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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ㅊ)

참나리 야생화의 유혹함을 고발한다!(2편)

테리우스원 2020. 7. 22. 11:53

 

기본적인 상식으로 참나리 자생지는

산이나 들판에서 흔히 자란다고 알고 있다.

 

참나리 야생화는 여름을 대표하는 백합과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여름철의 절기(節氣)를 살펴보면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

본격적으로 농사일이 시작된다는 소만(小滿),

6월로 접어들면서 곡식의 종자를 파종한다는 망종(芒種),

년 중 해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인 하지(夏至),

여름철의 더위가 시작한다는 소서(小暑),

가장 피크의 여름더위를 말하는 대서(大暑)가

24절기 중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 삼복은 더위가 시작되는 날로

소서가 지나면서 초복(初伏-양력으로 7월 중순)

대서 뒤에 중복(中伏-양력으로 7월 말경),

그리고 입추 뒤엔 말복(末伏-양력 8~9월경)이 전개된다.

 

그래서 더위를 이기기 위하여 영양식을 먹고

건강함을 유지하는 조상의 지혜로움이 흥미롭다.

본인의 경험에 미루어 삼복(三伏) 더위 중에

가장 더운 날이 초복으로 생각한다.

 

오늘 참나리 야생화를 탐사하러 온 날이 바로 초복이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화려한 꽃을 피우는 매력에

더위도 이길 수 있는 기쁨을 누리는지도 모른다.

 

삼복은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연중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여서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런 무더위에는 옛날 조상들도 시원하고 한적한

숲속의 냇가에 발을 담구고 보양식을 먹는 행사를 하는 날이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본인은 초복도 마다 않고

땡볕이 내리쬐는 바닷가 절벽에 피어난 참나리를 만나려고

비지땀을 흠뻑 흘리고 분투 중이다.

 

참나리 야생화는 꽃잎 색이 붉은 주황빛이고

꽃잎이 더위를 먹었는지 뒤로 되바라져 말렸다고 하여

권단(卷丹)이라하고 약백합, 홍백합, 호피백합, 피침엽백합,

견내리화, 대각나리, 알나리 등의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고

약명으로 백합(百合), 권단(卷丹)이라 칭한다.

 

 

현장을 탐사한 결과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 식물로 자라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한줌의 흙도 마다 않고 반그늘을 선호하는 야생화로 알고 있었지만

그늘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암반에서

그것도 바다의 강한 해풍을 견디면서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강인함에 두 번 놀라는 시간이다.

 

푸른 바닷가를 지키는 수호신 같이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같이 긴 목을 쭉

내밀은 모습이 진지하기도 하다.

 

혹시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고마움이 밀려온다.

늦게나마 이런 환경의 참나리를 찾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참 기쁨의 시간으로 진한 사랑의 입맞춤도 잊지 않았다.

 

 

절벽에 몸을 의지하고 화려하게 피어난 모습에

감탄하여 험준한 절벽을 아스라이 타면서

탐사하는 시간에 어디까지 갔는지 모른다.

 

 

나의 흔적이 사라진지 너무 한참 되어 아내는

놀란 가슴으로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

난리가 난 상태도 까마득히 잊게 한 사건이다.

 

초복 여름의 자외선이 엄청나서 잠깐의 살결을 보인

손 등에는 기미가 생길 정도이고 바다의 반사열과 지열 바위 열에

얼굴은 벌겋게 익어가고 있다.

 

 

 

흐르는 땀을 주체 하지 못하여도 새롭게 전개되는 절벽 난간의

참나리 군락에 매료되어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러움은 시간 때를 잘 맞춘 덕분에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썰물 때가 되어 바다에 잠긴 절벽의 절리가

나를 유혹했는지도 모른다.

 

목이 터지도록 나를 부른 아내의 목소리는 몇  굽이의

절벽 난간을 지나간 순간이라 들릴 리가 만무하고

전개되는 새로움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망원렌즈로

탐사에 정신이 없었다.

 

순간 뒤를 돌아보니 너무 멀리 온 것을 직감하고

장비를 추스르고 온 길을 되돌아온다.

 

참 멀리도 왔구나 하는 순간적 생각에 두고 온 아내에게

미안하여 빠른 속도로 안전하게 절벽을 타고 있다.

나를 찾으려 그 험한 절벽 절리를 타고 마중 나온 아내는

나를 보는 순간 화부터 먼저 낸다.

 

왜 전화를 받지 않는지? 반문하는 소리에

무슨 행동이 필요할까? 미안하다는 표현이 최우선일 것이다.

 

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았나 하는 조바심으로 타기 힘든 절벽을

부여잡은 모습에 미안함이 밀려올 뿐이다.

여러 번 전화를 하는 사람은 얼마나 애가 탔을까?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 없는 상황에 무서움이

엄습한 그 심정을 백번 이해한다.

 

야생화 탐사 시간에는 전화의 노예가 되기 싫어

진동으로 하고 본인 필요시 시간이나 연락을 취하는

이기적인 행동에 반성한다.

 

이어서 만나기 쉽지 않은 노랑참나리 탐사 이야기를

기대하여도 좋을 것이다.

 

테리우스원(정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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