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

덕유산 향로봉으로 야생화 탐사를 떠나면서!

테리우스원 2011. 9. 19. 07:00

 

 

  

온 몸에는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오늘따라 태풍 꿀납의 영향으로 정상이 가까운 능선에 접어드니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와 우산으로 장비를 감싸고 걸어도,

뿌리는 비를 피할 한계에 도달되어 몸 아래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포기를 한 상태이다.

 

바지를 타고 내린 빗방울들이 서서히 등산화 안쪽에 스며들고 있다.

축축해져 오는 신발로 몸을 더욱 무겁게 만들어 버린다.

 

나타난 이정표를 보면서 어디를 먼저 가야하나 갈등이 생긴다.

잠깐 한숨을 돌리며 이정표 앞에서 숨고르기와

얼굴 흐르는 땀을 닦는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등산객 남자 두 분이 이정표를

보고 망설이는 곁으로 다가와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다.

와우!~~~ 이런 태풍비속에도 카메라 장비를 메고

높은 산을 오른 사람이 있군요!

나의 모습에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분들은 산악 전문인 같이 등에 메고 있는 가방이 비에 젖지 않는

비옷을 입고 향로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향로봉 까지는 얼마의 소요시간이 될까요?

그리고 주 종목인 그곳에는 야생화가 많이 있을까요?

입가엔 미소를 머금고 일단 향로봉을 가는 길이니 함께 갑시다.

하는 소리에 어디부터 먼저 가야할지 흔들리는

마음이 완전 사라진 것이다.

 

 

 

 

 

어찌나 빠른 걸음인지 숨을 헐떡이며 10여분 걸어가니

정상 아닌 정상이 나타난다.

처음 이름으로 들어보았을 때는 아주 대단한 곳으로

마음속에 그림을 그려 보았지만 영 쌩둥맞은 장면이 펼쳐진다.

아주 조촐한 형태의 푯말로서 정상을 나타낸 것 같았다.

그래도 해발 높이가 1,034m를 자랑한다.

 

향로봉 정상에 서면 적상산 아래 동네 아름다움이 펼쳐진다는데

오늘은 태풍 영향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하얀 운무만 가득 있을 뿐이었다.

 

 

 

 

 그냥 덕유산 국립공원내의 향로봉을

인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주변을 세심하게 살펴보아도 고지대의 특별한 야생화는 보이지 않아

다시 안국사 방향으로 가려고 길을 재촉한다.

두 분은 향로봉을 정착지로 마침을 하고 하산을 서둘러

빗속으로 유유히 내려가 버린다.

 

 

 

 

보통 힘들게 정상으로 오르면 최소한의 5-8종류 야생화와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데 오늘은 영 실적이 좋지 못한 편이다.

산 아래에서 깊은 숲속 운무가 정상으로 올라오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이젠 혼자만이 남아서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혼자가 된다는 것이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연습도 필요할 것이다.

오늘 여러 가지 훈련을 잘 하고 있는 기분이다.

 

산의 능선을 타고 움직이는 동선이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힘보다 적게 소모되어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울창한 숲속 나무 가지 사이에 펼쳐지는 운무의 장면들은

이런 빗속 사항이 아니라면 보기 힘들 것이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한 속담같이 물론 야생화 탐사가 목적이지만

오늘은 다양한 장면을 두루 담고 있는 실정이다.

어려운 문제는 많이 내리는 빗속이라 망원렌즈에서

풍경, 그리고 접사렌즈의 교환 시간이다.

 

시기 적절하게 사물에 따라 렌즈를 교환하여야 하는데

내리는 빗방울에 주눅이 들어 교환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200mm 망원으로 넓은 장면을 담아 내지 못한 아쉬움이 숨어 있다.

한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한손으로 백통과 바디를 의존하고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다.

 

 

 

 

적상산도 나에게 미안함이 조금 남아 있나보다.

간간히 야생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풍취[축엽토아풍(槭葉免兒風)]

Ainsliaea acerifolia SCH.-BIP.

 

국화과로 숲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를 연상하게 만든다.

아주 귀여운 모습으로 산 숲 큰 나무아래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다.

다른 이름으로 괴발딱취, 장이나물 괴불딱취 등으로 불린다.

그리고 성숙된 잎의 모양이 단풍잎을 닮았다고 한다.

 

이른 봄에 돋아나는 새싹 모습은 하얀 솜털을 달고 있어

개나 고양이 발의 모습과 같은 솜털에 비유되어 괴발딱지 이름도 가진다.

다 자란 키는 30-80cm 정도이고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는다.

 

줄기 중간에 긴 잎자루를 가진 4-7개의 잎이 돌려나듯 달린다.

잎은 단풍잎의 손바닥 모양 5각 형태이며 5-7개로 얇게 갈라져 별과 같다.

꽃은 7-9월에 지름이 1-2cm 정도의 머리모양 꽃이 꽃대 모양으로 길어진

줄기 끝부분에 이삭꽃차례 모양으로 붙으며 옆으로 향하는 특징을 가진다.

 

암술은 1개이고 암술머리는 두갈래 얕게 갈라졌으며 갈라진 조각은

혀 모양으로 암술대보다 머리 부분이 굵다.

수술은 5개이고 열매는 여읜열매이고 긴기둥모양이다.

9-10월경에 익는데 우산털은 연한 갈색이며 깃털 모양이고

한 줄로 붙는다.

 

일종의 취나물과 같은 특유의 향과 맛이 난다.

그래서 어릴 때는 나물과 쌈으로 먹기도 한다.

옛날에는 장찌나 묵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단풍취는 중국과 민간요법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과 장염등에

약용으로 활용한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키가 있는 관계로 뷰파인더 없이

앉아서 그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다음은 흰진범과의 대화내용이다.

여러 차례 만나본 기억은 많지만 오늘은 특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깊은 산 숲속에서 서로를 부둥켜안아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들

한 동안 쳐다보게 하는 여유까지 가지게 되었다.

아름드리 참나무를 뒤 배경으로 요염하게 날개 펼친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속삭여주고 싶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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