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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ㅅ)

솔나리 여름 야생화로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까?

테리우스원 2013. 7. 30. 13:22

 

 

솔나리 야생화 사진에 대하여 자격미달로 졸업장을 받지 못할 형편에 놓였다.

이게 무슨 소리 인고 하니 그 이유는 이러하다.

입학은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문이 개방되어 있지만

졸업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란다.

 

솔나리 야생화 하면 최소한의 1,000m 고지 이상에서 자라기를 즐기며

 아스라한 절벽난간에 붙어 환상적인 풍광을 즐기면서 우리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특징이 있다.

그냥 평범하게 자라기를 거부하고 인간의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

그 자리에서만 웃음을 보여준다.

 

 

 

 

 

솔나리 졸업 사진으로 제출한 것이 생태환경에 걸맞지 않다는 결론으로

졸업장을 주는 것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산 속을 해매고 다녔는데 그리고 오른쪽의 다리의 경련으로

앉을 수 없는 지경으로 기어 다니면서 담아온 솔나리인데

자격미달이라 눈앞이 캄캄해져 온다.

 

또다시 약 1,500m 정도의 고산을 다시 오르지 않으면 안 될 사항에 도립된 것이다.

저 먼 곳 험한 암반에 긴 목을 쭉 내밀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무선 전파가 날아온다.

 

 

 

 

오늘은 남덕유산에서 나를 만나자는 초청메시지를 안고 새벽같이 달려간다.

서상면의 어느 길모퉁이에 차를 세우고 단단한 각오로 두 번 다시 실패의

체력안배를 안기 싫어서 준비체조로 몸 풀기를 시도한다.

 

한 여름이 아니면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기에 최고의 필수품은 물이다.

오늘 만큼은 백연잎 차를 지난 밤새 끓이고 냉동 식혀 아내의 등산 가방에 한가득 담았다.

밥보다 더 나에게 소중한 먹을거리다.

 

하루 평균 1,500컷 수를 담아내려면 얼마나 땀이 비 오듯 할 것인가.

왜 그리 땀을 많이 흘리죠?

질문하는 사람에게 건네주고 싶은 말은 한번 해보세요!!

 

 

 

 

불가(佛家)에서는 백팔배(拜)도 자랑으로 여기며 나에게 말을 하지만,

일천오백배라는 숫자로 쓴 웃음을 감추기도 한다.

 

말이 쉬워서 1,500배(拜)다 사진은 그냥 꾹! 찰칵! 하면 되는 작업이 절대 아니다.

핀 맞추어야, 구도 잡아야지 바람 재워 야지요 두 무릎을 정중하게 꿇지 않고

 얼렁뚱땅 해치우는 작업은 그들도 허용하지 않는 오기가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지치고 두 무릎이 땅에 닿는 시간에는 쓰리고

아파오는 고통을 감내하는 작업이다.

 

 

 

 

인간의 한계점이 어딘지 실험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런 운동으로 겨우내 보충한 지방덩어리가 떨어져 4키로가 줄었다.

이젠 몸도 가벼울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체중미달이라고 판정을 내린다.

 

아내의 말로는 5키로 더 빼야 될 것 같다고 놀린다.

그러면 높은 산에 오르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 가면

어떨 것이냐고 반론을 제기하면 그런 걱정은 절대 없을테니

염려 붙들어 매고 노력하란다.

 

 

 

 

 

살과의 전쟁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체중이 불을 때는

큰 고통이 뒤따르지 않는 법이다. 자신도 모르게 체중이 불어가는 시간에는 즐거움만

가득 하였지 그러나 원상복구는 절대 내 맘 대로 허락하지 않는 법칙이 존재하더라는 것이다.

 

살이 찌는 것은 자유스러움이나 빼는 것은 절대 자유스럽지 못하다고 한다.

반드시 그들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허용하지 않는다.

 

 

 

 

높고 험한 산의 최고의 복병은 과체중이다.

등산에 과체중은 조그마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옛날에는 풍채가 사람의 인격을 말한다고 한 시절이 있었지만

현대에는 조금도 양보되지 않는 놀림감이다.

물 찬 제비 같은 몸매가 참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위를 쳐다보니 까마득히 거의 90도로 세워진 철 계단들이 너무 위압적이다.

차라리 만들지 말 것 그러면 오를 엄두도 내지 않을 것 아닌가 하는 불평의 혼잣말로 위안을 삼는다.

기왕 나를 위하여 세워 놓았으니 기분 좋게 오르기를 시도한다.

정말 높이 높이 오르기를 잘 한 것 같다.

 

 

 

 

이곳에 오르지 않으면 이런 기분은 절대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1500고지를 발아래 두니 더 이상 부러울 것이 무엇이랴?

산악 전문가가 들으면 콧방귀로 웃을 텐데 그래도 나에겐 높은 산이다.

 

그렇다면 산악전문가에게 1500배를 하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모든 것이 상대성이 있으니 태클 걸면 안 되는 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꼭 2%이상 부족한 사람들이 남의 의견에 태클 걸기를 좋아한다.

이런 사람들을 조금은 싫어하는 편이다.

 

 

 

 

 

도토리 키 재기에 불가한 내용들인데 그냥 긍정적인 삶으로

살아가는 것도 삶의 지혜가 될지도 모른다.

 

남덕유산 정상에 자리잡은 솔나리는 꽃잎의 색감이 강한 인상을 풍긴다.

아마도 뜨거운 태양을 많이 받는 탓과 강한 바람에 견디기

위하여 키까지 낮추어진 것 같다.

 

 

 

 

천 길 낭떠러지를 휘감듯 암반에 뿌리를 박고 바람결에

춤을 추는 모습은 과히 환상적이라는 표현만이 어울린다.

이젠 솔나리에 대한 졸업을 해도 되지 않을 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솔나리의 아름다움으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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