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ㅇ)

새해 설중 앉은부채 야생화는 감동입니다!

테리우스원 2013. 2. 12. 09:38

 

호!~~ 호!~~~

입춘이 지나고 설날 다음날 급격하게 떨어진 겨울 온도에 입이 얼어붙을 것 같다.

은근히 체감온도를 낮추지만 햇빛에는 쌓였던 눈들이 녹아내리는 것으로 보아

강한 추위는 한풀 꺾였다고 하여도 무난할 것 같다.

따뜻한 입김으로 불고 두 손을 강하게 비비면서 추위를 이기려고 노력한다.

 

아직은 너무 차가운 날씨라 야생화 미동은 아직 기대를 하지 않는다.

작년도의 기록을 대비해보니 2월말 경부터 따뜻한

 남쪽지방으로부터 야생화의 탐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차가운 날씨를 거부라도 하듯 쌓인 눈송이를 제치고 얼굴을 내밀었다고 한다.

너무 반가움에 지체할 겨를도 없이 내일 그 곳으로 달려가기로 약속을 하였다.

 

긴 겨울철 약동하는 땅의 지력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 후유증일까?

 설중 야생화를 볼 수 있다니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계사년 음력 새해 처음으로 만나는 그 기쁨에 더욱

 더 강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현장에 도착하니 높은 지대라 산 속에는 아직도 겨우내 쌓인 눈들이

가득한 계곡을 바쁜 마음에 오르다 보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몸은 뜨거워지고 입술은 얼얼하여 마스크를 할 수 밖에 없다.

안경에 뽀얀 서리가 걸음을 방해하여 그냥 이 모습 그대로 눈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 보기엔 이른 환경에 과연 야생화가 꽃을 피우려고 할 것인가?

고개를 갸우뚱해보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그들에게는 막을

자연의 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사년 새해 꽁꽁 언 땅을 박차고 새새명이 용트림하며 솟아나는

지력에 코를 깊숙이 박고 그들에게 빨려가고 싶다.

얼마나 강한 기운을 간직한 것인지 말로는 형용하기 힘든 사항이다.

아주 깊은 폐 속의 허파까리에 눌러 붙은 겨울철

모든 찌꺼기들을 다 날려 보내려고 싶어진다.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싱그러움이 밀려온다.

 

 

 

 

 

야생화 탐사도 탐사지만 땅에서 솟아오르는

힘찬 기운을 받는 것이 더 기쁨이었다.

 

깊은 계곡이라 햇빛이 비치는 시간이 한정된 단점이 있다.

눈 속으로 산 토끼의 발자국이 여기 저기 선명하고 눈을 녹이고

솟아오른 야생화를 허리 숙여 살펴보기 시작한다.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고 나를 반겨주는 모습에 내 마음이 환하게 밝아온다.

바쁜 걸음으로 산을 헤집고 올라온 터라 벌써 얼굴에는

찬 겨울도 아랑곳 하지 않고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무거운 장비를 눈 위에 내려놓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외부의 온도와 몸에서 내뿜는 온도의 차이로 인하여

안경이 뿌옇게 변화되었고 카메라 앵글을 보아도 방해물질 때문에

몸을 추슬러 외부 온도에 적응을 해야 한다.

 

겨우내 그대로 방치된 육체인지라 가벼운 몸 풀기를 시작하여야 한다.

특히 허리부분이 문제이다. 갑작스럽게 야생화에 마음이 바쁜 나머지

나이를 잊고 갑자기 몸을 낮추고 고 난도의

요가 자세를 하면 문제가 발생된다.

 

 

 

 

드디어 나와 대화를 나눌 야생화는 앉은부채 야생화이다.

 

앉은부채[좌선초(坐禪草)]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천남성과의 앉은 부채는 강한 독성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눈 속의 녹색 잎은 찾고 있는

초식동물의 맛있는 밥이 되어 그 흔적도 찾기 힘들 것이다.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야생화의 의미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얌전하게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을 건드리지 말고

그냥 꽃이 피고 그 종족을 퍼뜨릴 때까지 내버려 달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지롱금연(地瀧金蓮), 취숭(臭菘), 좌선초(坐禪草), 삿부채 등으로 불린다.

애기 앉은 부채는 여름꽃인데 반하여 앉은부채는 설중에서 피어나는 구분법이 정확하다.

 

꽃잎을 만져보면 차가운 겨울 온도에 얼어 있는 촉감을 느낄 수 있다.

그 강인함에 고개를 내 두를 정도이다.

감추어진 방망이 꽃송이를 애지중지 감싸고 있는 모습도 감동이다.

 

유독성식물이지만 법제를 잘 하면 뿌리줄기를

해수, 거담, 구토, 진경, 파상풍, 이뇨제, 창종 등의 약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설중 앉은 부채의 아름다움을 오랜 시간동안 소망하였는데

오늘에야 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기쁨의 힘찬 입맞춤을 가득하고 하산을 서두르고 있다.

 

너무 고난도 요가를 하였는지 다음날 아침에는 

 온 몸이 아플 정도이지만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큰 에너지를 받아서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려고 한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며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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