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ㅂ)

흰병아리난초 (병아리난초) 여름 야생화!

테리우스원 2021. 7. 1. 11:23

야생화들이 자생하는 환경은 다양하다.

꽃을 피우고 여러 매개체를 유혹하여 종족의 번식이란 목적을

수행하려고 무딘 애를 쓰는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높은 곳 낮은 곳에서 건조한 곳과 습지의 자연에서 무궁한 그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말았다.

응급처치로 오른손으로 족삼리혈을 두들기지만 역부족이다.

 

 

일어서서 다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왼손으로 무거운 카메라를 받쳐 들고 고사한 삼나무 가지를

오른손으로 꽉 움켜쥐고 겨우 몸을 곧추세운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흐르는 땀을 식히는 시원함도 순간이다.

아찔한 주변의 환경에 현기증이 핑 돌 정도로

험악한 바위에 몸을 겨우 의지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행동반경을 넓힌다면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잘 판단하고 으름 땡 같이 몸을 고정하며

경련의 허벅지를 허공 위로 부지런히 털어본다.

몇 번을 시도하니 겨우 경련의 흔적이 사라졌다.

 

 

깊은숨을 내뱉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올라온 바위를 내려다보니

험준하고 가파른 절벽이 아찔하다.

내가 어떻게 올라왔는지 아득함이 밀려든다.

최상의 모습을 만나기 위한 역동적인 몸부림일 수 있다.

이런 사항은 어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듯하다.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 틀림없다.

 

 

한 몸을 겨누어 있기도 버거운 공간에서 몸을 축소하면서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내려니 경련 발생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곡예 하는 중이다.

왼손으로 고사한 삼나무 가지를 움켜쥐고 왼쪽 다리를 허공으로 보내고

몸 체중을 최대한 오른쪽으로 비틀어 오른손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원하고 바라는 구도를 위하여 내 몸을 만들고 있는 실제 모습이다.

 

최상의 모습을 담지 않으면 그 험준한 길을 내려오지 않다는 성미를

자신이 먼저 알기에 사진을 만들기에 몸을 희생시키는 고통일지 모른다.

그래서 하나의 사물을 최상의 모습으로 만들어 내도록 헌신한 결과가 천 컷을 넘어서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하늘에는 소나기구름이 가득 뭉쳐져 있고 후덥지근한 날씨는

몸을 땀 만들어 내는 공장으로 변모시킨다.

 

날씨의 환경이 셔터 속도가 나오지 않는 사항에 단전호흡을

얼마나 깊게 하였는지 땀범벅이 되었다.

 

 

물론 ISO 수치를 높이면 조금은 편하지만

50이란 숫자를 고집하는 성격에 더 힘들다는 것이다.

절벽 아래에서 기다리는 동행자는 내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쳐다볼 뿐이다.

 

금방이라도 소낙비가 쏟아질 것 같은 상황에도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더 험준한 곳에 멋진 모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산 넘어 몸을 돌리고 있었다.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앞의 산꼭대기의 높이와 비슷하니

선 이곳 높이를 짐작하게 하였다.

 

부족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하고 장비를 챙겨 하산을 서두른다.

약 2시간 30여 분의 사투를 벌이고 뒷걸음으로

기어서 절벽의 난간을 내려오니 상하 옷은 땀 범벅으로 변하였다.

생각해보니 한 행동에 가벼운 웃음만이 답일 듯하다.

두 사람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치 않고 침묵으로 왔던 길을 빠르게 이동 중이다.

 

 

정신을 차리고 곰곰이 생각하니 병아리난초는

그 험준한 바위틈에 이끼를 만든 한 줌도 되지 않을 토양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고 나에게 미소 짓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으려 머리를 굴리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 같이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일까?

 

편한고 즐길 수 있는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뒤에 훼손할 사람의 흔적이 무서워

그 험준한 곳으로 이사를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까지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더 번창하고 풍성한 모습으로 다시 아름다운 미소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자동차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참고 참았던 눈물일까?

 

6월 말에 내리기 시작한 엄청난 폭우다.

조금 더 늦었다면 장비에 목욕 중이라고 팻말을 걸어둘 뻔하였다.

 

오늘은 행운이 가득한 날이다. 병아리난초는 붉은색이 주를 이루지만

순백의 개체를 조금 늦었지만 만난 감사함이다.

 

 

병아리난초[무주란(無株蘭)]

Amitostigma gracilis(BLUME.)SCHLECHTER.

 

속씨식물 외떡잎식물강 난초목 난초과 여러해살이 야생화로

무주란(無株蘭)이라고도 하며 깊은 산속 음지의 암면(岩面)에서 자생한다.

 

키는 20cm 정도이고 6~7월에 홍자색 꽃 또는 드물게

흰색의 송이꽃차례[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며

줄기 끝에서 한쪽으로만 모여 피어나고 특징의 꽃으로

3mm 정도로 아주 작다는 표현으로 병아리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테리우스원 (정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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