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노랑 참나리와 참나리 여름 야생화의 사랑 이야기!

테리우스원 2020. 7. 24. 10:14

답답하여 각종 문헌을 밤이 새도록 뒤적이고 찾기를 반복하여도

원하는 해답을 발견할 수 없는 상황에 깊은 고민에 빠져간다.

 

식물은 당장 눈앞에서 생을 펼쳐 보이는 것이 아니고

시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이 공존하여야 그들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어떤 문헌의 내용을 잠깐 인용하면

“ 참나리의 꽃이 밤에는 닫히고 아침에는 피기 때문에

‘야합화’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자료 때문에 몇 날 며칠을 문헌 검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야생화를 직접 기르고 번식시키고

관리하는 선생님께 정중히 여쭙는다.

돌아오는 대답은 나리 종류에는

꽃잎이 밤에 닫히는 종류가 없다고 단호하게 설명을 하신다.

 

그렇다면 내가 밤새도록 꽃잎이 다물어지는지를 지켜보는

체험 또한 나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하늘나리 야생화가 화려한 꽃송이를 달고 있는 것을

화분에 정중하게 심어 밤이 새도록 눈 빠지게 지켜본다.

 

절대 닫히지 않고 그냥 쌩쌩한 그 자체로 밤을 새운다.

물론 자연에는 정답이 없긴 하지만 혹여나 닫히는

참나리가 있을까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자연의 야생화 종류 중에 밤이면 꽃잎을 다물고

이른 아침에 꽃잎을 열어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하나의 예로 아편을 생성하는 양귀비꽃은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른 시간에 꽃잎을 열기 시작하고

주름진 꽃잎을 팽팽하게 만들어 햇볕에 자랑하듯

네 개의 꽃잎을 우아하게 자랑한다.

 

오후 시간으로 접어들고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시간에 꽃잎을 굳게 닫고 밤을

지새우며 제꽃가루받이에 돌입한다.

 

 

 

그 후 다음날 맑고 화창한 날을 기약하면

한 번 더 피고 지기를 반복하고 다음 날 비가 올 것을 예상하면

밤 12시 무렵에 꽃잎이 한 잎 한 잎 떨어지고 전날에

합한 수정 결과물인 통통한 씨방만을 남긴다.

 

일생에 단 한 번의 수정으로 종자 안에

약 천 개에 육박하는 씨앗을 가진다.

그리고 아편을 생산하는 양귀비 씨앗의 발아율이 대단히 높아

번식력이 어마어마하므로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단속을 한다.

 

노랑개아마 야생화는 시간을 두고 꽃잎을 펼치고 닫힌다.

햇빛이 좋은 날 오후 2시부터 노랑 바람개비 같이 돌아가면서

꽃잎을 열었다가 오후 4시경이 되면 꽃잎을 다물고 밤잠을 청한다.

 

노랑개아마는 거의 시간적 오차 없이 행동하는 특별함이 있는 야생화다.

그 외도 많은 수의 야생화들이 꽃잎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참나리는 꽃잎을 밤에 닫지 않는다는 본인의 결론을 존중하려고 한다.

만약에 밤에 닫히는 참나리를 보았다면 연락을 주시면

적극적으로 달려가도록 할 것이다.

 

 

참나리의 꽃잎 색은 대부분 붉은빛 주황색으로 호피 무늬를 가졌다.

그런데 변이종으로 노란색 꽃잎을 갖고 태어난 희귀종이 있다.

참나리와 노랑 참나리는 9월경에 열매가 익지만,

결실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다.

대신 땅속의 비늘줄기와 주아(珠芽)로 종족 번식을 한다.

 

노랑 참나리가 환경이 좋아 열매를 맺어 종자를 채취하여

파종한 결과에는 노란색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간혹 노랑도 나오지만 붉은 주황빛의 참나리가 탄생하고

노랑 참나리의 주아를 채취하여 파종하면 꽃 색은

약 100% 노란색 참나리 꽃을 피우는 흥미로운 상황을 전개한다.

 

푸른빛 광활한 바다를 쳐다보면서 피어난

노랑 참나리의 위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몇 년 전엔 누군가에 의하여 훼손되어 사라지는 위험에 처했지만,

다행스럽게 올해는 참나리의 풍성한 무리 속에서

3촉의 노란빛을 발산하는 귀여움에 사랑에 입맞춤을 건넨다.

 

서해안 가파른 절벽에 무리 지어

피어난 참나리를 지키는 수호신이 따로 있었다.

놀란 가슴을 지금도 쓰다듬으며 담아온 사진마저 보기 거부하는

구렁이 두 마리가 잘 지켜주는 덕분일지 모른다.

 

그곳의 중앙 지점 바위틈에 확인할 수 없는 부부 구렁이

두 마리 뱀이 어마어마한 크기로 숨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도 참나리가 있는 곳에는 들쥐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들쥐들의 난폭한 행동을 잠재우기 위한 수호신인지도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의 지킴일지도 모르니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으로 행동을 앞세우지 말기도 당부드린다.

 

아마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손등을

구렁이 부부가 와서 확 물어버릴지도 모른다.

노랑 참나리가 많이 번식되길 기대해 본다.

 

 

테리우스원(정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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