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ㄱ)

가을 황금빛 꽃버무리 야생화 종소리가 들려온다.

테리우스원 2012. 11. 7. 06:00

 

 

 

 

개버무리 어째 이름 불러주기가 조금은 상스럽다.

사랑의 입맞춤을 해야 하는 야생화들의 무시하고 지어준 이름 같아

큰소리로 불러주기엔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야생화는 지역마다 불러주는 이명(異名)이 많은 관계로

그 이름이 아니면 안 되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설명을 드렸다.

 

학술적 학명을 세계 공통 명으로 논할 때는 어찌할 바는 없지만,

통상적 친근함으로 불러주고 마음을 다스리게 하는

취미에서는 다양한 이름도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식 학명은 개버무리로 등록되었지만

마음이 허락되지 않아 꽃버무리로 불러주려고 한다.

이렇게 부연 설명을 길게 드려도 된소리를 하시는 분이 계신다.

 

 

 

 

 

버무리란 단어는 옛날 먹 거리의 어려움이 있을 때 많이 사용되었다.

농업 기술이 부족하여 끼니의 해결이 어려울 때면

산과 들에서 채취한 식물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주었던 기억이 새롭다.

 봄철에는 최고의 먹 거리는 쑥버무리이다.

 

쌀가루도 귀하여 밀가루를 넉넉하게 풀어 쑥과 함께 섞어

찜 솥이나 밥 위에 얹어 량을 늘리는 음식이 쑥버무리다.

그 시절에는 지겨울 정도로 많이 먹었는데 지금에

생각해보면 그때의 웰빙식 음식들이 건강에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자부심이다.

 

 

 

지금 인스턴트에 길들인 세대에는 맛이 없다고 푸념하면서

먹기를 거부할지도 모르지만 그 시절에는 그것도

감지덕지한 식사 대용품이었다.

 

지금같이 찬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오고 된서리가

내릴 쯤엔 김치 버무리가 생각난다.

 

김치는 한국인에게서는 없어서는 안 될 반찬류의 최고봉이다.

옛날의 야이기를 자주하여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경제적인 활성화가

급변하게 이루어져 세대적인 차이가 크게 벌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60년대 시절 겨울 김치버무리가 없다는 상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오뎅, 돈까스 등 고급재료들을 기대할 수 없기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에 김치버무리 찬으로 먹어도

 한끼의 요기는 해결된 시절이었다.

 

 

 

 

이렇게 화려한 많은 꽃송이로 보여준다는 것이

옛날 버무리의 단어를 연상시켜 꽃버리라고 불러주게 된 이름이다.

 

야생화의 이름을 지금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땐 이렇게 아름다운 들꽃들에게 관대한 사랑을 베풀

여유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우선 먹 거리로 환대 받는 식물들에게 대한 큰 배려로

 그냥 눈으로 보이는 꽃들은 하찮은 풀이라고 여기고

심지어는 농부들에게 귀찮은 일거리로 천대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도 숨어 있는 약효를 가졌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버무리 야생화가 한참 귀여움을 토하고 있다고

먼 탐사여행을 동참할 것을 권유해온다.

 개버무리 꽃버무리 그들의 화려함을 보려고 우리나라 중부이북의

 산기슭이나 냇가 언덕으로 발길을 재촉하여야

감상할 수 있는 야생화다.

 

 

 

 

이른 새벽 4시경에 그들의 모습을 보려고 먼 길에

몸과 마음을 내맡기고 고속도로로 향하고 있었다.

포장도로도 모자라 비탈진 비포장도로를 한참 지나 맑고 푸른 동강의

물살이 휘돌아가는 냇가에 도달하니 강바닥에서부터 산기슭까지

온통 꽃버무리가 화려한 꽃송이로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강바닥에 두 무릎을 정중하게 꿇고

너를 보려고 그렇게 먼 길을 달려왔노라고 하며 따뜻한

입술로 노랑 꽃잎에 입맞춤을 시도한다.

 

 

 

 

나를 기다렸다는 웃음을 보여주는 듯 얼마나

사랑스럽게도 꽃버무리가 되어 피어 난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부터 설레기 시작하였다.

정말 노랑 꽃 버무리가 대단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이렇게 화려하고 큰 송이의 풍성한 꽃송이를 두고

개자를 붙였을까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문헌을 뒤 적이도 그 개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냥 나에게는 아름다운 꽃버무리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꽃버무리 [투골초(透骨草)]

Clematiis serratifolia REHDER

 

아장채(鵝腸菜), 치엽철선연(齒葉鐵線蓮), 거치엽철선연(鋸齒葉鐵線蓮),

투골초(透骨草), 콩버무리, 개버무리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며

덩굴성 떨기나무로 분류하기도 하여 겨울에는

지상에서 형태가 모두 사라지기도 한다.

 

덩굴성으로 가지가 뻗어나고 2m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고

줄기는 가늘고 길며 세로로 모난 능선줄로 되고 털은 없으나

드물게 나있는 것도 있다.

 

9-10월경에 황색의 꽃 1-3개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밑으로 겸손한 표현으로 피어나는 두성꽃이고 종의 형태를 갖추었다.

 

암수가 내리는 빗방울에서 보호하려는 모습이고

많은 수술이 있으며 길이는 5-7mm 정도이고

10월말 경에 익는다.

 

열매의 겉면에는 털이 있고 열매 끝에 붙어 있는 암술대는

깃털모양으로 할머니의 머릿결을 연상하게 만든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요슬통, 천식, 복중괴, 풍질, 각기, 절상,

 파상풍, 악종, 발한, 개선 등의 약재로 활용한다.

 

꽃버무리의 아름다운 종소리를 들으면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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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버무리 

꽃버무리 

꽃버무리열매 

꽃버무리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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