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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나도범의귀 멸종위기 2급 야생화에 꿀잠을 반납했다.!

테리우스원 2015. 6. 15. 07:00

 

 

 

나도범의귀

Mitella nuda L.

 

잠자리에 들 무렵 전파 수신기가 귓가를 맴돌며 긴장하게 만든다.

“나도범의귀가 피었어요!” 그 소리에 놀란 누운 몸을 일으켜 세운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경 잠을 반납하고 아내를 깨우기 시작한다.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단잠을 자던 아내는 내 성화에 못 이겨

 몸을 일으키면서 무슨 일이냐고 반문한다.

그냥 대충 먹을 것만 준비하고 가야할 것 같아.

 

밑도 끝도 없는 혼잣말에 어리둥절한 아내는

혹시 내가 잠꼬대를 하나 싶어 불을 켜고 나를 빤히 쳐다본다.

눈동자가 풀어지지 않는 나의 두 눈을 확인하고 무엇을 하라고 하느냐고 또 반문한다.

그냥 대충 먹을 것으로 준비하고 가야한다니깐?

 

“어디로 말합니까?” 그냥 멀리 가야 하니 서둘러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아내를 무조건 재촉한다.

그렇게 하여 겨우 새벽 2시 아직도 칠흑 같은 어둠을 깨뜨리면서 내달린 이야기다.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아내다 팔불출이라고 놀려도 좋다.

 

그렇게 출발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모습을 아마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자유의 몸으로 백두산에서 맘껏 보고 와야지

하는 마음을 지우게 한 사건이다.

 

이미 포기한 상태로 설마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올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야생화가 바로 오늘 공개하는 나도범의귀 멸종위기 2급 야생화다.

 

환경부의 협조를 받기엔 너무 촉박한 시기라

그냥 새벽에 무작정 달려간 것이다.

너무 환경 여건이 좋지 못한 상태지만

진정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주변 환경을 탓하면 절대 안 된다.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는 지혜로움이 없으면

아름다운 모습을 가슴에 담기란 어렵다.

 

피자식물문 쌍자엽식물강, 이판화아강, 장미목,

범의귀과 범의귀속 여러해살이 야생화다.

백두산과 태백산의 숲속 습한 곳에서 자라는 나도범의귀는

 멸종위기 2급 야생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발견된

북방계 식물로 매력을 느낀다.

 

채 어둠이 가기도 전에 살펴보아도 잎이 범의 귀를 조금은 닮았다.

너무 작고 가늘어 어떤 설명도 필요하지 않을 듯 하고

정말 적기에 잘 왔다고 수신기를 흔들어 환영하였다.

 

그래! 그래! 그들의 수신 소리와 끄덕이는 표정과 대답하는

소리를 지켜본 아내는 이제야 웃음을 던진다.

아무리 보아도 나의 행동에 이젠 이해를 조금 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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