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ㅂ)

아내 아니었다면 바람꽃 봄 야생화는 새 될 뻔하였다!

테리우스원 2012. 3. 5. 06:30

 

 

 

꼭!꼭! 숨어 보이지 않는 바람꽃 봄 야생화를 찾아 

혼자서 이리 저리 허둥거리며 땀을 흘리고 있는 사이

 정겨운 아내 목소리가 길 아래에서 들려온다. 


딸과 함께 무엇인지 쫑알거리는 불만 섞인 소리로 들려온다. 

가까이 다가오는 인기척에 여기야!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웃으면서 나를 버리고 도망 갔는데 반갑게 맞아주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빈정거린다.

 

만구 세상에 야생화가 그렇게 빨리 보고파서 

아내를 내팽개치고 가면 낯선 외지에서 누구에게 잡혀가면 

어쩌려고 그랬느냐고 추궁하면서 다가온다.

옆에서 엄마를 응원하는 딸이 

아빠는 야생화가 엄마보다 더 좋다는 이야기라고 놀린다.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아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흐르는 땀방울이 더 세차게 흘러내린다.


 야생화가 어디 있냐고 보여 달라는 소리에 

풀 죽은 목소리로 아직 찾지를 못했다고 하였더니 

나를 버리고 갔으니 잘 보여 주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미안해! 해는 서쪽으로 기우는 시간이라 

마음도 더 조급해져서 그러니 이해하세요!”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아내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달래니 

겨우 마음이 풀어져 다행스러웠다.

 

 

 

 

 

분명 밭을 넘어서지 않는 위치에 있다고 하였는데 

아무리 찾고 또 찾고 옷이 찢기면서 훑어도 

바람꽃은 보이지 않아 포기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무리 먼 거리를 왔어도 억지를 부려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다.

 

잠깐 허리 펴고 땀 닦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무렵이다. 

남자 두 분이서 카메라를 메고 우리가 있는 위치 저편에서 

산으로 급히 오르고 있었다.


“나 보다 먼저 아내가 남자분께 그 쪽으로 가면 야생화가 있나요?”

 하고 말을 걸어간다 “예! 산을 넘어가면 노루귀가 많아요! 

 

그런데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꽃송이를 닫았을지 모른다.” 는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아내에게 딸과 함께 따라 가서 

노루귀가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오라고 하였다. 

 

나는 이곳 주위에 바람꽃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큰 소리 대화하는 것을 듣고서 “바람꽃을 찾고 있어요?” 하였다.

 

 

 

 

 

 

“어디서 왔어요?”

“저희는 대전에서 바람꽃이 분위기를 안고 

있다고 하여 왔는데 찾을 수가 없네요!”

 

“바람꽃은 이쪽이 아니고 저쪽 능선을 넘어가면 많아요!” 

하는 소리에 즉각적인 반응으로 정확한 설명을 

해달라고 허둥지둥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보이는 능선을 돌면 계곡이 나오는 데 

그 곳을 따라 오르면서 찾으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서둘러 장비가방을 등에 업고 가르쳐준 

능선을 향하여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었다.

 

 

 

 

 

흐르는 땀이 마를 틈도 없이 

급한 마음으로 비탈진 산길을 해매고 있으니 

호흡의 힘이 두 배로 소비되어 가슴에 통증이 올 정도였다.


그래도 맑은 산속의 공기를 흡입하는 과정이라 

 빠른 회복으로 통증이 사라지고 있다.

 

아내에게는 노루귀의 위치를 부탁하고 

각자의 역할을 위하여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노루귀가 있는 위치가 우리가 있는 곳 보다 

그리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저쪽 언덕으로 이동하니 계곡이 보이면서 

바람꽃 야생화가 자생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곳에도 가시와 머루 덩굴이 뒤엉켜 

진행하는 몸을 만만하게 허락하지 않았다.

 

 

 

 

 

막 산마루 햇빛이 아스라이 비쳐지고 바람꽃이 

한 두 송이 자태를 뽐내면 나타난다.

 오늘은 허탕을 치고 돌아가야 하나 하는 아쉬움을 멀리하고

기쁨 마음으로 무거운 장비를 풀었다.

 

덥석 무릎 꿇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입술을 흰 꽃잎에 

입맞춤을 하면서 사랑한다! 바람꽃아!

 너를 보려고 이렇게 먼 길을 달려 왔다고 고백을 하였다.


방긋  미소를 가득안고 

이렇게 뽐내며 피어난 모습을 외면하고 먼 길을 떠나가면 

더욱 슬플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였다.

 

 

 

 

 

지는 햇빛의 속도는 더욱 빠르다

 조금의 빛이라고 허락하는 한 꽃잎위에 두어야 

환상적인 모습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빛이 없다고 인위적인 손전등으로 

빛을 만들어 담아내면 

얼핏 보면 빛 받은 야생화로 보일지 모르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빛이 아니라는 것을 식상해 할

독자들이 더 빠르게 인식한다.

 

 

 

 

 


그래서 야생화를 담으면서 플래시와

 가공적인 빛을 사용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이다.

본인의 카메라에는 플래시 장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빛을 최대한 조절하는 F2.8 렌즈만을 고집하는 이유이다.

자연적인 빛의 조화로움은 

우리의 마음을 뒤흔드는 마력적인 

힘을 가졌다고 설명 드린다.

 

 

 

 



사진은 빛의 조화로움이라고 말씀드린다.

 아쉽게도 빛이 서쪽 산을 넘어가도 

그 여운에 빛의 힘이 살아 있기에 역광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렌즈의 힘을 믿는다.


한 두 송이에도 기쁨으로 엎어져 

멋진 모습을 표현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 순간 

노루귀의 자생 위치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아내 모습이 개선 장군 같았다.

그 곳도 아쉽게도 숲속이라 햇빛이 없어 노루귀가 

꽃잎을 열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하나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야생화를 가장 정교하게 표현하려면 

그냥 대충 꾹! 꾹! 눌러 찍으면 아무리 많은 수로 담아도 

만족스런 모습을 절대로 기대하지 못한다.

 

 

 

 


그렇게 정교한 모습을 담으려면 

한 곳에서 2시간의 여유를 주어야 최선을 다하였다고 자부할 것이다. 

그런 성격을 잘 이해하는 아내는 딸과 함께 주변의 

더 좋은 모습을 탐사하기 시작하였다.

 

여보!! 빨리 와! 빛이 꽃에 아직 조금 남아 있고 다섯 송이야!

다섯 송이에 반사적으로 일어나 아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간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세상에나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한 두 송이를 보다 여러 송이 무더기로 

피어난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위쪽를 오르면서 난리가 났다 여기는 완전 밭이라고 한다.

어라!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장비를 팽개치고 사항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이 계곡은 온통 바람꽃의 자생지였다.

 

유심히 살펴보니 변산바람꽃과 동일 한 것 같은데 

아마도 이곳에서 더 빨리 발견 되었다면 

여수바람꽃이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부족한 시간을 메우기 위하여 

제일 풍성하고 개체수가 아름답게 피어난 곳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빛만 충분 한 시간이라면 몽땅 다 담아 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사항이라 다른 바람꽃에 

미안함을 속삭였다.

 

 

 

 

 

 

아직도 꽃망울 머금고 나타나는 개체도 많이 있고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서로를 위로하기라도 하듯 몸을 부비는 모습들이다.

햇빛의 기운은 완전 서쪽으로 기울어 어둠이 서서히 밀려온다.

드디어 하산 하자는 아내의 독촉 소리가 들려온다.


한번만 더! 그리고 더 정교한 모습으로 욕심을 부려보지만

 빛의 부족으로 어쩔 수 없어 흩어져 있는 

장비를 챙기고 하산을 서둘렀다.

 

오늘은 아내가 아니었다면 바람꽃 야생화를 보지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


감사의 마음으로 그리고 도망한 미안함을 함께 

아내 볼에 뽀뽀해 주면서

오늘은 당신이 아니었다면 바람꽃은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갈 뻔 했다고 고백하였다.

 

 

 

 

 

 

더 어둠이 밀려오기 전에 여수까지 왔으니

향일암을 감상하려고 길을 재촉한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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