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ㄷ)

대성쓴풀 멸종위기 2급 야생화 아름다움!!

테리우스원 2015. 6. 17. 07:00

 

 

대성쓴풀

Anagallidium dichotomum(L.)Griseb.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안간힘을 쏟았던지

오른쪽 허벅지가 뻐근해져 오면서 쥐가 내린다.

모든 동작을 멈추고 장비마저 내 던지고 밑으로 미끄러지듯

내려가 허벅지의 근육 털기를 반복한다.

 

 땀이 비 오듯 하니 안경알이 땀범벅이라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다.

이런 곳이 아니면 내가 원하는 각도가 아니라 어려움이 있다.

 

안타까운 내 모습에 뚫어져라 쳐다본 아내는 다른 이상이 없기를 바란다.

시간이 흐르고 허벅지를 주무르니 겨우 안정을 찾았다.

그냥 내팽개친 장비는 흙투성이 되어 원성의 목소리를 높인다.

정말 나를 이렇게 대접해도 되느냐는 말투로.

 

다급한 나머지 사진애호가로 금지 사항인 장비를 입으로 불면 안되지만,

입김으로 후! 후! 불면서 마냥 죄송해! 미안해! 란 마음을 연거푸 쏟아낸다.

삐져도 단단히 삐졌나 보다.

 

렌즈가 작동을 멈추듯 하다 놀라 조용히 불고 쓸기를 반복하니

겨우 마음을 돌려 다시 웃음을 보인다.

 

심기일전 다시 경사진 곳을 오르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려고 한다.

너무 작아 땅에 박힌 모습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한다.

그래도 씨름하면서 야생화를 더 높이려고 안간힘을 다한

나의 정성에 그들도 마음을 조금 열어 보인 듯하다.

  

 멸종위기 2급 야생화로 잘 보존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조금은 만족한 표정으로 일어서려니 오른쪽 허벅지가

말을 듣지 않아 땅에 엎어져 씨름한 사건이었다.

 

다리를 절뚝이는 불쌍한 내 모습이지만 내년에는

더 풍성한 모습을 보여 달라고 이별의 입맞춤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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