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ㄷ)

아빠백통이 카메라대학병원에 입원 수술중이다.

테리우스원 2012. 10. 24. 10:49

 

 

아빠백통을 카메라대학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오는 발길이 무거움을 느낀다.

며칠 전 새벽2시30분에 장비를 챙기고 아내와 함께 추암 해수욕장의

뚜렷한 오메가 일출을 잔뜩 기대하고 달려간다.

 

동해의 일출 중에 마음을 사로잡는 포인트로 내 마음엔

추암의 촛대바위 있는 곳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일출과 일몰의 오메가 감상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조건이 아니라는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런 것들이 인간의 욕심이라고 할 것 같다.

 

일출과 일몰을 방해하는 가스층의 원인은 바다의 기온과

오르고 떨어지는 태양간의 기 싸움일 것이다. 상충되는 부분 온도 차이로

갑자기 형성되는 자연의 법칙에는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위대함이다.

 

 

 

 

해마다 찾아가는 일출의 아름다움을 기대하고 4시간의 소요시간으로

달려가 보지만 막상 추암 촛대바위에서 바라보는 순간

동녘에는 가스층이 형성되어 버린다.

 

계절별로 일출의 포인트가 다르기에 오랜만에 방문하면

어디를 가야할지 어리둥절하기 마련이다.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자신의 옆으로 오라고 하신다.

이곳이 포인트니 제 밑에 삼각대를 설치하시지요! 하는 친절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추암 해수욕장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분의 정보에 의하면 일 년 중 환상적인 일출 광경은 3-4번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신다.

그러면 오랜만에 오는 우리들은 일출의 아름다운 모습은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표현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왜? 하필 오늘이 가스층일까? 안타깝게 조급증을 내는 마음의 위로를 다 받는 기분이다.

그냥 자연에 순응하며 그들이 하는 사항을 물끄러미 지켜만 볼 뿐이다.

오늘도 가스층으로 일출의 오메가를 연출하기엔 역부족 떠오르는 햇살의 황금빛에

위로를 삼고 주변 야생화와 연결되어 촬영을 시도한다.

 

추암 촛대바위 부근 해국은 10월초라야

아주 적기이지 중순에 찾아간 시간은 끝물이란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무엇이든 때가 있는 법을 자연이 인간에게 가르쳐 주는 스승 되는 시간이다.

 

 

 

 

 

추암해수욕장에 햇살이 환히 비치고 오른쪽 암반으로 둥근바위솔을 찾아 나선다.

너무 험한 바위산이라 조심 또 조심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발을 바위 돌에 확인하고 손으로 잡는 돌부리도 흔들어 확인 후 높은 지대를 오른다.

 

분명 이곳에 둥근바위솔이 자리를 틀고 있다는 지역인데

높은 곳까지 몽땅 훑어도 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10월3일경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피어난

국민 모델을 훼손하면서 덩달아 바다의 풍경과 어우러진 개체를 다 제거되어 버렸다고 한다.

 

물론 다른 지역 바다의 바위틈에도 둥근바위솔이 자생은 하지만,

추암의 모델이 너무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이유인데 아쉽게도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에 있는 이유로 미련한 인간에게

무참히 훼손된 안타까움이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 험한 돌산을 이리저리 해매고 있다.

위험성 때문에 모래밭 위를 걸으면서 바위틈에 피어난 것을 찾는 아내의 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찾았어요! 찾았어요! 아주 힘차고 기쁨의 소리가 넓은 해수욕장을 온통 덮어버렸다.

빠르게 높은 바위에서 뛰어내려 소리 나는 곳으로 잽싸게 달려 가보니,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는 불가한 지역 하늘과 맞닿을 만 한 곳에서

 자리를 틀고 우리를 반긴다.

 

이젠 눈높이에서 자라는 희귀야생화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이제 남은 것은 더 멀리 더 높이 이사를 가서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게 자생하는 아쉬움을 보여준다.

 

 

 

 

아내는 야생화의 개체를 발견하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본인은

 배경과 얼마나 잘 어울릴까 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아내의 기쁨 미소는 보는 나에게도 대견스러워 보인다.

30-40분 정도의 탐사 끝에 겨우 만나 뵈는 것에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자신이 저 높은 곳에 유심히 봐야 보이는 것을 찾았다는 자부심이다.

 

나에게 여보! 내가 찾았지! 하는 소리에

고마워! 정말 잘 찾았다는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좀 전에 설명 드린 바대로 사람의 손과 눈이 닿은 곳에서 자생할 리 만무하다.

한참을 보다 최선의 노력을 시도한다.

고 험한 곳을 오르기 시작하려니 막무가내로 위험하다고 말리는

아내를 설득하고 안전한 곳 까지만 오르겠노라고 약속하였다.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하여 절벽을 올라도 카메라 사정거리엔 턱없이 부족한 사항이다.

고개를 힘껏 하늘로 들고 나의 행동을 지켜본 아내는

그만! 그만! 오르라고 소리를 쳐 된다.

 

 

 

 

어쩔 도리가 없이 400미리 조작렌즈로 잡을 수밖에

그래도 본인의 마음에는 차지 않는다.

가진 400mm조작렌즈는 F값이 4를 넘고 선명도가 떨어져 잘 이용하는 편이 아니다.

 

겨우 인정 샷으로만 만족하고 내려오려는데 발아래에

한 송이가 피었다고 담으라고 승화를 부린다.

 

보니 아직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내의 부탁이라 담으려니

거리로 보아 렌즈를 감각으로 교체를 하여야 할 사항이다.

 

여보! 렌즈를 바꿔야 하니 가방에 24-70mm 렌즈를 달라고 하면서

망원렌즈를 몸체에서 분리를 하고,

후드 부분을 겨우 밑에 있는 아내에게 건네고 감각렌즈를 받으려는 순간이다.

툭!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렌즈가 바닥 돌에 탕! 하고 떨어져 버렸다.

당황한 아내는 완전 어름이 되었고 눈이 휘둥그레 나만 바라본다.

 

 

 

 

 

 

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일들이라 절벽 난간에 한 손을 부여잡고 있는

나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겨우 밑으로 내려와 렌즈를 보니

바위에 부딪히면서 큰 충격을 가한 것 같다.

다시 바디에 끼워 작동을 하니 핀은 먹히는데 촬영 후 렌즈의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모니터에 나타난다.

 

사항을 좀도 설명을 드리면 아내는 아무 의심 없이 주는 렌즈의 무게를 따지지 않고,

겨우 손끝이 닿은 부분이라 후드 끝을 잡고 받으려고 한 것이

렌즈의 무게에 후드가 견디지 못하고, 후드 부분이 부러지면서

아빠백통이 돌 위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만지고 추암해수욕장의 모래를 잔뜩 안고 있는 부분을

후! 후! 하고 불어내어도 작동이 불가하다는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나온다.

아내는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어떻게 해! 아주 망가졌나요?

하고 질문을 연속적으로 퍼부어내지만 일단을 안심을 시켜야 할 것 같다.

괜찮아! 수선하면 될 거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그 렌즈가 없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반문한다.

응! 망원 없이 담을 수 있는 야생화만 찍으면 되겠지 하였다.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아내 왈

 “내가 다친 것보다 낫은 편이 아니야!”

제법 당당한 목소리로 나를 쳐다본다.

 

그래! 맞는 이야기다 장비는 망가지면 부지런하게 돈을 벌어

다시 구입하며 되지만 사랑하는 아내가 다치면 더욱 곤란하다.

그 한마디에 호당하게 웃으면서 모든 사항이 종료되었다.

 

 

 

 

(원인의 둥근바위솔이다)

 

다행이도 높은 곳의 둥근잎바위솔을 담고 난 후의 일이라 덜 아쉬웠다.

집으로 돌아와 렌즈를 다시 조작하여도 역부족 입원을 시켜야 될 것 같다.

 

아빠백통의 렌즈는 아내가 제일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읽어 덥석 구입하여 준 고마운 렌즈다.

무수히 돌에 부딪히고 찍히고 하여도 아주 튼튼한 몸으로

리 가족과 4년 동안 동고동락을 하면서 잔병을 치룬 적은 없었다.

 

다만 관리 소홀로 어느 봄철 렌즈를 교환하고 가방 재크를 채우지 않아

경사진 곳에서 굴러 개울물로 빠져 대수술을 받은 적이 전부였다.

 

정말 아빠백통의 렌즈를 통하여 사진을 담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고마움이 가득하다.

마크로 렌즈를 능가하는 힘을 가진 장비이다.

다음 토요일 근무시간을 기다렸다 카메라대학병원에 전화를 하니

토요일은 접수만 받는다고 하여 얼른 달려가 입원을 시켰다.

 

상태로 보아 4-5일 정도 후에 연락을 드린다는 초기 진단증세이다.

부품이 일본으로 주문을 해서 도달해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비록 무게는 무거운 아빠백통이지만 나에는 더 없는 사랑의 벗이다.

 

아쉽지만 카메라대학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무겁다.

아주 큰 사고가 아니기를 바라는 기도를 드린다.

물론 정품을 구입한 탓으로 대부분의 수술비는 마일리지로 충당이 될 것이다.

 

월요일 화요일 연속하여 수술이 끝났나요?

카메라 대학병원에 전화를 넣으니 연락을 준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빨리 수술을 잘 마치고 내 품안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면서

혹여 병문환은 절대 사절임을 알려드립니다. ㅎㅎㅎ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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