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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ㄴ)

부모 사랑을 보여준 노랑망태버섯 이야기!

테리우스원 2014. 8. 14. 12:58

 

 

 

부모의 눈에는 장성한 자녀 그리고 환갑을 지나서도

물가에서 놀고 있는 아기로 보인다.

어느덧 흰색 머리로 바뀐 중년의 큰아들이 아침 출근을 하면서

 “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인사말에

현관문까지 허리를 다 펴지도 못한 채 마중을 나오면서

 “애야! 항상 차 조심해라!” 하는 염려의 목소리로 아들을 배웅한다.

 

사회에 나오면 최고에 오른 직위와 중후한 멋스러움으로

인생 경륜이 묻어 나오는 아들 모습이지만

어머니 눈에는 아직 어린 젖 먹이로 비친다.

 

아마도 부모님은 자신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자녀들을 염려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더 좋은 것 더 맛있는 것만을 주고 싶어도

아쉬움이 남는 부모 마음을 자식은 완벽하게 모르고 자란다.

 

 

 

 

 

그래서 속을 썩인 자식을 두고

“너 같은 자식을 낳아 길러보아야 내 마음을 이해할 것이야!”

그 소리가 처음에는 어떤 의미를 감추었는지 완벽하게 알지 못하였지만

정말 자녀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부모님이 나에게 건네준

그 충고가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 때가 반드시 오게 된다.

 

그 말씀을 깨닫는 순간에는 흰색 머리카락이

제법 보이는 삶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더 늦기 전에 깨닫는 지혜로움이 된다면 지극한 효성의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나오게 될 것이다.

그래도 깨닫지 못한 미련함이 있다면 살아가는 동안

 어려운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문득 숲 속에서 노랑망태를 담으면서 스치는

옛이야기로 죄스러운 마음에 미소 짓게 해준다.

올해는 유난히도 바쁘다는 일정에 인하여 장거리 야생화 탐사를 포기한 상태다.

 

그런 이유도 모르고 왜? 자연으로 오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여 가까운 곳으로

마음을 움직여 보기로 한다.

 

 

 

 

 

자연에 숨어 있는 이야기는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이다.

나보다 먼저 일찍 자리를 지킨 한 분이 건네는 한마디는

 “다섯 송이가 필 것 같아요.” 하면서

 다른 장소를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그냥 무심코 듣고서 7번째 발걸음에 감동하였는지 풍성한 개체로 행복하게 만든다.

 제일 먼저 서두르는 일은 노랑망태버섯이 치맛자락을 내리기

전에 장비를 갖추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제일 두려운 것은 나보다 덩치가 큰 산짐승도 아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왜소함을 가진 산모기에

치를 떨게 만들어 남이 알면 창피스러울 것 같다.

자연에는 천적이 반드시 존재하며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작고 보잘것없는 산모기에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는

행동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준비한 산모기 예방 갑옷 모기장 한 벌을 입으면서

 산모기가 나의 모습을 보면 약 오르겠지?

생존 본능을 위하여 인간의 혈액을 훔쳐야 많은 알을 낳으려는

각박함에 결사적으로 사람에게 달려들어 보겠지만 큰 소득이 없으니 말이다.

오늘은 기필코 너에게 한 방울의 헌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진다.

 

 

 

 

더 빠르게 진행되기 전에 땅으로 엎어져

치맛자락을 펼치는 모습을 주시한다.

오늘은 더 일찍 서둘러 도착한 덕분에 속살까지 그리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 치맛자락 내리는 순간을

 다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셈이다.

 

 

 

 

 

노랑망태버섯도 자신에게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면

 치맛자락을 펼치기를 빠르게 진행한다.

 

한 송이가 약간 기울어져 위태하고 나머지는

그런대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엄마! 나 죽네! 캑! 캑!! 아이고 숨 막혀 좀 어떻게 해보세요.”

 하는 어린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딸아 내가 너를 괴롭히려고 그런 것이 아니야,

지금 처한 상황이 어렵게 되었어,

우리 조금만 참아 보자.”

 

“엄마 때문에 숨 쉬는 것도 힘들지만,

 아빠가 방금 사다 준 치맛자락이 납작하게 짓눌려

꾸김이 가고 있단 말이어요!”

 

 

 

 

 

 

막무가내로 딸아이는 자신의 불편함을

엄마에게 내뱉는 소리에 어리둥절하여 카메라에 눈을 떼고 그들의 동정을 살핀다.

 분명 5송이가 핀다고 하였는데 4송이만 눈에 들어오는지

 아무래도 이상하다 한 송이가 증발된 기분이었다.

 

그 호기심을 참고 넘어갈 내가 아니지.

벌떡 일어나 그곳으로 달려가 보니 어라 5송이가 분명하였다.

한 송이가 완전 일찍 피기 시작한 버섯에 눌러 힘겨워하면서

하소연하는 소리였다.

 

 

 

 

“딸! 보고 있지 현 상황을 어쩔 수 없고 나도 힘들어!

그러나 너를 사랑 한단다!”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5송이를 4송이로 담아낸 자신이 부끄러워지려고 한다.

 

올해 최고의 풍성함과 멋진 모델에 정신없이 담아내는 행복함이었다.

산모기야 미안해 나도 괴로워 너를 좋아하고 싶지 않단다.

장비를 챙겨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하고 있다.

 

노랑망태버섯의 아름다운 모습에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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