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ㅊ)

장애를 극복하게 만들어 준 섬 지방 층꽃풀!!

테리우스원 2010. 12. 1. 15:01

 

 

 

옛날 우리나라의 남단 섬 지방에 20여 가구가 오손 도손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농사지을 땅은 거의 없지만 풍부한 바다 해산물에 의존한 전형적인  어촌 섬마을이다.

 

부부 금실이 좋기로 소문 난 섬 끝자락 초가집에 사내아기의 탄생된 기쁜 소식이 전하여졌고 

부지런함과 건강한 몸을 아끼지 않고 궂은일을 솔선수범하여 언제나 부락 주민들에게 

칭찬의 소리가 자자한 부부였다. 그렇게 세 식구는 욕심 없이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조그마한 배 한 척에 생계를 의지하면서 그날 잡은 생선을 어르신께 나누는 미덕도 잊지 않았고 

아내는 손재주가 남달라 바느질 품앗이를 자신 일같이 도우며  살았기에 

동네사람들이 경사 낫다고 큰 잔치를 성대하게 베풀어 주었다.

 

 

 

 

사내아이는 사랑을 먹고 총명함과 밝은 미소로 무럭무럭 성장하여 어느덧 8살이 되던 해  

거칠고 사나운 태풍으로 섬마을을 초토화 시켜 큰 피해를 입혔다,

바다와 농토에는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흉년이 찾아와 굶주림은 일상화 되었다. 면역력이 

강하지 못한 어린 아들은 땔감 장만을 위하여산 속으로 나섰다.

 

경사가 심한 뒷산에서 너무 많은 땀을 흘려 의식을 잃고 낭떠러지로 굴러다가 무리지어 피어난

층꽃풀 숲에 몸이 겨우 걸쳐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그 영향으로 아들은 부모가 부르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어눌해지는 혀 놀림으로  

말문까지 닫아버린  질병에 걸리게 되었다. 바다 일을 제쳐 두고 아들을 데리고 뭍으로 나가

의원에게 치료를 받았지만 정상적인 완치가 어려워 세월이 지나면서 자포자기를 하고 말았다.


말로 뜻을 전달할 수 없어 한자 두자 글을 종이에 쓰고 가르쳐 대화를 시작하였고 

총명한 아들은 빠르게 글을 깨우쳐 부모와 동네 사람들과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서서히 밝은 웃음도 되찾게 되면서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지극하여 효성 가득한 사내로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덩그러니 자리 잡은 집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이면 싸리문 사이로 비쳐지는

햇빛이 바다위로 반사되어 은빛 물결을 이루어 낼 때, 무어라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못할 

환상적인 모습을 항상 마음으로 담아 가며 살아가지만, 몇 년 전 흉년과 아들의 진료비로 

급하게 빌린 돈이 감당하기 힘든 이자에 이자의 큰 빚으로 불어나기 시작하였다.


아내와 의논을 하여 많은 고기를 잡으려 먼 바다로 나가서 밀린 빚을 갚아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였더니 아내는 장애를 가진 아들을 걱정하면서도 남편을 따라 같이 고기를 잡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남해의 청정지역에서는 서대와 민어조기가 아주 풍부한 곳이다.

서대와 민어조기는  추석 설명절 차례 상에 반드시 오르고 있는 어종이었다.

추석을 대비하여 여름 날씨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고깃배를 띄워 풍성한 수확으로 빚을 갚겠다는 계획이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장애아들을 두고 가려는 부모의 마음이 큰 걱정이었다.

 

부모는 곰곰이 좋은 생각을 구상하였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어 고민 하던 어느 날 목숨을 건져준 뒷산으로

땔감을 구하려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들을 동반하고 바다를 끼고 있는 험준한 산자락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바다가 흔히 내려다보이는 양지 바른 곳 건조한 바위틈사이 쪽빛 바다색의 꽃송이가 얼굴을 내밀고 

층층이 돌아가면서 피어난 모습에 아들을 힘들게 한 그곳 너무 화려한 야생화 숲에 발길이 멈추었다.


세 가족은 무슨 이야기도 없이 그저 얼굴 한번 쳐다보고 꽃송이를 한번 쳐다보고 하였다.

아들도 바다 빛 파란색에 반하여 자기를 살려준 싱그러운 꽃송이를 가리키며 좋아하는 모습이다.

 

오랜 시간동안 땔나무를 구하려니 서둘러야 할 것 같아 많은 량의 나무를 장만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난 후 엄마가 아들에게 쪽지를 내밀면서

'아들아! 산언저리에 피어난 파란 꽃송이가 층층이 피어난 것들이 시들기 전에 

먼 바다로 고기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니 그때까지 혼자서 집을 잘 지키고 있어라' 는 글을 적어 보여 주었다.

 

아들은 고마운 꽃송이를 생각하며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아빠가 재차 글을 보여주며 아들에게  많은 고기를 잡아 올것이니 그렇게 하라고 간절하게

설득을 하였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 부모의 간절함에 약속을 하였다.

 

 

 

 

며칠 후 먼 바다로 떠날 채비로 그물도 손질하고 먹고 마실 것을 준비하기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이른 아침 동쪽 햇살이 너무 싱그럽고 아름다워 세 가족은 기쁜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아들은 부모를 배웅하려고 소쿠리에 비상식량을 담고 뱃머리가 있는 방파제로 제일 먼저 나선다.

부모는 아들에게 다시 강조 하면서 층으로 피어난 꽃이 시들기 전에 집으로 올 것을  약속하고

배를 저어 멀리 떠나면서 아들에게 손을 흔들어 안심을 시켰다.

 

시간은 흘러 1주일이 지나고 1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매일 뒷산으로 올라가 바위틈 사이로  절벽 난간에 겨우 몸을 의지하며

층으로 피어난 꽃이 가지 끝에 피어 시들기를  기다리며,

부모가 돌아올 먼 바다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정성을 다하여 부모의 건강함과 많은 어종을 잡아달라고  

간절하게 기도드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효성스런 아들이었다.

 

 

 

 

 

이렇게 층으로 피어나는 꽃송이가 어찌나 오래 가던지 시들어 버릴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른 기약이 된 것 같았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 중추절이 가깝게 다가오는 날 아들은 오늘도 먼 바다에서 부모님의 배가 

보이기를 기대하며 목을 쭉 내밀고 기다리고 있었다.

 

끈기 있게 그리고 지극한 마음으로 쪽빛 층꽃이 하나하나 피어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가지 끝에서 시들어 버릴  꽃송이를 기대하고 매일 부모님의 안녕도 기원하였던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어느덧 꽃송이가 가지 끝을 향하고 있었지만

피어난 꽃송이는 쉽게 시들어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몸은 점점 지쳐 가지만 마음은 자기를 구하여준 파란 빛 꽃송이가 가지 끝으로 피어날

모습에 설레며 보고 싶은 부모님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소망이 가득하였다.

 

 

 

 

오후가 지나면서 수평선 너머 조그마한 배가 보이는 것이 부모님의 배로 판단하고 

기뻐하면서 두 손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말문이 막히고 귀가 들리지 않지만 시력은 남보다 월등하였던 것이다.

 

배가 섬 가까이 다가서면서 아들이 힘차게 손을 흔들고 발을 굴리면서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아들의 정성어린 마음으로 기도한 댓가로 풍성한 어종이 많이 잡혔던 것 같다.

 

서대와 민어조기를 말려 한 가득 배에 싣고 구릿빛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어면서 방파제에 도착 하였다.

 목숨을 건져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 꽃 한 송이를 꺾어 무사히 돌아온 엄마에게 건네고

품을 파고들며 말없이 울음을 터뜨리는 아들을 한동안 껴안고 감사의 눈물만을 흘렸다.

장애는 불편할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움직이고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며

모든 일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게 살아가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아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무리지어 피어난 꽃송이가 자기를 살려주었고

인내하게 만들어 주었기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부모님께 글로 적어 전달하였다.


다음날 뭍으로 나가 잡아 말린 서대와 민어조기를 팔려고 하니 너무 싱싱하게 처리되어진

것을 본 소비자들에게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팔려나가 빚을 다 청산할 정도의 수확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아들의 장애를 가진 딱한 사정에도 그렇게 많은 고기와 빚을 모두 청산한 이유가 궁금하였던 것이다.

 

가족들은 아들을 살려준 층꽃을 바라보면서 부모를 잘 기다리고 부모에게 평화로움을 기도한 것이라고 설명 드렸다.

그 꽃을 보고 싶어 하여 동네 주민들을 안내하여 뒷산 언덕을 향하니 무리지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한 송이도 시들지 않고 향기를 건네는 야생화에 모두들 탄성을 자아내고 말았다.

가깝게 가서 살펴보면서 나무 같은 꽃이 층층이 피어난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층꽃풀이라 하니

나무 같아 층꽃나무라고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여 나무 같은 야생화의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여름부터 가을까지 개화시기도 길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충분한 식물이다.

꿀벌들이 층꽃풀에 얼마나 많이 몰려 더는지 밀원식물로도 부락 주민들에게 큰 소득을 안겨 주어 모두에게

부자를 만들어 주는 야생화로 인기를 누렸다고 전한다.


줄기는 나무 같은 모습이지만 꽃송이는 전쟁터에서 사용했던 방망이 무기 같이 생겼고

채찍 같은 줄기도 그리고 꽃의 색상도 너무 아름다운 야생화이다.

 

층꽃풀은 자연에서 피어난 난초 같은 향기를 가졌다고 하여 난향초(蘭香草)라 하여

습한 기운과 가래를 삭이고 없애는 효능과 감기로 고열이 날 때, 뼈마다가 쑤실 때,

백일해, 만성기관지염, 생리불순, 산후치료, 습진 등 의 약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나무같은 풀이 있고 풀 같은 나무가 있는데 층꽃풀(층꽃나무)가 바로 풀 같은 나무의 야생화이다.

조그마한 포기를 서로 서로 뭉치고 만들어 줄기 가득 층층으로 피어나며

겨울철 매서운 날씨에는 전초가 풀 같이 죽어버리는 생태로 인하여 풀 나무라고 한다.

 

속씨식물 쌍떡잎식물강, 꿀풀목, 마편초과, 층꽃나무속의 층꽃풀 야생화를

약명은 난향초, 다른 이름으로는 유.란향초, 층꽃나무라고 한다.

주로 우리나라 제주도 및 남쪽 따뜻한 섬 지방 산야지 험준한 바위틈과 절벽 난간 등에서

자생 분포한다. 꽃은 통꽃이고 중간에서 아래의 1장만이 특별하게 크고 가장자리가 가늘게 갈라진다.

 

 

 

 

키는 어른의 무릎 높이 정도 까지 자라고 잎은 긴 타원형으로 마주나며

5cm안팎으로 뾰족하지 않는 톱니가 있다. 특히, 잎의 앞뒷면에 틀이 많이 뽀얗게 보이고

뒷면에 털이 더 많이 있다. 꽃받침은 오랫동안 시들지 않고 남아 있으며 열매는 5개씩 들어 있다.

꽃과 전초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는 야생화로 꿀벌에게 인기를 독차지 하는 지도 모른다.

 

영어로 블로 스피레아(Blue spirea)라고 하여 푸른 조팝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식물학적으로 조팝나무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줄기 끝의 꽃송이가 층층이 달려 마치 꽃으로 만든 방망이 혹은 줄기로 휘어지는 채찍

느낌들이 조팝나무를 닮았다고 그렇게 불러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최근에 와서 꽃꽂이용으로 그리고 정원수나 공원 등에 개화의 시간이 길어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한 이유는 온도의 민감성으로 분포의 한계성 때문이다.

 

풀과 나무의 조화를 이룬 남보라색꽃

층꽃풀 [난향초(蘭香草)]

Caryopteris incana(THUNBERG.)MIQUEL.

 

 

아름다운 향기속에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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