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산 모기와 한판 전쟁으로 얻은 노랑망태버섯!!

테리우스원 2012. 8. 8. 09:44

 

 

 

몇번을 달려가야 온전하게 나에게 깊은 속살을 훤히 드러내 보일까?

오늘도 이른 새벽 초인종의 소리에 잠을 깨고 주섬주섬

들깬 정신으로 그들을 보려고 장비를 챙긴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에 잠을 깬 아내 또 노랑망태버섯 담으러 가려고요?

한번 마음을 먹으면 만족하게 표현이 될 때까지 몇 번을

더 기야 할지 갈 길이 멀기만 한 듯하다.

 

고집이랄까 아닌 아집이랄까? 

나의 마음에 표현이 정확하지 않으면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가 맞을 듯하다.

그나마 몇 년 전에는 그 먼 길을 가서 담아야 하기에 한번으로 

마음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어 스스로 위로하며 다음을 기약하였다.

 

그러나 인접지역에 있다 보니 부지런하게 움직인다면

회수와는 관계가 없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전교통방송 야생화 게스트로 출연 생방송을 하면서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졸라는 작가와 MC의 요청에 의하여  

노랑망태버섯을 사진으로 담는 이야기 화재의 꽃을 피운 적이 있었다.

 

노랑망태버섯 사진 뒷이야기에는 산모기와의 전쟁을 치루는 것이다.

작년 8월경 장마가 기승을 부려 아름다운 노랑망태버섯은 쉽게 감상하였지만 

습한 환경에 모기와 전쟁은 더 심한 편이었다.

 

노랑망태버섯은 습한 환경이 아니면 그 모습을 잘 보여 주지 않는 이유로

모기들이 대기라도 하듯 사람 피 냄새를 어찌나 정확하게 판별하는지

정말 대단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작년엔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니 모기패치를 책상위에

잘 챙겨두고 현장으로 달려가 어쩔 수 없이 산 모기들이게

헌혈 당한 끔직한 수모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도 결국 나만의 일방적인 협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소한 헌혈을 양보하고 노랑망태의 아름다움과 교환하는 조건이었다.

산모기는 힘이 얼마나 좋은지 맨살은 완전 밥이고

옷  위에도 무차별 공격 능력을 가진다.

 

특히 여름 바지는 얇은 탓과 엎드려 담아야 하는 자세로

옷과 살이 밀접하게 접촉되어 모기들에겐 그냥 맨살과 다를 바 없다.

 

특히 깊은 엉덩이에 침을 꼽기는 쉬워 더 많이 공격을 당한다.

일반적인 집안의 모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번 깊이 물리고 나면 가려운 후유증은 꽤나 오래가고 최근에 물린 

 팔에는 흉터의 훈장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이다.

 

생각만 하여도 아찔한 일들이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면 

이 정도의 어려움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스프레이식 모기 살충제를 이번에는 아예 들고 숲으로 달려갔다.

가뭄이 심하고 온도가 높아 작년보다 모기떼는 적었지만 

그냥 쉽게 생각할 수준은 아니다.

 

 

 

 

모기 살충제를 온몸에 뿌리고 주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공간에 무차별 살포를 실시한다.

 

그 다음 잽싸게 엎어져 그들의 멋진 모습을 담아내곤 한다.

마음으로 세워보니 약 5초정도의 효력이 있다가 다시 윙!~~ 윙!~~~ 거리며 

모기들이 출동하면 무차별 살충제를 살포하고 다시 담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올해는 아마 모기에게 헌혈의 양보는 없었다고 자부한다.

 

문제는 노랑망태버섯이 언제 피어나기 시작하는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마도 지역의 환경에 따라 피어나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기 전 6시 이전에 도착하여야 

막 깨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차례 왔지만 매번 깨어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오늘은 조금 더 일찍 왔지만 이미 많은 진행이 시작되고 있어

완성에 가까운 모습만을 보는 아쉬움이다.

 

한 5번째일까? 자주 온 나의 발겅음에 미안하기라도 하듯

세 송이가 경사진 위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마디로 구도가 완전 짱의 위치에 자리를 틀고 있으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옆의 계곡 쪽으로 몸을 낮추어 보니 그림이 환상적이다.

원래 구도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이런 모델을 보면

더 열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싶어진다.

 

계곡 쪽 낮은 곳으로 위치하니 모기가 더 극성이다.

사진을 담는 자세가 완전 요가의 동작이 되는 모습은 상상에 맡긴다.

 

 

 

 

노랑망태버섯의 일생은 반나절도 채 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피어나는 위치와 구도는 행운을 안겨주는 힘이다.

 

주변의 나뭇잎들도 어쯤 그리 나의 입맛에 맞추어 놓았을까?

그들도 나의 발자국에 사랑을 느낀다는 확신이 돋아난다.

아웃포커싱을 하기 안성맞춤이다.

 

뒤의 구질구질한 배경을 없애려고 계곡 밑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너무 고마워 입맞춤을 하려고 입술을 가까이 다가가니 아주

비위가 상 할 것 같은 고약한 자기 방어적 냄새를 풍겨

결국 입맞춤은 포기하고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사이좋게 세 송이가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 같다.

두 송이는 마지막 진행단계 한 송이는 이미 절정으로 달려 시들기 시작한다.

비가 내리기만 한다면 더 좋은 모습도 많이 감상하게 될 것이다.

 

살충제 한통의 무게가 다 사라지기 무섭게

장비를 챙겨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시도한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온몸은 땀범벅이 되어 버렸다.

 

아침부터 오늘의 날씨를 가름이라도 하듯 완전 찜통이 되어가고

내리 비치는 여름햇살이 무섭기만 하다.

언제쯤이나 단비가 내려 기온이 시원해질지 하늘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잘 알지 못한다고 하는 듯하다.

 

일찍부터 땀으로 전쟁을 치루고 나니 체력이 고갈되는 기분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최고의 더위 해소책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욕심으로 야생화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아직 나를 애태우는 꽃들은 더위에 지쳐 시원한 날씨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노랑망태버섯으로 만족하라고 하신 듯 하다.

 

 

 

 

무더운 폭염경보만 숲속의 시원하게 노랑망태버섯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길 바라면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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