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ㅂ)

박주가리 겨울 씨앗들이 마음을 반성하게 만든다!

테리우스원 2013. 11. 30. 06:30

 

에취!~~~~

코가 맹맹해져 오는 기분이다.

갑자기 추운 겨울바람으로 수은주가 급속히 하강되고,

몰려오는 구름도 햇빛을 감추며 추위를 더 느끼게 만들고 있다.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이곳에 서서 작업을 하는지 모르고 몰입되어 간다.

 

햇빛이 없다면 사진 작업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

찬 공기에도 불구하고 자연 산자락에서 그들과 진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몇 년 전에 겨울 씨앗의 여정이 궁금하여 작업을 하였지만

차가운 바람만 불테면 나를 유혹하게 만든 것들이다.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은 옛날과 지금의 사진 작업수준을

비교하여 보여 달라고 조롱하는 기분이라 찬공기에도 오기를 부리고 말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전호흡의 깊이가 옛날만큼 못한 느낌을 받는다.

교만이란 표현이 어울릴까? 한번 뒤돌아 자신을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한번 내 손으로 거친 작업들은 조금 등한시 하는 마음이 있지만

들이 나를 반기는 모습에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처음으로 대면하는 야생화들은 신중함과 귀중함을 가득 안고

깊이 있는 사랑을 나누려고 최선을 다하는 반면, 한번 작업으로 거치면 대충 보면서

아름다운 모습만 바라보려는 교만이 있다는 것을 고백한다.

 

시간과 풍속 그리고 빛의 강도를 최고 작업 감각으로 찾아

사력을 다하여 내공의 힘을 발휘하려고 노력하였기에 사진에 그 힘과 기운이 보여 진다.


사진 잘 담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강조하는 내용이 사진은 나의 호흡과 마음의 깊이까지

고스란히 표현을 해준다고 설명한다.

 

 

 

 

카메라는 나의 작고 가느린 숨소리도 감지하는

아주 예민한 기기임에 틀림없다.


문득 아들이 하는 말이 생각나게 만든 것은 아내는 요리 할 때

처음 만들때는 아주 신중하게 만들어 실패를

거의 하지 않아 우리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두 번째는 그 상황이 달라 우리의 입맛대신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어 처음 시도하는 요리를 걱정하면 반드시 성공하니

염려하지 말라는 소리를 자주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마음의 교만 때문이

아닐까 조용히 생각하게 만든다.

아마도 그럴지도 모른다.


셔트를 누르는 손동작의 정교함과 

앵글을 바라보며 멈추는 호흡까지도 표현되는 것이 정교함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야생화를 담다 보면 그들만의 특징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최고의 사진을 담기는 어렵다.

오늘도 담아내고 있는 야생화는 박주가리의 씨앗들의 겨울 비상모습이다.

 

 

 

 

꽃송이는 여름을 빛나게 만들지만 씨앗은 겨울 찬바람이 불지 않으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겨울하고도 시간 때가 중요한데 오후가 되면 

 바람이 강한 편이라 오전에 햇빛을 바라보는 역광이 아니면

그들의 솜털 같은 날개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점이다.

 

모델이 아름답고 곡선미를 누리는 그런 소재를 잘 선별하고

주변의 환경 여건을 잘 판단하며 작업을 시도하면 

일단 작업준비로서는 좋은 점수를 받게 될것이다.

 

 

 

 

바람의 강도는 있되 너무 강하면 좋은 작품으로 담는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바람의 강도에 아주 민감해질 필요성을 강조한다.

 

최근의 모습과 몇 년 전의 작업 결과를 비교하였더니

아무래도 교만한 마음이 있는 근래 작품이 더 볼품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초심의 단계로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자기반성 시간이 되어졌다.

 

 

 

 

전에도 여러 번 강조하였지만 본인은

인물사진을 잘 담으려 하지 않는 편인데 그 큰 이유는

인물을 담고자 하는 분과 3-5시간의 교감을 나누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사진이 탄생되지 않는 점을 많이 발견하였다.

 

인물사진은 담긴 본인의 이미지 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원하기 때문에 최고의 사진이 아니면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점이다.


그래서 먼 거리의 인물사진은 말 그대로 배경적 효과로 보며

인물의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표현하는 것을

조금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본인의 얼굴도 남의 카메라에 담기는 것을 조금은 꺼리는지도 모른다.

교감 없는 인물사진은 아무래도 그렇고 그런 점이

숨어 있는 이유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가리 열매가 비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과

고마움의 교착점이 발생되는 시간으로 자신을 뒤돌아 반성하게

 만든 고마움이 더 큰 것이다.

 

민들레의 씨앗같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 모습을 무심코 하는 말

박주가리 홀씨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홀씨란 식물의 무성생식세포, 주로 단세포로 단독으로

발아하여 새로운 개체를 형성한다. 민꽃식물인 양치식물,

이끼류, 곰팡이류 등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홀로 다니기에 홀씨라고 표현한다고 하지만

맞지 않는 이야기로 보이며 민들레와 박주가리 씨앗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 드린다.

 

박주가리 씨앗의 겨울 비상하는 모습으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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