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ㅈ)

가을 꿩소리로 놀라게 만든 자주쓴풀 야생화!!

테리우스원 2011. 10. 21. 07:30

 

 

묘지가 있는 곳은 사람이 없는 낮 시간에도 으슥함을 느끼게 만든다.

인근 지역에서 만나기 힘든 야생화가 넓고 광활한 식장산 주변에 유일하게 이곳뿐이다.

 

아무 생각 없이 스산한 곳 바쁜 걸음으로 미끄러지듯 경사진 곳으로 다가설 무렵

푸드덕!~~ 덩치 큰 꿩 4마리가 조용한 숲속에서 안식을 취하다 놀라 하늘을

꿩! 꿩! 하면서 날아간 모습이다.

 

그 소리에 놀라 풀밭에 주저앉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행이도 아내와 같이 간 덕분에 나는 조금 놀랐지만 아내는 가슴에

손을 얹고 한참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혼자서도 이런 곳을 잘 다니는 편이다.

군 시절 최전방에 근무하면서 적군들과 대치한 근무지의 작전 병이었다.

 

급한 상황의 업무처리를 위하여 혼자서 OP에서 부대까지 캄캄한

밤길에 목숨을 내어놓고 다닌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

담력은 다른 사람보다 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인 아내는 그런 경험도 없을 뿐 아니라 담력이 적은 편이라

이렇게 으슥한 곳을 가자면 싫다고 꽁무니를 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도 따라오면서 다른 곳으로 가면 안 될까? 하면서 투정을 부리면서

뒤따라 왔긴 했지만 이젠 혼자서 갈수 도 없고 난 야생화와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안될 사항이라 내 눈치만을 살피고 빨리 자리를 뜨자고 승화를 부린다.

 

이런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이 아니면 야생화가 남아돌지 않는 형편이다.

어떤 분들은 자생지를 밝히지 말라고 당부를 드린다.

 

그 분들의 의견에 정말 공감한다. 그러나 식장산 하면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여

자생지를 밝혔다고는 보지 않는다.

 

아마 식장산 전체를 다 돌아보려면 1주일 이상이

걸려도 다 보지 못할 것이다.

 

 

 

 

그 넓은 산 중에 100평방미터도 되지 않을 좁은 곳에만

자리를 틀고 나를 기다린 다는 고마움에 허리 숙이고 무릎을 꿇고

자주색 꽃잎에 입 맞추며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뒤에서 보고 있던 아내의 한마디 정말 지극 정성입니다.

정말 나에게 대하듯 사랑을 속삭인다고 질투 섞인 말로 내뱉는다.

 

혼자만의 쓴 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야생화가 나를

랑하지 않을 것 같다는 고백을 아내에게 하였다.

 

 

 

 

경사가 심한 산언저리 미끄러지듯 구도를 잡고 손을 바닥에 집는 순간

왼손 바닥에 어떤 물체가 삽입 되는 기분을 느껴 빠르게

손을 들고 펼쳐보니 이미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항상 당하는 일이었지만 오늘도 작은 실수로 손바닥에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풀밭에서는 장비의 무장이 제일 우선이다.

 

모기, 뱀, 그리고 벌들의 공경에 대비하고 또 하나는 두꺼운 장갑을 끼워야한다는 것이다.

야생화들이 모두 땅과 붙어 있어 손바닥을 지면에 놓지 않으면

사진 촬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추석을 맞아 묘지의 가족 분들이 벌초 행사에 참여하면서

자라고 있는 싸리나무를 낫으로 베어낸 흔적이다.

 

풀과 같은 높이로 빗장을 만들 듯 낫으로 베어낸 흔적이 창같이 날카롭게

되었고 그 부분이 마르면서 아주 무서운 흉기로 둔갑하고 있었던 것이다.

 

추석 후의 자란 풀 속에 묻혀 그 날카로운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장갑을 끼지 않는 맨손으로 땅을 짚는 순간에 일어난 일들이다.

 

 

 

 

 

흐르는 피를 보면서 달려온 아내는 상비약을 가지고 다니는 죽염가루를

뿌리고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니 상처 난 부분이 쓰리고 아리어온다.

상처 난 곳은 죽염이 최고의 효자 노릇을 한다.

 

아내는 못내 내키는 않는 분위기 그냥 가자고 졸라 된다.

여기까지 온 길이 얼마인데 그냥 갈 수야 없지 않는가?

준비한 장갑을 끼고 다시 그들과의 깊은 대화 속으로 빠져간다.

 

마음에 든 작품으로 구성되지 않으면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성격을 간파하고 주변을 서성이며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이젠 찬바람이 제법 불어오는 계절로 바뀌어 간다.

골이 깊어 햇빛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비쳐주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바쁘다 안간 힘을 다하여 그들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표시하려고 최선을 다하였지만 항상 느낌은 부족한

면이 있어야 더 좋은 작품이 완성될 것이란 기대를 가져보며 위안을 삼는다.

 

어느 덧 얼굴가득 땀방울들이 맺히고 그들과의 아름다운

대화시간은 이것으로 끝을 맺을까 한다.

 

나직하게 불러주는 그들의 이름은 자주쓴풀 야생화이다.

 

 

 

 

 

자주쓴풀[당약(當藥)]

Swertia pseudochinensis(BUNGE)HARA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깊은 산기슭 양지쪽에서 잘 자라는 용담과의 두해살이 야생화이다.

 

전초의 크기는 40cm안팎으로 자라며 뿌리는 용담 뿌리의 쓴맛보다 아주 강하다.

줄기는 네모져 있고 곧게 자라는 성질을 가지며 위로 가면서 가지를 벋는다.

줄기잎은 마주 나고 잎자루는 없는 편이다.

 

 

 

 

뿌리에 가까운 잎은 줄기에 나는 잎보다 작으며 거꿀버들잎 모양이고 끝은 창처럼 날카롭다.

 꽃이 피어날 무렵에는 뿌리에 가까운 잎은 단풍 색으로 변하여 말라버린다.

 

9-10월경에 가을을 상징하며 가지의 끝과 잎겨드랑이에서

고깔꽃차례를 이루고 자주색의 작은 두성꽃이고 5수성꽃이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5갈래로 갈라지고 골이 깊다.

 

 

 

 

 

꽃부리는 자주색이고 윗부분이 5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꽃잎에는 짙은 자주색의 줄이 선명하게 있고 수술의 꽃밥은 흑자색이다.

 

씨방은 2칸이고 녹색이며 밑에는 긴 털이 많이 덮여 있는 2개의 꿀샘 구멍이 있다.

꿀샘 주변에 휘감고 있는 털은 서로 엉킨 모습의 구부린 형태로 되어 있다.

암술의 머리는 2갈래로 갈라졌다.

 

 

 

 

열매는 넓은 버들잎모양의 튀는 열매이며 10-11월에 익는다.

쓴풀은 스베르티아마틴이란 배당체와 스베르티신, 올레아놀산

및 겐티아닌이란 알카로이드가 함유되어있다.

 

한방에서는 전초를 식욕촉진, 소화불량, 심장병, 산기, 고미건위,

태독, 습진, 경품 설사 등의 약재로도 활용된다.

 

 

 

 

  가을 야생화 자주쓴풀의 향기를 맡으며 즐겁고 건강하시길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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