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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팥죽을 기다리게 만든 팥배나무 열매!!

테리우스원 2010. 12. 3. 15:51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력의 마직말 12월은 꽃과 나무와 교감을 나누는 본인에게

가장 아쉬움들이 많이 남는 시간으로 고백 드린다.

운동량의 감소로 인하여 체중이 서서히 불어나기 시작하고 삭막하였던

앙상한 가지사이 휑하게 뚫려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을 때면

녹색의 푸름으로 나에게 안식을 주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간간히 나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것들이 싱그럽게 달려 있는 열매들이다.

흔하지 않지만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겨울 산을 찾아 나설 때도 있다.

 

 

 

 

오늘 나를 반갑게 맞이한 팥배나무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으려고 한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12월하면 동지팥죽을 은근히 기다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회상해보면 어머니께서 동지 팥죽을 쑤어 군복무한 둘째 형을 그리워하면서

휴가가 나오면 먹게 한다고 찬장의 높은 곳에 사기그릇 뚜껑안에 고이 보관하였다.

 

그때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었지 3월 말경에 휴가를 나왔으니 그동안의 팥죽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상상이 갈 것이라 사료된다.

제일 먼저 찬장 제일 위 칸에 보관한 동지팥죽을 꺼내 먹인다고 양은 냄비에 담아

연탄불로 데워보니 팥죽은 상하지 않았지만

쌀로 만든 새알과 팥물들이 모두 풀어져서 그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화되었다.

 

그런데 상한 냄새는 없어 형은 많이 드리고 난 조금 곁에서 얻어먹었던 기억을 회상한다.

모든 부모님들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결같지만 특히 군 복무한 형의 건강을 위한

배려라서 더욱 값지지 않았나 생각하게 만든다.

 

 

 

 

 

팥의 효능을 보면 우리 몸 안의 수분 배출을 돕는 샤포닌 성분과 염분으로 인한 부기 조절에

작용하는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인뇨작용을 원활하게 하여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약효를 가졌다.

특히 팥은 우리의 심장을 강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생목이 나오므로 팥죽을 먹을 때

동치미 국물을 함께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은 정말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필수 음식 섭취의 날을 위하여

동지 날에 팥죽을 먹게 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가져 본다.

요즈음은 요리의 다양성으로 팥칼국수, 팥빙수, 심지어 길거리에서 팔고 있는 붕어빵에도

팥이 듬뿍 그리고 겨울철의 별미 찐빵, 찹쌀떡 안에도 팥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이 사실이다.

 

팥은 붉은색으로 태양과 불을 상징하고

쌀은 땅에서 생산되는 곡식중의 으뜸이라 하늘의 모든 빛을 합치면 흰색이라 하여 하늘을 대표한다. 

동지팥죽 안의 새알심은 하얀색으로 하늘을 상징하고 둥글게 빗어 만든 것이 무수히 많은

우주의 횡성, 혹성, 위성을 말한다고 하였다.

우리가 동지 날에 팥죽을 먹는 음식은 아주 의미가 크며 생명의 근원이 되는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효능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오늘은 그렇게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팥배나무 열매이야기다.

생긴 모습이 꼭 동지팥죽에 들어가는 팥알과 흡사하게 생긴 모습을 보면서 잠깐 다른 길로 갔었다.

어찌나 잘 자라는지 작년 다르고 그리고 올해 다를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빨라

최근에 가서 보니 열매가 하늘 높이 매달려 한참을 쳐다보게 만들어 버렸다.

가까운 곳의 열매를 담으려고 이리 저리 분주하게 배회하여 겨우 망원경 렌즈로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올해는 시기적으로 조금 늦은 감도 있고 기후의 이상 현상으로 모든 열매가 한결 같이 늦둥이로

싱그럽고 탐스럽게 익을 무렵이면 가지에 매달려 단풍든 잎사귀는 찾아보기 힘든다.

정말 눈이 시리도록 태양을 머금은 팥배나무 열매를 역광으로 바라보니

그 어떤 수식적 표현도 꼬리를 내려야 할 것 같다.

 

겨울 철새들도 아름다운 모습과 영롱한 색상에 먼저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가까이 다가서도 먼 거리의 하늘위라 개념치 않고 팥배나무 열매를 한입 가득 넣고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표현으로 보여 진다.

 

 

 

 

 

서울시가 지난 1981년 신정로 계통으로 분리된 양천구 신정3동 계남공원을 폭 56m의

생태통로로 30년 만에 연결하였다. 삼국시대부터 한강에서 인천 간 소금교역의 길이자 요충지인

정량고개를 복원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바로 본 생태통로 주변에 겨울철새와 다른 생물 등의 서식활동을 만들기 위하여 여러 종류의

나무를 식재하였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팥배나무를 많이 심었다는 이야기다.

 

팥배나무는 어려운 환경에도 잘 견디는 식물이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우리에게

아름답게 볼거리와 겨울철새들에게 사랑을 주기에 충분한 식물이다.

 

속씨식물, 쌍떡잎식물강, 장미목, 장미과, 마가목속의 나무로 크게 자라면 15m이상이 된다.

우리나라의 전역과 해발 100-1,300m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생력이 강한 나무이다.

서로 모여 있는 나무속에서도 경쟁을 이기고 큰 키를 자랑하는 편이고차가운 겨울 기온에도

그리고 땅이 척박하여도 불평을 하지 않고 잘 자란다. 특히,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성비에도

강하여 도심 주변의 가로수나 조경수로 그 기능이 대단하다고 설명 드린다.

단점이 있다면 번식이 쉽지 않아 자생지에서 채취하여 식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봄이 무러 익어 가면서 우리나라 깊은 산에는 하얀 꽃들이 수를 놓는다.

백의민족의 정서에도 아주 적합한 색상으로 팥배나무가 피어날 무렵이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다.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아주 앙징스럽게 피어난 하얀 꽃송이들은 연녹색 잎을 배경으로 삼아 기풍 있는

사대부 여인들의 옷매무새를 연상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밭에서 수확되어진 팥알과 똑 같은 모양의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우리를 반기다.

꽃보다 열매가 더 매력적이라 그냥 어찌 지나 치리오 저 높이 솟은 나무 가지 에 달린 열매가

하늘과 맞닿은 높이에 있어 목이 아프게 하늘만 쳐다보면서

심지어 나무 밑에 긴 사다리를 놓고 가지사이로 올라가 열매들의 환상적인 모습을 담아드린다.

 

팥배나무도 지역적으로 불러주는 이름이 다양하다.

여러 가지 이름을 소개드리는 이유는 다양한 이름으로 전 지역에서 통용이 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감당(甘棠), 당이(棠梨), 두이(豆梨), 감이(甘梨), 황산유(黃山楡), 대엽자유(大葉子楡), 산앵도(山櫻挑),

여인홍, 벌배나무, 운향나무, 물방치나무, 묘유(苗楡), 두수(杜樹), 수유화추((水楡花楸), 제주도에서는 목세낭

이라고 불러주는 다양한 속명들이다.

 

감당(甘棠)이란 나무 이름은 중국의 고사 성어 감당지애(甘棠之愛) 라는 말이 나온다.

‘史記(사기)’의 ‘연소공세가(燕召公世家)’ 라는 부분에서 연나라 시조인 召公은 周나라 成王의 당숙으로

섬서지방을 다스리도록 명을 받았다.

 

모든 지역 주민들에게 평등하게 정치를 펼치기 위하여 소공이 시골마을이나 도읍을 순회할 때는

팥배나무(=甘棠)를 찾아 그 아래서 정사(政事)를 처리하였고, 송사(訟事)를 판결하기도 하고, 또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소공이 세상을 떠나자 지역 백성들이 팥배나무를 더 많이 심고 가꾸며 팥배나무를 노래하는 시를 지어

소공의 선정을 기렸다는 이야기다. 

‘甘棠之愛(감당지애)’ 라는 말은 훌륭한 행정가를 그리워하는 민생들이 사랑의 뜻을 전한다는 말이다.

관련된 노래가 시경(詩經)에도 나온 것을 소개드리면
甘棠 (감당= 팔배나무 )  詩經 召南(시경 소남)

蔽芾甘棠(폐불감당) : 무성한 팥배나무
勿翦勿伐(물전물벌) : 자르지 마라 베지도 말라
召伯所跋 (소백소발) : 소백님이 머무시던 곳

蔽芾甘棠(폐불감당) : 우거진 팥배나무
勿翦勿敗(물전물패) : 자르지 마라 꺾지도 마라
召伯所憩(소백소게) : 소백님이 쉬시던 곳

蔽芾甘棠(폐불감당) : 우거진 팥배나무
勿翦勿拜(물전물배) : 자르지 마라 휘지도 마라
召伯所說(소백소설) : 소백님이 즐기시던 곳 이라고 팥배나무를 노래한 기록이 있다.

 

열매를 수유과(水楡果)라 하며 약용으로 활용되는데

진해, 해열 및 거담작용에 효능이 대단하고

혈허로 인한 과로 빈혈로 인한 노권(勞倦-과로(過勞)), 곽란, 토사(吐瀉), 개선(疥癬)을 치료한다.

 

 

 

 

팥배나무[감당(甘棠)]

Sorbus alnifolia (SIEB.et ZUCC.)C.KOCHNEIDER.

 

 

우리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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