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새롭게 봄을 시작하는 너도바람꽃 야생화!!

테리우스원 2011. 3. 14. 12:47

 

 

 

먼 장거리 출사를 다녀온 여독이 미쳐 풀어지지 않아 다리의 허벅지가 뻐근하여

빠르게 걷는데 많은 불편함을 가진다.

 

야생화는 빛과 시간의 싸움이다.

그래서 그 시기와 빛이 들어오는 시간을 놓쳐 버리면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일 수 없다.

하늘을 쳐다보고 높은 나무 가지 끝을 훑어보면서 빛과 바람 영향을 살피고

일요 예배를 다 끝내고 오후 부랴부랴 카메라 가방을 챙겨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 곳을 향한다.

1시간 30분 정도의 소요시간을 달리니 맑고 청아한 숲속의 공기가 나의 풀어지지 않은 

여독을 다 날려 보내려는 기분이 밀려온다.

 

일단 차가 깊은 산속으로 갈수 있을 장소까지 최대한 움직여 안전한 장소에 주차를 하고

차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먼저 봄의 향기를 물씬 느끼게 하는 깊은 계곡의 물소리와 

잔잔하게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에 마음을 열고 깊은 숨 호흡을 시작한다.

 

몸속 아주 깊은 단전까지 맑은 기운을 흠뻑 들어 마시고 한참을 멈추고 또 천천히 부드럽고

아주 가늘게 내품어 낸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흡입을 하고 내품었는지 모른다.

맑고 청아한 기운이 함유량이 많을수록 흡입하고 내품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산 너머 저 먼 길에서 봄의 향기가 나의 가슴을 때린다.

그리고 잠자던 세포 하나하나에 기운을 주어 활기를 되찾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다.

도착시간 오후 2시 45분이다. 산의 계곡이 깊어 이 시간 때가 아니면 햇빛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평소 야생화들이 노닐던 장소를 사전 여러 번 관찰 해 놓고 날씨와 일정을 맞추기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그냥 아무렇게 다니다 보너스로 횡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환상적인 야생화의 모습은 대부분 이렇게 탄생된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물이 모두 풀어져 흐르는 물소리가 얼마나 정겨운지

이런 공기를 모든 분들에게 마음껏 전달하고 싶은데 혼자만의 욕심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은 일정상 혼자 나들이를 하여 더 없는 여유로움이다.

 

한참 단전호흡을 마치고 카메라 장비를 등에 지고 다른 재료를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곡을 오른다.

평소 인지된 장소 가파른 60도의 경사를 오른다. 겨우내 얼었던 잔돌들이 다 녹아 계속 미끄러움의 연속이라

전진하는 힘이 평소보다 배가 되어진다.

 

 

 

 

아직 숲속의 겨울 낙엽 속에 파묻혀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얼마나 미끄러지고 또 자빠져 카메라가 땅바닥의 작은 돌멩이에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벌써 얼굴에는 땀이 흘러 그냥 손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반가운 하얀 꽃송이가 얼굴만 내밀고 나에게 입맞춤을 하려고 두 눈을 조용히 감아버린다.

아마 숲속 깊은 곳 혼자서 일광욕을 즐기다 나에게 부끄러움이 가득하였는지 눈을 감는 듯하다.

모든 장비를 풀어내고 두 무릎은 낙엽위로 던지고 그들에게 따뜻한 입김으로 입맞춤을 한다.

나를 기다리기라고 하였을까? 수줍은 모습이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그들을 만날 때면 나만의 인사 방법이 있다.

 

따뜻한 입김으로 살짝 입 맞추면서 사랑해 나도 너를 무척 보고 싶었단다. 하며 볼을 비벼준다.

그들과 사랑스런 대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겨우내 얼마나 추웠을까 무척 어려웠지 야생화야! 하고 독백하면 조용한 목소리로

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차가움도 그리고 외로움도 다 잊었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처음으로 나눈 대화라서 그런지 더욱 사랑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훼손될까 주변을 살피고 그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지를 조심스럽게 살핀다.

그들은 이런 사랑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깊은 숲속을 혼자서 다녀도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다니니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번의 대화지만 그들의 모습을 영원히 머릿속에 아니 가슴의

깊은 곳에 기억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 너를 담아내야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이 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에 빠져간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리고 앉았다가 일어섰다. 아니면 최고의 자세를 낮추고 빛과 조건을

최대한 살펴보면서 빛이 들어오는 시선에 대비하여 카메라로 담을 준비를 마친다.

 

이젠 햇빛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주는 것에 따라 그들의 모습이 조금씩 바꾸어진다.

그래서 이런 저런 각도를 두고 담다 보니 한 개체에 여러 시간을 허비할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해가 깊은 계곡으로 인하여 빠르게 지나칠 것에 대비하여  머리 회전을 돌린다.

 

 

 

 

 

너도바람꽃 야생화! 머리 속에 있는 모든 지식을 총 동원해야 그들의 특징을 잘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깊은 숲 계곡 언저리 겨우내 얼었던 얼음들이 봄바람을 타고 녹아 흐르고 밤하늘에 쏟아지는 

하얀 별꽃같이 앙증스럽게 조그마한 야생화.  

너도바람꽃은 불어오는 강한 봄바람을 피하기보다는 즐기는

바람꽃이라  newyear's gift 라고 했을까?

 

'새롭게 시작되는 봄의 선물'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 사랑의 비밀'이라고 한다.

쌍떡잎식물강의 미나리아재목의 미나리아재비과의 야생화로 아른 봄을 향하여 기지개를 펼친다.

너도바람꽃의 학명은 Eranthis Stellata Maxim.이다. 학명 중 Eranthis 라틴어로 봄꽃을 나타낸다.

 

er(春)와 anthos(花)의 합성어로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이라는 뜻이다.

종소명 'stellata'은 별 모양(星形) 이라는 뜻을 함유하고 있다.

 

 

 

 

Stellata는 '이형(異形)'이란 의미로 우리나라 식물명에서는 '너도'란 의미를 가진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야생화종류에는 미나리아재과인데 독성을 가지고 있다.

짐승들에게 먹이 감으로 피해를 입지 않으려는 자구책의 지혜로움도 돋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바람꽃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바람꽃속(Anemone)에 속한다.

 

바람꽃 속에서도 봄을 일깨우는 야생화는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이 있지만 모두 너도바람꽃속(Eranthis)이다.

너도는 접두사로 학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료된다. 꽃대를 아낌없이 한개만 올리고

하나의 예쁜 눈꽃송이를 펼쳐 보인다.  크기로는 변산바람꽃 보다 적지만 노랑의 은구슬 꽃술이

특징으로 우리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다음은 더 아름다운 야생화와의 깊은 대화 내용을 들려줄 것을 약속드리며

모두 즐거움으로 승리하시길 기도드리면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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