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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ㅈ)

가을 야생화의 마지막을 알리는 좀딱취!!

테리우스원 2012. 10. 29. 12:35

 

 

 

일 년을 마감 짖는 자연환경의 변화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을 되면서 아름답다는 환호성을 지르는 단풍 색이 짙어가는 절묘한 풍경들이다.

봄부터 녹색들이 여름 가을을 지나면서 겨울을 날수 있는 풍성한 열매를

자신의 몸에 버거울 정도의 수를 달고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린다.

 

 

10월의 어느 날은 자연의 변화를 일으키는 묘한 한로 절기에 속한다.

특히,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아침이면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자연을 벗 삼은 친구들은 몸과 마음이 년 중 제일 바쁘게 움직이게 만든다.

얼마나 부지런하게 움직이느냐 아님 게으름을 피우느냐에 따라서

겨울날 차비에 풍요와 빈약이란 두 갈래로 갈라서게 되어있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푸름으로 더 높아만 가고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서걱거리는 황금 벼 이삭 소리를 들려주는

서정적인 계절이기도 하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나에게도 농부들의

마음 못지않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한다.

 

10월 하고도 중순인 20일 동이 밝아오기도 전에 잠자리를 털고

베란다로 곧장 향하여 문을 열고 얼굴을 쭉 내밀어 본다.

제법 굵은 빗방울들이 내리고 있다.

 

어제 저녁 행사를 마치고 가을 하늘을 유심히 살펴보니

저 편에서 아주 큰 형체로 반짝이는 별과 아주 멀리

깜박이는 무수한 별들이 총총히 박혀있었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부정하려는 마음이 가득하였지만

다음날 새벽부터 내린 가을비는 여름철의 장맛비를

비웃듯이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오래 전부터 약속한 가을 야생화의 마지막 탐사일이다.

토요일이 아니면 몸을 뺄 수 없어라 애타게 기다린 날에

비가 내리면 모든 일정들에 많은 차질이 빗어진다.

 

그래도 오늘은 어쩔 수 없는 사항이라 많은 비가 내리는 시간이라도

일정을 강행한다고 전하고 서둘러 탐사 길을 재촉한다.

윈도우 브러쉬가 쉴 틈도 없이 작동하는 빗길의 고속도로로

2시간 동안  약속 장소로 달려간다.

 

일행은 벌써 서울에서 도착을 하였다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겨우 약속된 시간에 도착하였지만 내리는 비속에도

모두 밝은 웃음으로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다행이도 그렇게 세차게 내리던 소낙비가 주춤하면서 소강상태를 보여준다.

우리들의 탐사를 위한 하늘의 배려로 감사를 느낀다.

간단한 장비만을 챙겨 숲 속 길로 나선다.

 

비가 오는 것을 대비한 복장을 한 자신이 먼저 앞장을 서서 길을 열면

뒤따르는 사람들은 등산화에 물방울이 적게 묻는 이로움이다.

 

며칠 전부터 큰 고민에 빠진 것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비가 오는 날에 야생화가 꽃잎을 닫는 것과 열린 상태로

 비를 맞는 종류가 있는데 오늘 만날 좀딱취 야생화는 내리는 비와 햇빛 없는 시간에

 꽃잎을 어떻게 하고 있을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간 것이다.

 

비 내리는 날 야생화 탐사는 자주 가는 편이라 장비만 갖추면 문제가 없는데

보고 싶은 꽃을 먼 거리를 달려왔는데 꽃잎을 열어 보여주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

본인 혼자만의 탐사 길이라면 다행이지만 일행을 초청하여

달려온 지역이라 조금은 낭패로울 것 같은 느낌이다.

 

 

 

 

일행에게 미리 귀띔을 해주니 한 결 같이 괜찮다고 하지만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점점 야생화의 근접거리에 다가서면서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 줄 것인지 심히 궁금하였다.

 

하얀 물방울이 몽글몽글 맺힌 꽃송이를 보는 순간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다.

가을의 마지막 야생화라고 육지에서는 이름 붙여줘야 되지 않을까 싶다.

 

좀딱취가 내리는 빗방울에도 굴하지 않고 꽃송이를 활짝 열고

먼 거리를 달려온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가픈 입김을 내어 뿜는 입술로 가느린 꽃잎에 입맞춤을 시도한다.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 외는 달리 할 말을 잊게 만든 좀딱취 야생화다.

아마도 작다고 하여 좀이란 표현을 붙인 것 같다.

주변 반경에 지정된 장소에만 서식을 하지 조그만 벗어나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신비로움 들이다.

 

 

 

 

 

좀딱취[세첨토아풍(細尖免兒風)]

Ainsliaea apiculata SHC. -BIP.

 

 

주로 남부 해안과 섬 지방 숲속 음지에서 자생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다.

크기는 8-30cm 정도이고 뿌리줄기는 가늘며 옆으로 벋어나고 마디가 있다.

줄기는 절개를 지키듯 곧게 자라고 가지를 벋지 않으며 털은 없는 상태이다.

 

잎은 서로 어긋나고 뿌리에 가깝게 모여 붙어있다.

잎은 오각 형태를 이루며 잎자루가 긴 편이다.

9-10월경에 머리모양 꽃이 10여개가 모여 꽃대

모양으로 길어진 줄기 끝에서 이삭꽃차례모양으로 붙는다.

 

꽃은 약3개 정도의 통모양으로 형성되었고,

두성꽃이고 꽃부리는 흰색으로 단풍취와 같이 바람개비

형태의 모습으로 갈라진 조각 들이 뒤로 말린다.

 

암술은 1개이고 암술머리는 두 갈래도 야트막하게 갈라졌다.

수술은 5개이고 꽃밥은 마주 붙어 있고 끝에는

혀를 닮은 부속체와 밑에는 꼬리 같이 달려 있다.

 

종자는 여윈열매로 갈색이며 쐐기모양으로 털로 덮여 11월경에 익는다.

 

 

 

 

보춘화와 절묘한 사랑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나무 뿌리가 좀딱취를 보호하는 모습 


아름다운 야생화와 함께 한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도 남기면서

 

좀딱취의 아름다움으로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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