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ㅎ)

가을 야생화 종결자 호자덩굴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테리우스원 2012. 10. 30. 06:00

 

 

꼭두서니과의 항상 푸름을 자랑하는 여러해살이 덩굴 야생화이다.

덩굴이라고 하여 다른 식물들에게 의지하여 덩굴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고

자존심이 아주 강하여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땅으로 기는 덩굴 식물이다.

 

오랫동안 그를 보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미루고 미루었던 호자덩굴.

이름으로 아주 친근함을 느끼게 만들어 주지만 너무 작아

잘 살피지 않으면 그냥 발에 무참히 밟혀질지도 모른다.

내딛는 발길보다 눈이 먼저 그들을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산속으로 입성하여야 한다.

 

그냥 땅이 좋아 녹색 푸름을 자랑하면서 기어 다닌

모습이 대견스러울 정도이다.

덩굴식물은 대부분 남을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어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이

싫어서 스스로 땅을 기어 다니는 지도 모른다.

 

한번 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아주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기 충분하다.

초여름이 다가오면서 숲속의 귀공자 같이 유행에 뒤떨어진 하얀 털옷을 입고

한 가지위로 두 송이 꽃대를 밀어 올린다.

 

아직 꽃과 직접 대면을 하지 않았지만 열매만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것에 아쉬움이 밀려온다.

내년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하얀 솜털을 가진 꽃송이를 볼 것을 약속한다.

 

강한 가을비 쏟아지는 깊은 숲 속에서 두 무릎을 정중히 꿇지 않으면

그들과 사랑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속삭이지 못한다.

오늘은 흙탕물이 온몸을 엄습하여도 불평의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는 행복함이다.

 

너의 꽃모습을 간직하지 못한 아쉬움에 미안함도 있지만 열매만이라고

이 해를 넘기지 않아 더욱 반가움으로 다가선다.

 

좀딱취와 호자덩굴이 서로 공존하는 자생지에서

좀딱취에 정신이 팔려 해매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아내는 답답하여 호자덩굴 열매가 어찌 생겼는지 알려주면 찾아보겠다고 조른다.

작고 붉은 열매가 덩굴식물에 달려 있다고 알려주었더니

우산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숲속의 붉은 열매를 찾아 나서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헐떡이며 아주 상기된 얼굴로 좀딱취에 엎어진

나에게 다가와서 빨리 가보자고 사진 찍는 나의 팔을 끌어당긴다.

 

어쩔 도리가 없어 카메라를 들고 아내 뒤를 따라 산길을 오르니

붉은 아름다운 열매 호자덩굴이 틀림없었다. 온전하게 찾았다고 말을 건네기가 무섭게

다른 멋진 개체를 찾아 숲속을 헤치고 다닌다.

요즈음은 나보다 아내가 더 신이 난 모습이다.

 

 

 

01

02

03

보춘화의 사랑을 나눈 호자덩굴 열매 

쌍둥이 호자덩글 열매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으로 나타납니다. 


 

 

 

계속 피곤한 기색도 없이 경사진 숲을 헤치고 이 모델 저 모델을

아름다움을 선별하여 빨리 오라고 목청껏 소리를 친다.

허겁지겁 이곳저곳을 미리 탐사한 것을 담는 것이 효율적이라 더 없는 고마움이다.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깊은 산 숲속에서 희귀한 야생화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행복감을 안겨주는 것인지 체험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흙에 뒹굴면서 엎어져서 그런 힘든 작업을 하느냐고 반문하지만

한번만 그들과 사랑을 나누어보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자연의 신비로움에는 인간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무안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 스스로 잘못된 섭생 등으로 인하여 망가진 몸의 세포를 회복시키는

원동력을 가진 곳이 자연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얼마나 많은 시간으로 그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을까?

감히 누구도 그만 다른 개체를 찾아 이동을 하자고 제안하지 못한다.

그런 일을 하늘이 대신하듯 갑자기 가을 소낙비를 내리 퍼부어 준다.

어쩔 도리가 없는 사항으로 장비를 거두고 일행은 아무 말도 없이 철수를 서두른다.

9시에 도착하여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그 숲속을 빠져나오니 시장함이 밀려온다.

 

옷은 비에 젖고 땅에 엎어져 온통 흙투성이의 몰골은 웃음거리라도

얼굴 모두 미소 가득하게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고백을 안겨준다.

 

 

 

 

 

호자덩굴[파엽미특천초(波葉米特茜초)]

Mitchella undulata S.et Z.

 

 

제주도, 전남 충남 섬 지방, 울릉도 산지 숲속 음지에서

자생하는 늘 푸른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다.

땅을 기는 덩굴식물로 30cm정도이고 줄기는 짙은 녹색 털은 전혀 없고 가는 편이다.

줄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고 번식하기도 한다.

잎은 홑잎이고 마주 붙고 잎자루가 있다.

 

잎 몸은 타원형 달걀모양이고 위로 가면서 뾰족하고 밑은 둥근 편이다.

6-8월에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서 순백의 털을 가진 붙은 빛을 띤 두성꽃이다.

수술은 4개이고 꽃부리통에 붙어 있다.

 

수술은 암술보다 긴 것도 있고 짧은 거도 있다. 암. 수가 각 꽃부리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암술대는 1개이고 가늘고 암술머리는 4갈래로 갈라진다.

 

10월이 되면 붉은 열매가 열리는데 꽃은 두 송이를

피우지만 열매는 하나만 열리는 것이 신비롭다.

열매의 윗부분에는 4개의 작은 꽃받침이 남아 붙어 있다.

민간에서는 꽃이 피는 시가에 채취하여 약용으로 활용하는데

이뇨제, 설사, 강장제, 류마티스 등의 치료제로 이용하기도 한다.

 

붉은 열매가 가을 야생화의 종결자로 더욱 빛이 날 것이다.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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