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ㅂ)

야생화 병아리난초와 뱀까지 친구된 이야기!!

테리우스원 2013. 7. 11. 09:08

 

 

 

어제는 산 숲속에서 수탉이 오늘은 계룡산 자락에서

병아리들의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비가내린 뒤끝이라 암반위에 살포시 내리 앉은

낙엽으로 인하여 미끄러지기를 반복한다.

 

2년 전에 이곳에 나만의 야생화 보물창고 거처를 마련해놓고

자주 오지 못한 죄스러움이 가득하였는데

오랜만에 와서 보니 나를 무척 반갑게 맞아주는 병아리난초들이다.

 

 

 

 

제법 세를 늘려 개체들이 풍성해져 나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였다.

혹시나 주변에 그들이 자생하기에 걸림돌이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야생화는 완전 음지를 좋아하는 반면 습기를 머금은 상태에도

강한 햇빛을 원하는 종류도 있다.

병아리풀이 그늘을 좋아하는 것 같아도 하늘이 뚫려 햇빛이

내리는 바위위에 다소곳하게 자라를 잡는다는 것이다.

 

 

 

 

혼자만이 숨겨놓은 야생화의 보물창고가 많이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해야할 경우도 있지만

공개를 하지 말아야 할 장소들이 더 많은 편이다.

 

그 이유는 공개하면 그 개체들의 생명은 짧아지게 된다.

혼자만의 발자국도 부담스러운데 단체로 온 발자국은 한번 훑고 지나가면

그 자리는 초토화가 되어 버린다.

 

 

 

 

특히, 일년생의 야생화는 이런 숨김의 지혜로움도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여 일년생의 야생화 군락이 초토화되어 열매를 맺지 못하여

영영 그들을 볼수 없을 상황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가장 친한 지인들에게도 어떨 때는 숨기고 지나는 일들이 허다하다.

오랜만에 보는 병아리난초가 며칠 전에는 만개 상태가 아니었는데

오늘와보니 최상의 화려함으로 나를 반긴다.

 

 

 

 

항상 제일 먼저 취하는 행동을 두 무릎을 정중하게 꿇고

 화려하게 피어난 꽃송이등에게 입맞춤을 시도한다.

 

이곳은 워낙 산세가 험한 지역이고 암반으로 구성되어 조금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감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겨우 몸을 옆 소나무 덩치에 의존하고서 몸을 숙인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사진 장비를 조작하여야 한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카메라 장비 앞을 아주 여유롭게

스르르 미끄러지 나가는 동물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외로우니 자기도 친구로 끼워달라는 표현이었을까?

카메라 앵글을 집중하여 들여다 본 그 곳에 나를 힐끔

쳐다보며 자세를 취한 뱀이다.

 

 

 

 

혼자서 담는 시간이라 조금은 혼비백산 되었지만 여유를 부리며

나를 바라보는 머리에 별 거부반응이 없었다.

아마도 아내가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기절초풍할 것이다.

엎드린 자세에 눈앞으로 미끄러지듯 나가는 뱀의 동작을 한동안

바라보면서 카레라 앵글에 담고 있다.

 

가을이 되면서 뱀은 독성을 아주 강하게 비축을 한다.

그 땐 잘못 건드리면 그냥 날아서 허벅지 깊은 살을 꽉 물게 될 것이다.

 

이제 산속에서 나를 공공의 적으로 여기지 않는 고마움이랄까?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병아리난초와 함께 

친구되길 원한다는 표정으로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병아리난초[무주란(無株蘭)]

Amitostigma gracilis(BLUME.)SCHLECHTER.

 

속씨식물 외떡잎식물강 난초목 난초과 여러해살이 야생화로

무주란(無株蘭)이라고도 하며 깊은 산속 음지의 암면(岩面)에서 자생한다.

 

키는 20cm정도이고 6-7월에 홍자색꽃 또는 드물게

흰색의 송이꽃차례[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며

줄기 끝에서 한쪽으로만 모여 피어나고 특징의 꽃으로 3mm정도로 아주 작다는

표현으로 병아리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꽃잎은 3갈래로 갈라져 나누어지고 길이는 1.5mm정도이다.

음지 습한 곳을 아주 좋아하며 암벽을 타고 피어나

야생화 애호가들을 종종 애타게 만들기도 한다.

 

9월경에 열매가 성숙되며 삭과는 타원형이고 길이가 7mm안팎이다.

 

 

병아리난초의 아름다움으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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