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봄을 노래하는 노루귀는 내 사랑을 받아 줄까?

테리우스원 2013. 2. 28. 06:00

 

 

어!~~ 어!~~~~~~

데굴데굴 돌이 가파른 언덕위에서 아래로

내리 달리는 모습에 놀라 지른 소리다.

 

겨우내 얼었던 땅들이 봄의 따뜻한 기온에

녹으면서 살짝 얹혀있던 돌을 발로 건드리면 사정없이

경사면을 따라 힘차게 굴러간다.

 

“밑에 돌 내려가요!~~~~” 하는 소리보다

먼저 어!~~ 어!~~~~~ 소리가 나온다.

같은 일행들이 밑에서 먼저 탐사를 시작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무렵 돌발 상황이 발생되기도 하였다.

 

 

 

 

 

산의 경사면에서 굴러 떨어지는 돌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강한 힘을 발휘하므로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변산바람꽃, 복수초 탐사를 마치고

오후 시간에 노루귀가 꽃송이를 열어 보여 진한

사랑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

 

아직도 땅 밑에는 차가운 겨울 온도에 얼음으로

풀어지지 않았고 위쪽 일부부만 녹아 있는 상태로 경사가 심하니

미끄러져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이다.

 

 

 

 

노루귀는 키가 작아 땅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발에 밟힐 정도라

아주 조심스럽게 발을 낙엽위로 떼어놓아야 한다.

 

3가지 야생화를 만났지만 제일 어려운 과목이 노루귀를 담는 것이다.

등산화 신은 발이 주르르 땅위에서 미끄러움을 탄다.

그것을 극복하려고 장애물을 이용하려면 무릎이 다 상할 지경이다.

 

산 경사면에 늘어진 돌들이 비바람에 시달려

둥근 것이 아니고 칼날같이 뾰족하다.

 

노루귀를 담으려면 무릎이 땅에 닺지 않는 다면 온전한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다.

 

 

 

 

최대한 몸을 땅에 밀착하고 추운 날씨 이기려고

줄기에 밍크 털을 뽀송뽀송하게 달고나온 모습을 담지 못한다면

노루귀 야생화 표현으로는 미흡하다.

 

그런 모든 요건을 다 갖추고 마음에 흡족한 모습을 담으려면

몸은 흙 땅에서 뒹굴어야 표현의 정확도를 나타낼 수 있다.

 

그냥 대충하면 사진 담느라 고생만 진땅하고

사진의 작품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진다.

 

 

 

 

아주 가느려 보이는 꽃대에 밍크 털로 무장한 꼭대기에

한 송이 꽃을 피우는 데 쳐다만 보아도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아마도 노루귀를 담는 것이 그 지역의 지력을 최대한

내 몸으로 흡입할 수 있는 기회이다.

 

표현과 글로는 어려운 땅의 기운을 몸으로 받는 기분은 아주 묘하다.

이런 탐사를 마치고 난 후의 피곤함도 다 날려 보낼 수 있는 힘을 얻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겨울이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분홍과 진분홍 그리고 흰색의 노루귀가 풍성한 개체는

아니어도 마음을 설레게 피어난 것에 대하여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제부터 최남단에서부터 시작일 것이다.

 

 

 

 

아주 풍성한 꽃송이를 달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노루귀도 많이 있지만 처음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본인은 인물사진을 함부로 담지 않는다.

큰 이유는 인물사진이란 그 사람의 인상을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담는 것이 예의이다.

 

그냥 대충 퉁퉁 부은 얼굴이나 찌그러진 모습을 담고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싫다.

 

사람의 진정한 인물사진을 위하여 당사자와 2-4시간 정도의

대화를 시도한 후에 자연스런 얼굴의 모습으로 담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야생화 사진도 그에 상응하는 정성이 들어가야

그들의 완전한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야생화를 담는 노력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노루귀는 한 개체를 온전하게 담고 일어서면 바지는 흙투성이요

바지 속의 무릎 밑 살결은 상처투성이로 얼룩져 있다.

 

나의 마음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야생화를 담는 노력이 남 다르다고 하지만,

본인은 그런 대충의 표현으로 담는 것은 추운 겨울을 이기고 승리한

그들에게 대한 예의뿐만 아니라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이 실제의 모습보다 더 빛나게 표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조금 놓인다.

그런 저런 이유로 야생화를 담는 마음은 한결같다는 말씀을 드린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귀가할 때면 무거운

장비와의 씨름으로 팔목과 어깨 목이 뻐근해져 오고 고난도의

요가자세를 취하여 허리도 묵직해져 온다.

 

아마도 처음으로 시도한 자세들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차츰 잦은 자세를 취하므로 통증이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노루귀의 매력에 빠져 빗겨가는 햇빛에 맞추어

더 정교한 표현을 위하여 서둘지 않으면 의미 없는

모습으로 전략되고 만다.

 

너무 먼 거리를 달려왔기에 다음이란 단어는

 내 사전에는 아마도 없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추진하는 것이 건강에는 최고의 선물이다.

좋은 날씨 주신 사랑에 감사드리고 후회 없는

탐사에도 감사하는 시간이다.

 

 

 

 

다음은 어느 지역에서 새로운 야생화 소식이

들려올지 귀를 기울려 봐야 할 것 같다.

 

 

즐거운 시간으로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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