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ㄷ)

동강할미꽃을 탐사하는 사람들의 이모저모!!

테리우스원 2013. 4. 4. 06:00

 

 

 

새벽같이 출발하려니 동쪽에서 진한 햇빛이 보여

오늘의 동강할미꽃은 아름답게 표현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모든 야생화가 그러하듯이 햇빛이 비치면

더욱 그들의 특징을 표현하는 데 좋은 모델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빛과의 전쟁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여러 차례 말씀드린바 있지만, 사진은 찍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예술이라고 하고 싶다. 만들어야 한다.

만든다는 표현을 잘못 이해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각도, 구도에서 어떤 자세로 담는 방법에

따라 사진의 표현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야생화를  담아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두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표현으로 이해하면 맞을 것 같다.

그래서 하나의 사물을 두고  흡족할 정도의 표현을

하려면 진땀이 흐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냥 쉽게 생각하면 나만의 교만한 작품으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야생화 사진은 어떤 분야보다 표현이 어렵다는 설명을 자주 들려드렸다.

 

야생화를 앞에 두고 왜 그리도 몸부림으로

뒹굴고 있는지를 이해하시기 바란다.

하나의 사물을 두고 100회 이상의 셔트를 누르고서야

다른 곳을 이동할 정도이다.

 

 

 

 

하나의 개체를 두고 똑같은 위치 각도에서 시도하는 것이 아니고

 한 장면마다 몸을 비틀어 원하는 표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하루의 셔트 수가 평균 1,000회 정도가 된다.

대부분 연속 셔트가 아니므로 몸을 움직여 땅과 암벽에 밀착하는

회수가 1,000회 정도 되므로 운동량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대전에서 출발하여 증평 나들목을 빠져나올 때는 이미 먹구름이 가득하였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기세였다.

제일 싫어하는 조건으로 변화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지만

화살은 이미 전진하는 상태라 되돌릴 수 없는 사항이었다.

 

 

 

 

최소한 햇빛이 비춰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먼 거리를 달려간다.

옅은 햇빛이라도 비쳐만 주면 표현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내공의 힘에 맡겨진다.

 

오전 11시에 현장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도달하려는 순간

쨍하고 햇빛이 구름 속에서 비춰준다.

 역시나 야생화를 담는 노력에 협조하는 햇빛에 감사를 드린다.

햇빛이 더 깊숙한 구름으로 숨어 버리기 전에 서둘러

그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내를 포함한 네 사람은 날씨에 비례 되어 처음 탐사하는 지역이라

그곳의 형편을 정확히 읽을 수 없어 잠깐이면 될 것으로 오판한 것이었다.

 

한참을 들어간 그곳에서는 동강할미꽃의

자연적인 멋스러움이 처음으로 만나는 기쁨의 환희들이었다.

어떤 모델을 먼저 담아야 할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의 아름다운 곳이다.

 

동강의 굽어진 물결과 어우러져 고개를 내밀고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궁금할 정도의 풍광에도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사진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본인 취향은 풍경과 어우러진 야생화를 담는 것을 사실 꺼린다.

눈으로 보기엔 시원스럽게 보일지 모르나

자연에서 태어난 그들의 독특한 특징을 잘 표하긴

어렵다는 단점에 망설여진다.

 

그냥 중식의 먹을거리 마저 차 안에 두고

장비만을 챙겨 그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 것이다.

 심지어 물 한 병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전 11경에 들어선 후 오후 4시가 가깝도록 암벽에 붙어

한 발로 내딛고 밧줄을 타고 심지어 고가 사다리를 준비한 일행도 있었다.

 

욕심으로 사다리를 한번 타고 암벽으로 오르고 싶지만,

 다리가 후들거려 저 높은 곳에는 포기하고 말았다.

우리들의 열정을 뛰어넘는 행동에 나도 한동안 바라보기만 하였다.

 

일행 모두는 지쳐갔다. 심지어 본인은 얼마나

절벽 난간에 몸을 의지하였기에 허벅지에서 경련이 일어나

주먹으로 내리쳐 통증을 완화할 정도였다.

 

 

 

 

 

그래도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였고 기울어

산언저리를 넘어가는 햇빛을 쫓아 달리는 마음도 다급해져

허기와 목마름도 호소할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두꺼운 양말을 두 켤레 신은 덕분에 발바닥의

통증은 많이 줄어든 고마움이다.

 

이젠 더는 담을 여건이 되지 못하였다.

이미 해는 산을 넘어 그늘이 형성되어 서둘러 철수를 시도하였다.

모든 일행은 완전 기진맥진 다리가 풀려 걷는 걸음도 힘들어 보인다.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흐르는 동강의 물을

손으로 움켜지고 입안을 헹구어 갈증을 해소한다.

그래도 그 아름다운 동강할미꽃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함이 밀려온다.

정말 감사한 일들이었다.

 

모두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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