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기타(인물사진 포함)

주인장이 살며시 건네준 통영 오미사꿀빵 두 개!

테리우스원 2012. 1. 16. 06:30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았든가?

통영에 아름답고 볼거리가 널려있어도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는

그들의 진면목을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한 집 건너 꿀빵 간판이 들어온다.

 

이름도 다양하다 원조꿀빵, 진짜원조꿀빵, 색다른꿀빵 등

어디를 가야 통영의 참 특산식품으로 소문난

꿀빵을 맞볼 수 있을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럴 때는 통영시청 공보실에 문의를 드리면 될 것 같았다.

통영시의 꿀빵의 참맛을 보려면 어디를 가야하나요?

 

질문이 가자마자 메아리 같이 되돌아오는 소리는 오미사꿀빵 이랍니다.

오늘은 오미사꿀빵을 먹고 통영시내 나들이를 하여야 할 것 같았다.

 

안내된 곳으로 전화를 걸어 위치를

정확하게 질문하니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금 물량이 바닥이 날 지경이니 전화하는 위치가 어디며

몇 개를 살 것인지를 되물어 오신다.

 

 

 

 

 

심상치 않는 분위기에 들뜬 마음으로

대전에서 내려와 통영시내에 진입을 하였답니다.

6통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가능합니까? 예!

남겨둘 터이니 여기는 충무적십자 병원옆 골목에 있으니 빨리 오이소!

바쁘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전달하고 전화를 끊어 버린다.

 

나도 경상도의 사내지만 이렇게 무뚝뚝한 말씨에

많은 오해를 빗기도 한다.

남들은 경상도의 사내가 가정에서 하는 말은

 간단하게 세 가지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밥줘!, 먹자!, 자자! 물론 이 세 가지면 대부분 다

통용되는 단어이긴 하지만 이렇게

허무한 대화는 조금 과장된 이야기다.

 

 

 

 

 

 

아내와의 잡다한 이야기로 나눌 때도 많이 있지고 말과는 달리

경상도 사내들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지 모를 것이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 아내들이 되는 이유도 그런 곳에 숨어 있다.

됐나? 됐다!  ㅎㅎㅎ 한마디면 모든것이 끝나는 것 아닐까요?

 

함축된 이야기로 내뱉는 통상적인 대화의

기법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그 이유를 알고 있을까?

 

 

 

 

 

 

오늘 마음먹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려고 한다.

 

경상도를 신라인으로 비유를 많이 한다.

그보다 경상도 지역 중에서도

바다와 인접된 지역이 더 간단명료한 단어로

모든 의사소통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크다.

 

바다와 인접된 지역 사람들의 대부분은

입을 최소하게 벌려 최대의 의사소통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의 고목 뿌리마져 뽑아버리고

사람이 날려갈 정도의 위력적인 폭풍이 강타할 찰나에

아주 세세하고 구질구질한 이야기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버지 남쪽 바다 위를 무서운 태풍이 몰려오고 있으니

빨리 피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생명을 보장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등의 차근차근한 정식적인 대화법이 오고 갈 때

이미 태풍은 육지로 상륙되어 우리들의 은신처를

휩쓸고 날아가 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 태풍” 한마디를 내뱉고

 높은 산으로 사력을 다하여 몸을 피신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충청지역의 대화법

“아버지!~~ 산 위에서 돌 내려 와유!~~~~~”

 

경상도 버전은 아마도

“아빠 돌!” 이 되지 않을까 사료된다.

 같은 대한민국의 땅덩어리에 존재하면서

이렇게 서로의 다른 기질로 의사소통의 대화법

특징으로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로 어느 언어학자 교수분이

경상도 바다가의 주민들의 대화기법을 연구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입을 가장 적게 벌려 모든 의사소통을 하는 대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언어를 가장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바닷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그런 급한 사항에 적응하다 보니 혀의 구조도

그렇게 굳어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표준어가 있어 경상도의 바닷가를 제외한

타도 지역민은 조그만 노력하면 표준말을 쉽게 하므로

사투리를 교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급격한 사항에 처한 주민은

표준말의 적응이 이미 혀 구조가 굳어져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도 대전으로 이사를 온지 20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경상도의 억센 억양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증명을 보여드리고 있다.

 

 

 

 

 

꿀빵이야기를 하다가 엉뚱한 샛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전화가 끊어진 순간에 시간을 보아하니 오후 2시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아니! 오후 해도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꿀빵의 재고량이

없다니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네비게이션도 어려워하는 오미사꿀빵집을 여러 번의

시민들께 물어물어 찾아온 결과 아주 옛날의 분위기를

풍겨주는 전통적인 모습을 가진 가계에 놀라고 말았다.

 

이렇게 통영시에서 추천할 정도의 특산 식품이라면

아주 호화스럽고 웅장한 점포를 가진 빵집으로 상상하였는데

소박하게 새겨진 가계의 이름이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가게 앞에는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줄을 서 있었다.

허겁지겁 차를 세우고 서있는 줄 뒤로 합류를 하니

주인장께서 빵을 포장하면서 오늘 빵을 끝이 났다는 통보를 보낸다.

 

놀란 목소리로 좀 전에 대전에서 오면서 주문을 한 사람인데요! 하니 아!~~~

6통은 남겨 두었다고 별도로 포장을 준비하고 계신다.

 

아쉽게도 우리 뒤에 줄을 선 아가씨만 꿀빵을 사지 못하게 되자

명함을 건네면서 이곳이 분점이라 그곳으로 가면

구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죄송함을 여러 번 표하신다.

 

오미사꿀빵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배려로

2007년 서호동에 본점을 두고 둘째아들이 도남동에

도남점을 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본점의 손맛과 조금 다른 것을 느껴

어렵지만 본점으로 향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맛보기로 한 개 얻어먹으려고 한 생각도 물 건너 간 듯하였는데,

늘어선 손님들이 다 간 후에 주인장은 꼴빵 두 개를 담은

 비밀 봉지를 건네는 것이었다.

 

순간 깜짝 놀라 얼굴을 쳐다보니 눈을 찔끔 감으면서

멀리서 오셨는데 가시면서 맛이나 보라고 하신다.

처음 방문 할 때와는 달리 따뜻한 마음을 안고 오는 시간이 되었다.

주인장의 양해를 구하고 빵 만드는 과정을 간단하게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오미사꿀빵의 유래는

 

통영의 유명 제과점 제빵기술자로 근무하던

창업주(정원석-1953년생)가 독립하여 1960년대 초 아무런 상호도 없이

집 앞 가판에서 배급받은 밀가루로 도넛, 꿀빵 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였다.

 

집 옆에 있던 세탁소 이름인 오미사를 빌려와

오미사 빵집으로 불러주었다고 한다.

그 후 오미사 세탁소는 없어지고 오미사라는

간판을 정식으로 걸게 되었고 오랫동안 꿀빵만들기에

최선을 다하였다고 전한다.

 

 

 

통영 오미사 꿀빵은 따뜻한 통영의 기후에도

쉽게 상하지 않고 오래두고 먹을 수 있어

뱃사람들과 섬지방의 간식거리로도 사랑을 받았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두는 특징은 오미사꿀빵의 속은

팥 앙금이 가득 들어 있어 부드러우며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많이 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겉에는 기름기가 적어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하고

통깨가 많이 붙어 있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덤으로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을 경상도 버전으로 공개합니다.

진달래꽃을 상상하면서 경상도 버전으로 감상하시면

웃음의 엔돌핀이 돌 것입니다.

 

 

 

소월의 진달래꽃(경상도 버전)

 

내꼬라지 배기 실타꼬 갈라카모

내 더러버서 암말도 안하고 보내주꾸마

 

약산 강가 참 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리 주꾸마.

 

니 갈라 카는 데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자기 삐대밟고 가삐라.

 

내꼬라지 배기시러 간다 카 몬

내 때리 지기 삔다케도 안울낀 까네

 

괴안타 고마가라

참말로 괴안타 안카나

 

참말로 괴안테이.........

 

 

오늘도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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