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미당 서정주님의 ‘국화옆에서’의 시 한 소절을 마음으로 읊조려 본다.
가을에 피어날 꽃송이를 위하여 봄부터 열정을 쏟듯이
숲속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몇 년 기다려 만나게 된 기쁨의 행운을 안게 되었다.
얼마나 깊은 곳에 숨어 있는지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고
올라 차량이 더 이상 가지 못할 지점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의 무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였다.
사전 지리적 여건과 주변 환경을 미리 알고 가야 당황스럽지 않을 것이다.
대흥란은 멸종위기 2급 식물로 관리되고 있으므로
쉽게 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가기 힘들다.
산을 오르기 전 카메라 장비 가방에는 얼음물이
더 이상 포화상태까지 그리고 아내가 충분한 물을 준비하고
산모기 접근 방지 약을 온몸에 바르기 시작한다.
다른 지역은 어떨지 모르나 일단 우리가 탐사하려는 이곳은
산 숲에 바람의 기운을 느끼지 못할 정도이고 산모기가
집중 공격을 기다리게 환경이 조성된 듯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무슨 일이든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지면
많은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을 많이 깨닫는다.
그래서 그 계절에 알맞은 장비 등으로 철저한 준비를 하는 편이다.
대흥란 탐사는 다른 야생화를 탐사하고 남은 짜투리 시간으로
이루어져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그것도 긴급한 연락을 받은 탓에 왕과 야생화를 촬영도중에
그 곳으로 달려간 이유이다.
처음에는 그 곳에만 도착하면 그냥 쉽게 촬영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그 것이 아니었다.
동일한 자리에서 자리기를 거부라도 한 듯 산
전체를 수색하며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폭염이 쏟아지는 한 여름의 오후 시간이라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힘들다.
물론 각오를 하고 온 것이지만 이렇게 까지 환경이 어렵게
전개될 것이라 예측을 못하였다.
시간이 꽤 흘러도 대흥란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더 깊이 높이 오르면서 주변을 더 정교한 눈으로 살피기를
시도한 결과 나의 눈에 그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셋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촬영도 미룬 채
그들의 존재부터 확인하기 시작하였다.
분명 대흥란인데 아직은 활착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지만
분명 주변에 자생한다는 결론이다.
처음에는 전멸되었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였는데 한 촉이라도
위안을 삼으며 아마도 사람들의 훼손이 제일 큰 문제점이다.
안내자의 말을 빌리자면 몇 년 전에는 많은 개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개체수를 찾기 힘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적중이 맞았다. 조금 더 험한 지역으로 다가선 아내가 찢어져라 소리를 지른다.
흐르는 땀도 뒤로하고 그 곳에 달려가 보니 정말 아름다운
한 개체의 모습이 우리를 반긴다.
올해 처음으로 재대로 만개한 모습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제주도에서는 몇 백 촉 이상의 대 군락이 형성되어 야생화 애호가를
애태우게 만들지만 육지에서는 한 촉이라도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수를 발견하지 못하였지만 이렇게 최상의 개화 모습으로 무더위에
흠뻑 젖은 옷이 싫지 않을 정도의 기쁨의 시간이 된 듯하다.
또 발견 하였지만 많은 군락은 보이지 않는 아쉬움이 남으며
온 산을 다 뒤져 보아도 더 이상의 개화 모습을 찾을 수 없어 하산을
서두르며 물론 시기적으로 적적하지 못한 점도 있을 수 있다.
다시 내년을 기약하면서 흐르는 땀을 훔쳐낸다.
대흥란(大興蘭)
Cymbidium macrorrhizum Lindl
대흥란의 아름다움으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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