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ㅂ)

복수초 봄 야생화가 중부전선을 점령하였습니다!

테리우스원 2013. 3. 12. 06:00

 

 

 

날씨가 너무 변덕스러워 정신을 차리지 못함은

 인간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모든 자연의 생태계에서도

아주 혼란스러워한다.

 

경칩 절기가 지나면서 자연 순리에 따라

깊은 산 계곡의 물 엉덩이에는 개구리 울름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혹시 그들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까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보지만 얼마나 예민한지 풀이 스치는 소리에도

울음소리를 멈추고 수초 속으로 폴딱 거리면 몸을 숨겨버렸다.

 

 

 

 

 

요즈음은 문명의 혜택을 정말 마음껏 누리고 사는 즐거움을 아실 것이다.

손안에 모든 세상 비밀을 몽땅 숨김없이 알려주는 스마트폰이다.

실시간 중개하는 일기예보 깊은 산속에서도 빵빵 잘 터진다.

 

불갑사의 뒷산에는 이상하리만큼

스마트폰을 무용지물로 만들긴 하였지만 그 외는 아직

사용에는 불편함이 없었다는 기억이다.

 

오늘의 낮 최고온도가 대전지역에 26도 이상이 된다는 예보이다.

대둔산 자락의 아주 깊은 산 속에 복수초와 너도바람꽃 자생지가 숨어 있는 곳!

 

 

 

 

3월 초순에 답사를 한 결과 아직은 야생화들의

미동도 보이지 않아 작년대비 15일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도바람이 피었다는 소식이 전하여져 조금은 의아해 하였다.

올해는 작년대비 10일 이상의 빠른 개화를 보이지 않나 싶다.

 

복수초는 항상 그랬듯이 지열의 가속화가 이루어지는

오후 시간에 화려한 꽃잎은 열어 보이는 생각만으로

12시경 그곳으로 달려간다.

 

입구에서부터 차들이 즐비하게 서 있어 많은 사람들이

탐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서둘러 장비를 짊어지고 깊은 산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기 시작한다.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딴판의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복수초가 다소곳하게 수줍은 듯 노란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어야 할 판에 대부분의 꽃잎들이 모두 확! 뒤집어져 버렸다.

 

갑자기 기온이 오른 초여름의 날씨에 서둘러 자신의

종족 번식을 위한 머리싸움에서 일어난 사태일 것이다.

 

 

 

 

아주 황당한 사건으로 대법으로 이송할 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마 본 사건은  유능한 법관도 정확한 판결을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

 

어찌 자연을 법정에 세울 수 있단 말인가?

인간들의 교만함으로 다 이루어 놓은 일들을

자연에게 탓하는 것을 큰 착오적 발상일 것이다.

 

잠깐 가쁜 숨을 길게 내뿜어며 심하게 작동하는

왼쪽 심장을 안정시키려 장비를 풀어 제치면서 탐사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넨다.

 

그런데 이상한 사항을 목격하게 된다. 

이른 봄을 알리는 야생화는 영하의 온도에도

꽃을 피우고 평균 5도 아니 10도 이하에서도 꽃을 많이 피우므로

벌. 나비의 손님은 구경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일까?

토종벌 같아 보인 물체가 노란 꽃송이마다 날아다닌다.

'꿩 대신 닭이란 말' 이 이때 가장 합당하게 사용되는 단어가 된 것이다.

 

 노란 복수초의 꽃잎이 제일 환상적인 모습을 벗어나

대부분 뒤집어 나를 황당하게 만들어 버렸지만

토종벌들이 나의 마음을 달래준다는 이야기다.

 

더욱 마음이 바빠져 온다.

혹시나 토종벌들이 다 날아가 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 그냥 엎드려쏴

자세의 서둘러 취한다.

 

 

 

 

아마도 이른 봄의 야생화에 이렇게 많은 벌들이

손님으로 나를 즐겁게 한 일은 전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 마디로 황홀한 시간이 되어 버렸다.

 

깊은 산에는 느닷없이 기관총성이 울려 퍼진다.

타다다당!~~~~ 타다당!~~~~~~ 두르르르!~~~

이 소리는 기관총 소리가 아니고 카메라

연사 작동 소리라고 고백한다.

 

 

 

 

 

오늘은 정말 마음껏 기종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최대의 연사를 작동시킨다.

분당 6-8회의 연사가 아니면 민첩하게 움직이는 벌들의 날개 짓

모습을 잡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오늘은 벌들과 사랑을 나누어 보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난다.

 

다음 편에 그들과 진한 사랑의 이야기가

계속되오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