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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ㅎ)

옛날 할머니를 그리워하게 만든 빗살현호색 야생화!!

테리우스원 2013. 4. 16. 08:36

 

 

야생화 탐사 중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인하여 멀미나는 개체가 있다.

제비꽃과 현호색이 제일 어려운 과목으로 선정하고 싶다.

물론 그 보다 더 어려운 것들도 있겠지만 본인의 체험으로 말씀드린다.

미안한 일이지만 만나면 반가운 야생화가 있는 반면 피하고 싶은 종류도 있다.

 

누군가 물어보면 더욱 난감하여 전문서적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회피를 할 경우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피할 수 없는 현호색과 마주치게 된 것이다.

현호색 야생화 종류를 살펴보면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애기현호색,

 왜현호색, 점현호색, 둥근잎현호색, 칼퀴현호색, 들현호색,

세잎현호색, 좀현호색 등등이다.

 

 

 

 

간단한 특징을 살펴보면

현호색의 학명중 종명을 뜻하는 Corydails란 의미는 히브러어로 종달새를 표현한다.

그리고 현호색은 변이가 극심하여 많은 종류가 있으나

우선 잎모양으로 살펴보자.

 

빗살현호색은 작은 잎이 빗살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댓잎현호색은 잎이 대나무 같이 가늘어진 모습이다.

왜현호색(산현호색)은 잎의 끝이 둥근편이다.

애기현호색은 잎몸이 빗살처럼 갈라지나 빗살현호색보다 더 잘게 갈라진다.

점현호색은 가장 쉽다 잎에 하얀 반점이 있다.

둥근잎현호색은 잎갈래조각은 둥근 모양 또는 넓은 타원모양이며

밑부분은 쐐기모양이고 가장 자리 윗부분은 깊게 갈라진 결각이다.

칼퀴현호색은 꽃받침 끝이 갈퀴모양으로 갈라져서 꽃의 통부를 감싼다.

좀현호색은 잎에는 뿌리잎과 줄기잎이 있는데 뿌리잎은 작으며 2-3번 3갈래난겹잎이다.

그리고 한번 갈라진 쪽잎은 다시 2-3번 깊게 갈라진다.

 

 

 

 

 

야생화 좋아하는 사람들의 구분법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차려

왜현호색, 들현호색,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점현호색 등으로

분류가 되었는데 변이가 하도 심하여 따로 구분을 하지 않고

모두 현호색으로 부르기로 하였다.

조금은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오늘 산속에서 만난 것은 아마도 빗살현호색이 아닐까 사료되면

나를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게 만들어준 야생화이다.

지금 막 깨어난 산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를 잡아

청색의 싱그러움과 어우러진 풍광에 반하여 급하게 달려가는 순간이다.

 

겨울철 얼었던 돌무더기가 삽시간에 무너져 앞으로 고꾸라지고 있다.

등에 메고 있는 무거운 장비 탓에 얼굴부터 바닥으로 내려간다.

혼자말로 어! 이러면 곤란한데 하였지만 나의 딱한 사정을 헤아려줄 리 없다.

한마디로 무기력하게 당하고 만 꼴이 되어간다.

 

 

 

 

목에 걸고 있는 카메라를 물에 잠기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써보지만

이미 밑 부분과 후두가 살짝 잠겼다.

팔과 다리는 첨벙 소리를 낸 판인데 카메라가 온전 할리 없다.

얼른 몸을 추스르고 장비부터 들어 올리니 세로그립에서 물이 줄줄 흐른다.

 

다행이도 세로그립의 덕분에 바디는 모면하였지만

후드가 살짝 잠겨 렌즈에 신경이 쓰인다.

장비를 풀어헤치고 세로그립을 분해하니 밧데리 연결부위에서 물이 흐른다.

 

 

 

 

수건으로 급하게 이곳저곳 닦아도 역부족이라 장비를

해체할 수 있는 부분을 다 풀어놓고 내리쬐는 햇빛에 말린다.

수건으로 큰 물자국부터 제거하는 있는 과정에 이상하게

얼굴에서 무엇인가 흐르는 느낌을 받아 손으로 만져보니 어라! 피가 묻어나온다.

안경은 돌에 부딪히면서 형태는 알아보지 못하게 찌그러져 있다.

손으로 대충 형태를 휘어잡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핸드폰 반사경으로 얼굴을 살피니 그리

큰 부상은 아니고 조금 상처가 나서 피가 난 듯하다.

부딪힌 이마는 얼얼해져오고 있다.

 

 

 

 

아마 그만 담고 귀가 하라고 특별한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닐까 사료된다.

어제까지 내린 비와 강풍으로 인하여 야생화 탐사가 어렵지 않을 까 생각하였는데

다음날 화창한 날씨가 나를 유혹한 것이다.

 

 

 

빗살하면 옛날 할머니께서 곶게 빗어내는 참빗과 얼레빗이 생각이 난다.

우리 할머니는 얼레빗보다 침빗으로 동백씨 기름으로

머리를 윤기있게 만들고 정갈하게 빗어진 머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금에는 그런 머리를 감상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파마머리가 아마 대세가 아닐는지 그 이유는

간편성에 우선을 두었기 때문이다.

 

 

 

 

참빗은  

빗살의 간격이 아주 가늘고 촘촘한 대빗. 진소라고도 한다.

흰머리 검은머리 모두를 정갈하게 다듬는데 사용한 필수적 도구이다.

참빗은 먼저 얼레빗으로 머리 결을 대충 빗어낸 후 더 정교한

모습으로 머리를 만들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머리의 정교함도 있지만 머리카락에 숨어 있는 해충(이)나 먼지로 인한

오물 그리고 비듬 등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동백기름을 머리카락에 바를 경우 겉면에만 칠하여질 우려가 있으나

빗에 기름을 묻혀서 빗으면 머리카락 깊숙한 부분까지 윤기를 발할 수 있다.

 

 

 

 

동백기름을 흔히 사용하였지만 비듬제거에는 들기름도 사용하였다.

대개 대나무 살로 촘촘하게 직사각형으로 만들지만,

대모로 만든 것도 있으며 빗살 역시 성긴 것과 촘촘한 것 등 다양하다.

크기에 따라 대소·중소·어중소·밀소의 4가지로 구분하고

마구리의 재료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중소의 경우 우골로 된 것은 골중소, 나무는 목중소, 대로 된 것은 대중소라고 불렀다.  

전라도 지방의 담양과 영암이 생산지로 유명하고,

이 중에서도 영암에서 나는 참빗이 상품(上品)으로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사용되는 빗살과 같은 잎의 모양이라 하여 빗살현호색이라고 불린다.

비온 뒤의 물방울도 머금고 싱그럽게 미소 짓는 야생화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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