확인하고

숨 멈추고 핀 맞춘 상태에서 연속 발사를 시작한다.

 따발총 소리가 들린다. 다다다다다다다!~~

 

고요한 새벽의 정적을 깨는 소리와 자동차 엔진 소리가 뒤엉켰지만,

카메라 셔터 소리에는 아주 민감한 듯 순간적으로 하던 행동을 멈추고

소리 나는 곳을 면밀하게 주시한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셔터를 연속으로 계속 날린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동물들에게는 위협적인 총 소리로 오인하게 한다.

집중하여 먹던 잣 열매를 내팽개치고 잣나무로 잽싸게 오르면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청설모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성공한 셈이다.

내 머리가 조금 청설모 대가리보다 조금 더 앞서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아무리 날 잡아봐라 하고 약을 올려도 내 카메라에는

어쩔 도리가 없이 항복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나를 약 올리지 않도록 경고한다.

 

ㅎㅎㅎ 미안하고 고마워!

 

 

 

청서(靑鼠)

Sciurus vulgalis coreae

 

 

청설모, 청솔모라고도 불리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미끄러운 줄기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며,

가느다란 가지 위에서도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는 몸매를 자랑한다.

 

개체들 사이에 색깔의 변이를 보여

적갈색·갈색·검은색 개체들도 나타난다.

초식성인데 먹이는 계절에 따라 변한다.

 

 

 

 

학교 뒷산 잎갈나무 열매를 엄청 좋아한다.

특히, 가을에는 잣나무 열매를 제일 좋아하고 과일이나

 다른 식물의 열매도 먹는다.

 

겨울철에는 소나무나 잣나무 껍질도 허기를 달래기 위하여 먹는다.

나무 꼭대기에 나뭇가지나 잎으로 보금자리를 짓는데,

1번에 3~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청설모의 아름다움으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