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ㅎ)

흰 복주머니난 야생화에 엎어진 사건!!

테리우스원 2017. 6. 2. 15:23

 

 

번쩍!~~

 우르릉 쾅! !~~~

하늘을 보아하니 서둘러야 할 것 같은 예감에 가시밭 산 능선을 넘어 하산하는 중이다.

발길을 멈칫하게 만든 희귀종이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아니 이런 곳에 숨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길까?

정말 하면서 조심스레 다가가는 발길에 하늘에는 연속적인 천둥 번개가 나를 위협한다.

그렇다고 순순히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갈 마음이 아니지?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고 그냥 장비를 풀어 제친다.

 

 

 

 

 

앞선 아내는 나를 목청껏 부르면서 빨리 오라고 하는 순간

여보!~ 빨리 와! 반복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다급해진 나의 목소리에 놀라 다시 산을 타고 올라온다.

 !~~~ 이건 흰 복주머니난이 아닌가?

어찌 이런 곳에 숨어 있을까?

주변을 두리번거려도 가시덩굴이 에워싸듯 보호하고 있었다.

 

둘은 그 자리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장비를 안고 엎어지고 말았다.

가쁜 숨소리만 들릴 뿐 한동안 정적이 흐르는 상황,

 하늘에는 억울하다는 표현으로 굵은 빗방울을 한두 방울 뿌리기 시작한다.

 어둠이 가득 하늘을 메우고 우거진 숲속에는 F값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예상한다.

삼각대도 없는 상황에 카메라 가방을 의지하고 호흡 중지하는

기교를 마음껏 부려야 할 판이다.

 

 

 

 

 

사진 촬영에는 세 가지 기본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첫째 조리개(F) 둘째는 셔터속도 그리고 세 번째는 ISO 확보사항을

자유롭게 움직인다면 좋은 사진으로 탄생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물론 카메라 기종별로 기능적 수치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본인은 카메라 장비를 움직이는 철칙이 있는데 ISO 수치를

50 이상 올리는 것을 굉장히 꺼리는 편이다.

 물론 풀 바디에는 대부분 50으로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크롭 바디에서는 지원하는 장비도 있고

지원하지 않는 장비를 가격대비로 인식하면 된다.

앞선 상황에서는 셔터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떨림을 예상해야 한다.

떨림 방지 예방에 자신이 없다면 ISO 수치를 높여야 한다.

ISO 수치를 높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노이즈가 발생하면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ISO 수치를 50100을 두고 비교를 하면

 야생화 사진에서는 화질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 문제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떨림보다 선명도에

 더 집중하는 힘을 가지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깊은 단전호흡을 고급 적으로 운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호흡을 멈추고

원하는 사진을 담으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떨림은 호흡법과 비례한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ISO(International Standards Organization의 약자로 국제 표준화 규격이란 의미다)

빛에 의하여 바뀌는 속도(감도)를 말한다면 무난할까?

여하튼 수치를 낮게 하는 것이 선명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머리에 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오늘 이 상황에서도 고집스럽게 ISO 수치를 높이지 않고 50으로 담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언제 이런 희귀야생화를 만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너무 멀고 험준하여 다시 찾기도 힘든 상황에서 후회 없는

진검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신념일지 모른다.

 

 

 

 

 ~컥 하는 셔터 속도를 최대한 낮추고 호흡을 최대한 정지하고

가방에 장비를 밀착시키고 정교함의 극치 작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결과물에서는 떨림이란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 같다.

마음은 바쁘고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지니 조바심이 생긴다.

 그래도 한 컷 한 컷 정성스럽게 담아내려니

 욕심쟁이 같은 소낙비가 우두둑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는 것으로 보아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고

나를 삼킬 것 같은 위협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욕심을 더 부려보려는 나를 향해 여보!~~~ 우중 대비가 전혀 없는데

그렇게 여유로운 행동을 하느냐고 발을 동동 구르는 표정이다.

 

 

 

 

 

욕심으로 조금만 더 한 컷만 더 하는 사이 빗줄기가 연속적이고

 굵어지니 아내는 나의 고집에 그냥 내버려 두고 서둘러 하산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도 한 컷 더 하면서 버티니 렌즈 위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에

결국 항복하고 웃옷을 벗어 감싸고 미끄러지듯 산길을 내리꽂았다.

 

몸은 비로 흠뻑 젖어 물이 흘러내리고

그 와중에 장비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뿐

차량 있는 곳까지 아내보다 내가 먼저 도착한 사건이다.

차에 오르자마자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려니 아내가 헐레벌떡

차에 오르면서 언제 왔냐고 반문을 한다.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얼마나 억울하였으면 하늘도 나를 용서하지 못했을까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는데 이제 만나는 설움의 눈물로 받아주어야 할 듯하다.

그래도 그 흔적들을 악조건에서도 카메라에 담았다는 행복함이 밀려온다.

 과연 어떤 표현으로 담아 왔을까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겨우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으로 달려가 확대 확인해보니 아쉽지만,

 발자취를 안고 온 사건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 같다.

 

멸종위기 2급 야생화의 누명을 당당하게 벗어버리고

우리 앞에 멋진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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