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ㅇ)

여름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은 영아자!

테리우스원 2012. 8. 22. 06:00

 

 

 

야생화를 즐겨 탐사하면서 제일 아쉬운 점은

남들은 흔하게 감상하는 부분을 나의 야생화 목록에는

아직 그 이름을 등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국립지리산자연휴양림 계곡에

황토방과 건강을 위한 집을 짓고서 모든 집안 식구들을 초청하여

1박2일간의 여름휴가를 즐긴다.

 

작년에 참석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아

얼른 카메라 장비와 머물 수 있는 도구를 챙겨 길을 떠난다.

 

지리산은 정말 오리무중의 지역이라 표현하고 싶다.

옛날 발치산의 은둔지로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실제 지리산의 계곡으로 들어서면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특별하게 지리산 야생화 탐사 계획을 염두해 두는 지역이라

이번 기회가 나에게는 호재로 등재된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한 일주일 정도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그 곳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와 많은 대화를 갖고 싶지만

현재 처한 환경이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약속된 장소를 도착하기 전 주변의 산길을 차로 오르기 시작한다.

차량이 갈 수 있는 곳까지만 가려고 하였지만 어느덧

산 정상으로 치달아 저 먼 높은 산과 동등한

위치에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일단은 해발이 높으면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특이한 야생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차 창문을 열고 양옆으로 눈이 뚫어져라 탐사를 시작한다.

녹색과 다른 색상이 눈에 띠면 차를 세우고 내려

그 곳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노랑물봉선이 계곡 자락에 자리를 틀고 꽃송이가 피어났고,

기타 등등 다양한 개체가 한여름을 즐기면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욕심으로는 흰물봉선도 있을까 더 세심하게 살펴보니

아직은 지대의 높이가 모자랐나 보다.

 

하나 둘 나타나는 야생화의 모습에 덩달아 동행한

아내가 더 신나 환호성을 터뜨린다.

여기도 저기도 세상에나 한여름 더위에 아무런 꽃도 없을 것으로

착각했는데 이렇게 계절별로 피어나는 야생화가

다양하게 많은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많고 다양하지만 모두 다 담기에는 시간 부족 일듯하여

일단 몰록에 없는 것부터 먼저 대화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그 이유를 모르는 아내는 이 꽃이 더욱 아름다운데

별로 좋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은 것에

먼저 눈길을 준다고 아쉬워한다.

 

 

 

 

 

 

보랏빛 헝클어진 꽃잎이 산만하게 느껴진다.

여름 바람이 강하게 불어올 때면 긴 머리카락이 정신없이 휘날려

산만함을 안겨주듯 피어난 꽃잎이 꼭 같은 느낌이다.

 

영아자의 영문명은 Phyteuma japonicum으로 광녀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영아자 두고 광녀(狂女)란 별명을 붙여 주었을까?

 

사진으로 보아 왔을 때는 특이하게 생겼다 하는 생각이었으나

막상 대면을 하고 나니 조금 난해하여 어떻게 담아주어야

 아름답다고 소문이 날까 걱정이다.

 

한줄기 소낙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더위가

지리산 계곡이라고 예외는 아닌 듯하다.

공기는 맑고 싱그러우나 온도는 장난이 아니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의 좋은 점은 풀 속으로

들어가도 모기가 없다는 것.

아마도 온도의 하강으로 모기들이 서식하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뱀이었다.

지닌 막대기로 풀을 툭! 툭! 두들기면서 뱀의 흔적을 없애면서

조심스럽게 야생화에게 접근한다.

 

 

 

 

 

 

염아자[목근초(牧根草)]

Phyteuma japonicum Miq

 

 

 

영아자란 이름이 익숙하였지만 염아자, 목근초, 미나리싹 등으로도 불린다.

길을 따라 아주 염아자 군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키는 아주 작은 편으로 20-60cm 정도이다.

 

7-9월경에 자주색 꽃이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송이꽃차례(총상화서)를

이루고 모여 피며 두성꽃(양성화)이고 바른꽃(정제화)이다.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는 1종만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영아자는 초롱꽃과에 속한 다년생 야생화이다.

초롱꽃하면 통꽃을 연상하게 만드는데 갈리진 꽃잎이 특이한 편이다.

어릴 때는 잔대 잎과 구분이 어려우며 헝클어져 피어난 꽃잎은

 피면서 뒤쪽으로 돌돌 말려가고 수술은 피노키오의 코를 속 빼 닮았다.

 

 

 

 

 

수술 아래 털이 많으며 벌들이 꽃가루와 꿀을 먹고

수정하기 편리한 여건으로 만들어 준다.

 

보기엔 가늘고 허술하여 보이지만 이른 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여

가을까지 장시간 꽃을 피워 사랑을 더 받게 되는 야생화다.

 

꽃잎이 특이하여 한번 만나고 나면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강원도에서는 미나리싹이란 이름으로 이른 봄에 아주 맛있는

나물로 대접을 받고 장아찌를 담기도 한다.

 

 

 

 

 

뿌리를 한방 및 민간에서 인체의 기혈음양이 부족한 것을 보양하여

각종 허증을 치료하는 효능 보익(補益),

 

병을 앓을 때 한기와 열이 번갈아 일어나는 증상 한열(寒熱),

 기관지에 경련이 일어나서 숨이 가쁘고 기침이 나며

가래가 심한 질환 천식(喘息)에 약용한다.

 

표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얼굴 가득 땀은 한가득 쏟아지고

 마음대로 정교한 모습이 되질 않아 아주 애를 먹었다.

 

 결과는 자연과 더불어 잘 어우러진 모습이 최상일

것으로 혼자 착각하면서 표현해 본다.

 

 

무덥게 습한 날씨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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