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네귀쓴풀 야생화 탐사에서 일어난 황당한 일!!

테리우스원 2012. 8. 23. 06:00

 

 

야생화가 화려하게 피어나는 시기는 놓치면

1년이란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때가 되었는데 하면서 정리해둔 탐사 일정을 챙겨본다.

고산지대가 아니면 쉽게 그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그들을 보기 위하여 몸을 서두르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날씨가 작년비례 엄천 높은 온도의 영향이라

 미리 피어났을 것 같은 생각이 가득하였다.

 

네귀쓴풀은 바람재와 설악산 고산지대가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야생화이다.

왜? 네귀쓴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아주 큰 이유는?

작년에 바람재를 갔을 때의 일이다.

날씨가 그날 야생화 탐사에 걸맞지 않게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라

마음껏 아름답고 청아한 모습을 담아오지 못하였던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것들이 머리를 떠나지 못하고 나아게 다시라는

중압감을 계속 안겨주고 있었던 것이다.

좋은 날을 골라 그들을 만나면 청아백자의 모습같이 싱그럽게

담아보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것이었다.

 

 

 

 

 

그날 이른 새벽에는 1차로 노랑망태버섯을 아주 멋지게 담아내는 쾌거를 이룬 날이었다.

그 후 아침을 먹고 바람재를 향하려 치과 진료를 받고 온 아내를

부추기어 점심밥을 준비하고 동행을 호소하였다.

 

아내는 나 혼자 탐사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므로

선뜻 준비를 하고 따라 나설 채비를 갖춘다.

나에게 꼬치꼬치 물어온다.

 

 

 

 

 

 

그늘이 있어요?

산은 험하지 않아요?

소요시간은 길지 않아요? 등등

이런 질문에 구질구질 설명은 어렵다.

 

그늘은 없으니 복장을 잘 갖추라고 설명을 하였고,

너무 무더워 냉동실의 연잎 저장물을 총동원 배낭에 4개의 물을 챙겼다.

 

경부고속도로를 향하고 휴게소를 거쳐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 가지만 길눈이 어둔 편이라

부득히 중간 동네 리장으로 부터 친절한 길 안내를 받고 열심히 달려갔다.

 

많이 내린 비로 인하여 비포장도로는 깊게 패이고 큰 돌부리가 솟아나

차량이 요동을 치고 있는 험한 길이다.

 

작년에 오던 길과는 영 다른 형국이 펼쳐진다.

중간 지점 차량이 오를 수 없게 사유지란 이유로 철문을 설치하여 어쩔 수 없이

그 지점에 차를 받치고 장비지고 메고 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도착된 시간은 공교롭게도 오후 1시가 다 되었다.

여름철의 최고의 온도를 자랑하는 시간 그리고 폭염특보에서 폭염경보로 격상된 날이다.

아내는 너무 뜨거운데 무리가 아닐까요?

나약한 목소리로 나에게 하소연을 해온다.

 

 

 

 

 

 

아니야! 이른 날도 문제없어 힘들면 당신은 차에서 쉬고 있으면

혼자 다녀오리다! 하니 혼자 보내는 것이 미덥지 못하여

아픈 치아 진료 후에도 불구하고 따라 나선다.

 

산 정상은 아득히 보이지만 꼬불꼬불 산 능선을 몇 개를 넘어야 할지 본인도 까마득하였다.

그러나 모르는 아내는 얼마나 가면 되나요? 하는 소리에

“ 응! 조그만 가면 돼! 저기 보이는 정상이야!” 하니 “저 꼭대기로 가야 한 단 말이요?”

 

“별로 멀지 않아 서둘면 금방일거야 힘을 내라고!”

하면서 격려를 하고 발길을 서둘렀다.

 

본인은 산을 하도 많아 다녀 봐서 아주 빠른 걸음이 익숙하지만 아내는 아니다.

치과에서 마치치료까지 받았으니 얼굴이 말이 아니다.

아휴! 덥고 어지러워 더 못가겠다고 주변의 조그마한 나무

그늘로 들어서 주저앉고 말았다.

 

중턱까지 온 것이니 여기서 포기할 수 없지!

아내에게 속삭이듯 중간 정도 왔으니 더워도 조그만 참고 가보자구!!

 

어쩔 수 없이 잠깐 쉬어가야겠다고 하면서 발길을 멈추는 순간

땀이 온 몸통에서 솟아나기 시작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 오늘 같은 날 네귀쓴풀 야생화를

만나면 정말 끝내주게 담아낼 혼자만의 자신이 있었다.

 

작고 청아한 모습에는 강한 햇빛만 있으면

그 표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점의 시간이다.

네뀌쓴풀은 아주 작은 야생화이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모습은

대단한 힘을 가진 식물이라 나를 유혹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이 활동하기엔 너무 강한 햇빛과 폭염이라

인간의 힘의한계를 테스트 하는 기분이다.

 

계속 서둘러 가야 한다고 종용하면서 길을 다시 나서지만 정말 고역이다 .

너무 뜨거운 태양 볕에 높은 지열까지, 아내는 따라오면서

 너무 힘들다는 반복적인 하소연이다. 당연한 일이다.

 

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내가 먼저 나약함을 보이면 안 된다 싶어

뒤를 돌아보고 미소를 지어보내면서 높아진

지대라 간간히 바람은 불잖아 힘을 내라고 하였다.

 

지금도 그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뒤를 돌아보고 그래도

바람은 불잖아 하는 소리에 큰 힘을 얻었다는 웃지 못 할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어느새 산의 정상에 다다를 무렵 작년에 온 길과 다른 사태가 발생되고 있었다.

분명 이 길이었는데 하면서 계속 전진 도로변에는 관리가 되지 않아

쑥과 잡풀들이 우리키를 삼키려고 한다.

 

 

 

 

 

혹시나 그 속에 뱀들이 똬리를 틀고 있을지 몰라 막대기로 숲을 헤치면서 길을 나선다.

갈수록 길과 풀들이 우리 발목을 잡는 방해꾼이 되 버렸다.

중간에서 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었는데 풀들이

우거져 그 길 형태가 보이지 않았다.

 

조그만 더 가면 나오겠지 하면서 간 길이 다른 곳의 정상에 다다른 것이었다.

완전 다른 방향 같았다. 시간을 보아하니 2시간 넘어가고

그냥 그 자리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기로 하였다.

 

아침 서둘러 온 것이라 된장과 풋고추 그리고 김치와 밥이지만

자연에서 먹는 것을 진수성찬으로 불평을 하면 안 된다.

식사를 마치고 과일을 먹으면서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니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든다.

 

중간에 길이 없어졌다는 예감이었다.

다시 온 길을 가기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분명 중간 지점에 정상으로 오르는 길 자체를 없애 버린 것 같다.

사유지라 산 주인이 다른 작물을 식재하려고 고의로 길을 없애버린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올라온 길이 너무 억울하여 그 길을 4번 정도

왔다 갔다 반복하면서 길을 찾았고 정상으로 오르려고 하였지만

우거진 숲과 경사진 험악한 산은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백두대간이란 팻말이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와 여러 지인들에게 SOS 전화를 날려본다.

대부분 최근에는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 그룹이 1주일 전에 왔다가 실패를 하고 하산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분명 탐방로를 폐쇄한 것이 정답이었다.

 

여기서 더 반항해보아야 큰 덕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바람재의 네귀쓴풀은 잊어야 할 사항 같았다.

 

눈으로 정상에서 비치는 길이 보이는 데 도무지 오를 수 없는 곳을

바라보면서 고지가 바로 저긴데 란 문구가 머리를 스치지만 어쩔 수 없는 사항이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는 나를 물끄러민 바라본 아내가 도리의 나를 격려한다.

“오늘 아침에 멋진 노랑망태버섯을 담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라고 하신 듯합니다.”

“그냥 하산 하시지요.” 웃음을 머금고 나를 위로한다.

 

눈은 그곳을 떼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산을 하지 않으면 어둠이 밀려올 것 같았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네귀쓴풀 야생화는 이젠 강원도를 가야 하나 보다

하는 체념을 하면서 발길을 내 딛는다.

발이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결과는 처음 당하는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모를 사항이었다.

오래 동안 야생화 탐사를 하면서 이렇게 허무한 일은 생전 처음 당해보는 듯하였다.

 

너무 어처구니없는 사항이라 나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아내가 계속하여 위로하기 시작한다.

갈 때마다 성공적으로 다 담아 오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이다.

 

이런 날도 있을 것이란 예상을 안고 다녀야 한다고 하였다. 맞는 이야기다.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잘 탐사하였지만 이런 날도 없으라는 법은 절대 없다.

 

오늘의 하루 일과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길이 멀게 느껴지는지 혹시 혼자서 탐사를 하였다면

얼마나 실망을 많이 하였을까 하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땀은 온몸을 다 적시어 몸이 무거움을 느낄 정도이다.

 

꿩 대신 닭이라고 주변에 보이는 야생화 몇 개체를 담아보지만 영!~~ 신바람이 나지 않았다.

당연히 마음에 깊이가 없으면 담아낸 야생화의 표현에도 영향이 미친다.

나의 깊은 내공의 힘이 얼마나 그들에게 쏟아내었느냐는

컴퓨터로 크게 확대를 해보면 나타난다.

 

 

 

 

내려오는 도중 얼마나 힘이 빠졌는지 그리고 땀을 몇배로 흘렸는지

갈증이 밀려와 준비한 얼음물을 그냥 벌컥벌컥 들이킨다.

중간 오면서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최고의 빙수를 소비한 것 같았다.

 

아내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야생화를 쉽게 담아내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

 

정말 하나라도 정성과 힘든 노력이 없이 담아본 야생화는 없다고 자부한다.

나의 몸과 마음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였다고 설명 드린다.

그러나 아직도 장비 조작의 미숙함으로 만족하지 못한 사진이 나오는 아쉬움도 있다.

 

 

 

 

1시간 30분소요 시간을 달려 겨우 집에 도착하니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한다.

아마도 야생화 자생지를  찾는 과정에 너무 당황하고 긴장한 탓에 더위를 먹었고, 

빙수도 일시적으로 많이 먹은 것이 화근이 된 듯하다.

 

속이 뒤집어 지는 것 같고 차멀미 하듯 매스껍고 창자가 뒤틀리듯

 심한 통증이 오고 있다.

 

본인만의 자가 치료법이 있다.

서둘러 수십이정혈을 점자 출혈하니 조금 통증은 가라앉는다.

누운 상태에서 천정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분이다.

 

아내는 당황하여 매실즙을 가져와 먹었지만 오히려 역반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비정격, 대장정격으로 그 통증과 한판 싸움이 시작되었다.

본인은 몸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식사부터 죽으로 시작하여 위장을 다스린다.

 

자가치료법을 하지 않을 때는 아마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을까 사료된다.

요즈음은 병원이란 단어를 나의 머릿속 사전에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차츰 침의 영향으로 겨우 안정되고 있는 중이다.

그 후유증이 무려 7일 정도 연속되는 고통의 나날이었다.

그래도 고열이 나지 않으니 활동에는 문제가 없었고

찬 음식은 이제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한 여름에도 따뜻한 물만 먹으니 땀은 배가 되어 흐른다.

왕쑥 뜸을 단전과 중완에 침으로 비정격과 대장정격을 지속적으로 치료하니 빠른 회복을 보인다.

 

매실 엑기스도 여름 배탈에는 최고라고 알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에는

본인에게는 통용이 되지 않았다.

 

밤 꿀이 있어 따뜻한 물에 타서 큰 머그잔으로 먹고

옻닭 국물이 치료의 효과를 거둔 성과라는 체험을 하였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 찬 얼음물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을 체험하는 날이 되기도 하였다.

지금도 아주 조심스럽게 따뜻한 물만 찾게 되는 시간이다.

올 여름은 특별한 다이어트 방법없이 아주 심한 배탈로 인하여

허리띠가 제법 줄어든 쾌거도 이루었다.

 

오늘은 영양가 없는 이야기로 네귀쓴풀을 담는

나만의 힘든 사항을 넋두리한 시간이 되 버렸다.

 

그리고 네귀쓴풀의 아름다운 모습의 그 자리는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

언젠가는 험하지만 한 번 더 도전을 해야 할 과제로 남겨 두기로 한다.

 

무더운 날씨 더욱 건강하시고 즐거우시길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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