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ㅊ)

청색 노루귀의 아름다움에는 대가를 지급해야 했다!!

테리우스원 2014. 3. 19. 11:27

 

 

 

헉!~ 헉!~~~

가쁜 숨을 몰아쉰다.

겨우내 몸을 게을리 한 탓일까?

 모처럼 경사 심한 산길을 헤매면서 힘겹게 내뿜는 숨소리다.

 

아직 잔설이 남아 찬 공기가 뺨을 때리는 날씨지만

 얼굴에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땀방울로 앞을 보지 못할 지경이다.

닦고 또 닦아도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어

장비 가방을 풀어 제쳐놓고 울퉁불퉁한

 바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여름 날씨에 버금가는

봄 날씨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는 가득한 미세먼지가

 목 안을 칼칼하게 만들어 더욱 힘들게 한다.

 

모두가 자업자득이란 말과 같이 인간의 무분별한

산업발전으로 인한 자연의 노여움이라 하여도 틀린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더 심각해질 미세먼지 야외활동에

많은 지장을 안겨줄 듯싶다.

 

 

 

 

흐르는 땀이 조금 진정되지만,

 빛과의 싸움인 야생화 탐사라 많은 시간을 허락하지 못하는 아쉬움이다.

장비를 다시 둘러메고 바빠진 마음만 앞서 발을 내딛는다.

아마도 지금이 제일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시간 아닌가 싶다.

 

해마다 당하는 일들로 올해는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이지만,

 마음이 앞서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이

 또 반복적으로 몸이 날아가고 말았다.

 

 

 

 

 

어!~~ 어!~~~ 하는 순간 쭈르륵 미끄러져

가랑이가 찢어진 상태로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 중이다.

 

어쩔 도리가 없어 옆으로 뻗어난 싸리나무 가지를

순간적으로 움켜쥐고 멈추려 하니 몸이 돌아 나뒹굴고 말았다.

 

 

 

 

 날카롭게 모가진 바위틈에 무릎 뼈가 부딪혀

얼얼한 통증이 오고 있었다.

겨우 잡고 있는 싸리나무 가지 덕분에 더 험한 곳으로

밀려나지 않고 매달린 모습으로 완전 서커스 단원이 된 기분이다.

추운 겨울 산들이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면서

박힌 돌들은 힘없어 움직이고 비탈진 부분에는 밟는 순간

미끄러져 흘러내리는 위험이 숨어 있다.

 

아무리 위험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하여도 순간적

방심으로 당하는 일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래서 집중하고 내디딜 발걸음 밑에 무엇이 있을지

막대기 등으로 한번 점검하고 다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약초 채취하는 사람의 발 빠른 행동으로 인하여 야생화 대부분이

약초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그들 차지가 되어 간다.

그래서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에서 언감생심

고운 야생화를 만나기 아주 힘들어졌다.

 

그나마 겨우 남아 있는 개체들은 독성으로 법제 과정을

거치기 힘든 야생화 종류들만 겨우 한두 촉 만나는

것으로 만족스러워해야 할 판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에는 이미 다져진 상태라

그리 위험 요소는 적지만 사람이 다니지 않는 험한 숲길을

헤치고 다녀야 봄철 야생화를 만날 수 있기에 더욱

위험상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발이 닿는 부분과 그 지상의 가시덤불이

합동으로 방해공작을 놓는다.

옷에 가시덤불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들의 위험에 대비한 점프를 입고 있는 덕분에 가시들이

몸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그냥 부러지고 만다.

 

 

 

 

혹시 얼굴을 다칠세라 두꺼운 장갑 낀 손으로 미리

가시덤불 헤치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나아가지 않으면

상처 입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여름, 가을에는 뱀의 위험이 도사리고 이른 봄철에는

겨우내 마른 가시덤불의 요소들이 매우 힘들게 한다.

그냥 평범한 지역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은 그리 멋스러운

모델이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경사가 너무 심하여 온전하게 서 있기를

거부한 깊고 험준한 곳에 숨어 나를 기다리며

 미소 짓는 아름다움은 환상적이다.

사진으로 담으려면 엄청난 대가를 지급해야

마음에 흡족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이다.

 

청색의 노루귀가 강한 빛으로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올해는 바쁜 일정으로 온전한 청색의 노루귀를 보지 못하고

지나가나 하였는데 이런 행운의 기회가 주어져

고맙다는 입맞춤도 잊지 않았다.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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