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ㅅ)

솔나리 야생화를 실물보다 못하게 담은 죄 용서하세요!

테리우스원 2013. 7. 17. 14:20

 

 

 

 

얼마나 올랐을까?

이런 저런 다양한 야생화들 모습이 나타나면서 몸과 마음이 아주 분주해져 온다.

사실 며칠 전 강원도 고산 지대로 솔나리를 탐사하려고 하였는데

그 곳에 계신 분의 정확한 정보에 의하면 솔나리가 한 송이만 남겨둔 채

꽃송이가 다 시들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부랴부랴 선회를 한 것이다.

물론 새로운 곳으로의 탐사는 흥미롭지만 숨어 있는 복병으로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수모를 감수해야 한다.

 

 

 

 

힘들어 하면서 처음 오는 길이라 헤매기도 하였다.

 잔뜩 흐린 날씨에 숲으로 가득 채워진 습한 산 속에서 땀이 더 많이 흘러내린다.

 

목마름을 이길 자는 없는 법 연신 가방을 열고 한 모금 한 모금 홀짝

마신 것이 벌써 500ml 한 병은 바닥을 보인다.

 

아직 1/3 정도 왔을까 하는 지점에서 물 두병 중 한 병을 해 치웠으니

조금 걱정이 앞서고 물을 더 아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하였다.

 

 

 

 

 

그러나 어디 마음먹은 생각 되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법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물을 두고 목마름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다.

그래서 정말 한 모금으로 목만 추기기를 반복한다.

 

일행 두 분은 산타는 기재들이다.

한마디로 오늘 산을 훨훨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앞으로 내달려 솔나리의 대박 개체를 발견하였다고 소리 높여 오라고 외친다.

이럴 때는 사력을 다하여 산을 뛰어다녀야 한다.

 

 

 

 

정말 멋진 자태에 가쁜 숨도 감추어져 버렸다.

이렇게 멋진 자태를 보여주려고 나를 기다렸군 하는 감탄사만 나오게 만든다.

절벽 난간에 뿌리를 박고 강한 바람에 뒤틀려 몸이 암반 밑으로 쏟아져 내려왔다.

여태껏 한 송이들도 좋다고 환호성이었는데 무릇 3송이가

활짝 피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메고 있던 가방을 풀어 제쳐 낙엽 덤불에 내 던지고서 그들에게 입맞춤을 시도하려고 한다.

버릇이 되었을까 너무 감동스런 모습에는 자신도 모르게 사랑의 입맞춤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절벽위에 몸을 틀고 있어 사랑의 입맞춤은 그림에 떡이다.

 

 

 

 

망원경렌즈로 장비를 준비하고 다가선다.

다른 이들은 그 무거운 망원렌즈를 어떻게 가지고 산을 헤집고 다닐는지 모른다고 놀리지만

 진정 내 작품으로 만들려면 아빠백통 렌즈만한 것이 없는 듯하였다.

그런 여운의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무거운 장비를 메고 산을 오른다.

 

전에 무게를 줄이려고 가벼운 장비만으로 산을 올랐으나

 망원이 필요할 경우에는 오랫동안 아쉬운 여운이

나를 무척 괴롭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 이후부터는 어떤 상황에서도 아빠백통 렌즈를

 반드시 포함시키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12시간 정도 산행을 시도하다 보면

어깨와 몸이 빠져날 정도의 고통도 뒤따르지만 한 장의 멋진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그런 수고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오늘도 오전 7시 경에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많은 시간의 야생화 탐사가 될지 모르지만 무거운 장비들이

나를 괴롭게 할 것이라는 짐작은 하지만

연지 곤지 바르고 예쁘게 단장한 야생화들을 생각하면 그

 무거움도 잠시 잊어버릴 경우도 있다.

 

오늘의 포인트로 이곳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스친다.

솔나리는 그리 만만하게 호락호락한 자태를 보여주는 야생화가 아니다.

여름의 여왕 같은 야생화라 칭하는 것으로 짐작하리라 믿는다.

 

 

 

 

 

사진은 그냥 대충 담고 집에 와서 결산하는 시간에는

한 컷도 건질 것이 없다는 사실을 수차례 깨달았기에

누구보다 정열적으로 담는 편이라 말하고 싶다.

 

한 장 이라도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지는 목적이 있기에 같은 사물을 두고

200여장을 담을 경우도 허다하다.

 

종종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 편이다.

사진이 왜 그리 쨍하게 나오는지요?

그냥 쉽게 표현하는 말이지만 그렇게 나오려면  몸과 마음을 몽땅

집중하고 담지 않으면 그런 쨍한 모습을 결코 나올 수 없다고 자신한다.

 

 

 

 

그래도 결과물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면이 많으니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불길함이 내 마음을 강하게 조여 온다.

그 이유는 날씨는 흐리고 숲속이라 빛의 노출이 아주 어렵다는 결론이다.

IOS 숫자를 높이기를 대단히 거부하는 한 사람이다.

 

 

 

 

대부분 50 정도로 만족하지만 숲속의 현재 상황에서 삼각대도

무게를 줄인다고 지참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에 빠져간다.

 

시도를 하여도 모두 실패작인 떨림이 작용된다.

어디서 방해꾼으로 나타났는지 잠잠했던 바람이 제법 불어온다.

간들 가들 거리는 솔나리 잎들을 또렷하게 담을 길은 IOS를 높이지

않고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울며 겨자 먹기로 400정도를 높여야 떨림이 해소될 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는

IOS 50과 400이란 숫자는 본인에게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준다.

 

카메라 회사에서는 별 큰 문제가 없다는 장비 우수성을 보인다고 하지만

예리한 내 눈에는 엄청 큰 차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사진을 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IOS 값을 마음 아프지만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될 사항이 되 버렸다.

 

 

 

 

결과는 반드시 나를 실망시킬 자명한 일이지만 역시 나의 눈은 실망하고 말았다. 

오늘은 일단 솔나리 야생화를 내 눈으로 보고 가는 것으로

만족함을 얻고자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절벽 난간에서 나를 보고 미소 짓는 아름다움은

며칠 동안 잠을 설치게 만들기 충분할 것이다.

 

 

 

 

오늘 공개하는 사진은 실물보다 훨 못하다는 안내를 미리 드린다.

더 좋은 솔나리 야생화를 내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담는 시간이 다시 주어지는 기회를 기다리면서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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