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기타(인물사진 포함)

농부에게 어르신이라고 호칭하여 혼난 일!

테리우스원 2011. 10. 19. 07:30

 

 

결실의 계절에 풍요함과 즐거움이 가득한 농민들의

천진스런 웃음소리가 우리들에 힘을 보태주는 아름다움이다.

올 여름 그렇게 우리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강한 장맛비로

농민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하루가 멀다않고 비바람을 뿌려 된 날씨, 하늘 한 구석이 구멍이 뚫힌 듯

내리는 빗방울이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일조량의 부족으로 올 추석에는 달콤한 과일이란 단어를 잊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벼농사에 나락의 알이 충실하게 달리지 않아

흉년이 되지 않을 까 마음조리면서 시간을 바라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접어들기 무섭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우리를 힘들게 하였지만 본인은 기쁨의 날로 고백 드린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단 이야기 같이 그렇게 나의 마음을 애태운 장맛비가

늦더위로 과일과 곡식들에게 얼마나 효도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었다.

 

그런 악조건의 기상 이변에도 초가을의 태양빛에 평년작을 능가한다는

소식이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 버렸다.

 

 

 

 

 

모든 농산물을 이제는 시장에서 조달 받는 신세라

흉작이 들면 식탁에 오를 반찬의 가격에 신경이 곤두 설 수밖에 없다.

농민들의 수고로움이 없다면 진정 우리는 살아 갈 수 있다고 판단하시는지

물론 2차 3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1찬 산업인 농업이 무너지는 순간

인간의 삶도 함께 무너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주말 농장과 같은 땅을 빌려 여러 가지 채소를 길러 본 경험이 있지만

정말 그들의 땀과 노력이 얼마나 고된 작업들인지 체험을 하지 않으면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농업의 어려움 때문에 서비스나 생산

관련 직종을 선호하는 지도 모른다.

오늘도 야생화 탐사를 마치고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농부들의 추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지만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어릴 적에는 가을이 되면 낫이란 농기구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었다.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불어오는 가을바람결에 일렁이는 모습은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그들의 우리의 곡간에 들이게 하는 기구가 바로 낫이란 것이다.

친구들끼리 품앗이란 단어를 되살려 서로의 집에 일 년 농사를 지어온

논에 무르익은 벼를 베려 가는 일이다.

 

대부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던 몸이지만 모처럼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 나선 길 그날의 봉사로 인하여 밤새 허리의 고통을 호소한 기억을 회상한다.

농사를 직접 체험한 친구들은 문제가 없겠지만

그러나 낫으로 벼를 베는 일이 일 년에 한번이라면 몸살을

앓아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아직 덜 빠진 논바닥 진흙 속에 발이 빠지면서 풍성한 나락을 베어놓을 때

힘들지만 먹음직스러운 쌀밥을 생각하면서 그 고통을 날려 보낸 기억이 있다.

최근의 농촌의 풍경에는 아주 이색적인 풍경이 많이 펼쳐지고 있다.

 

사실 농촌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무엇보다 1차 산업은 인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 도시로 편안한 직업을 찾아 나선시간 연세가 많으신 분들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이 최고의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그런 것을 극복하려고 첨단 농기계를 도입하여 그 고충을 해소하려고 하고 있다.

 

 

 

 

 

콤바인 한대의 위력으로 과연 몇 명의 인력을 대변 할 수 있을지

시골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살펴보면 한사람의 숙달된 기계 조작으로

진행되는 농사일이 얼마나 큰 보람을 느끼게 하는지 보는 것으로 흐뭇한 것이다.

 

오늘은 그런 사항에 아주 미안한 일이 발생된 이야기를 틀어놓으려고 한다.

한참을 지켜보면서 논의 벼들이 차츰 사라지고 자루에는 그 열매만 가득

채어지는 시간 카메라를 준비하고 그 모습을 열심히 담아내고 있을 무렵,

 

수확된 종자를 담을 자루가 없어 잠깐의 휴식시간 갖으면서

논둑으로 나오면서 모델료가 비싼데 그냥 막 찍으면 안 되지요!

막걸리라도 한 사발 주면서 찍으라고 한다.

물론 농담이 섞인 말이지만 최근에는 사진을 함부로 담지 못한 실정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사진만 담으면 모델료를 달라고 하니 난처하여 그냥 웃음으로 넘기려한다.

 

겸연쩍은 순간을 모면하려고 “어르신! 콤바인 기계가 얼마나 합니까?” 하고 질문을 드리는 순간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데 나를 보고 어르신이라고 하면

어쩌자는 이야긴가요? 반문한다.

 

 

 

 

시골에는 대부분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만 농사짓고 기계를 조작하는 줄로 착각하였다.

눌러쓴 모자에 얼굴에는 수염을 깍지 않고 기른 모습하며 검게 그을린

얼굴이 내가 보기엔 내보다 연배의 나이로 보였다.

 

모자를 벗어버리며 정색으로 나이를 따지고 물어서 50대 후반이라고 하니

놀란 표정으로 50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둘째 동생 벌 되는 사람에게

어르신이라고 하였으니 기분이 나쁘다는 이야기다.

조금은 황당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굉장히 난처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건넨다.

혼자말로 나도 면도 하고 얼굴을 화장하고 나서면 40대로 보인다고

내 뱉는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다가는 큰 봉변을 당 할 것 같아

수고하라는 말을 남긴 채 도망치듯 차를 타고 그 자리를 피하였다.

 

혼자 돌아오는 길 마음이 무거움을 느낀다.

이젠 입버릇이 된 것 같이 나보다 연배인 사람을 보면 어르신이라고 호칭을

하면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나보다 밑의 나이 젊은 사람에게 그런 실수를 한 것이다.

 

농사일을 하면서 수염도 제대로 깎지 못하고 얼굴 관리를 잘못하여

젊은 나이에 어르신 대접을 받는 것이 대단히 기분 상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 내용의 글을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농촌에 가면 이젠 조금은 신중한 대화를 하여야 할 것 같다.

나도 이젠 나이를 먹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서글퍼지는 하루가 된 것이다.

 

 

더 풍성하고 풍요로운 가을되길 소망 드리면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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