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ㅌ)

한가위 비맞은 털며느리밥풀 야생화!!

테리우스원 2011. 9. 15. 13:02

 

오늘은 살고 있는 인근지역에 야생화 탐사를 떠나려고

장비를 일기예보에 맞추어 준비를 하곤 한다.

남해 먼 바다에서 태풍이 일본 지역을 향하여 빠르게

북상하여 우리나라에도 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즐거운 한가위 푸른 하늘이 더 높아져야 하는 계절이지만,

아직도 짙은 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어 들판의

곡식과 과일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넘쳐날 정도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들에게 많은

햇빛 선물을 준다면 더 없는 풍성한

가을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그냥 가까운 곳 그리고 야생화가 풍성한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름대로 욕심을 부려보지만 그리 호락호락하게

우리주변에서 웃음을 선물로 안겨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아름답고 귀한 것을 보려면 그 대가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지금 시점이 가장 야생화 탐사에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한다.

무성하게 자란 풀 섶과 힘이 비축된 잡풀들의 잎사귀는

날카롭기가 칼날보다 더 강하여 부드러운

피부가 닿으면 상처를 입는다.

 

잦은 비 소식에 산 속의 바위들은 미끄러워

조심하고 또 조심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당할 수 있는 여건들이다.

 

여러 번 방문한 산들이지만 그 규모가

방대하여 섬세한 탐사는

다 이루어지지 않아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다시가고 싶은 생각을 가득

안겨주는 고마움에 또 길을 나선다.

적상산의 향로봉과 안국사 뒤편이 깊은 계곡이라

본인의 자료집에 없는 야생화가 있을 것으로 은근히 기대해본다.

 

 

 

처음으로 가보는 길이라 그냥 가볍게 산 밑만 탐사를 하려고 한다.

아침 8시 출발 1시간 넘게 소요 탐방로를 따라

차가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넓은 빈터에 차를

세우니 차량이 2대가 이미 있었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섬세하게 살펴보니 고지대의 산줄기라

색다른 야생화가 주변에 보이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무더운

날씨와 짙은 구름이 가득하였다.

 

조금 있으니 인근 숲에서 인적소리가 들려온다.

다름 아닌 습한 지역이라 버섯을 채취하는 분들이 오신 것이다.

시간을 정하고 삼삼오오 분산되어 숲속에서 버섯을 채취하고

시간에 맞추어 다시 모여 얼굴을 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를 반복한다고 설명을 하신다.

그렇게 하여야 서로의 안전함을 확인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가을 길목에서 생산되는 버섯은 싸리버섯이 대세인 것 같다.

사실 버섯은 정학하게 알지 못한 것을 채취하기가 매우 난감하다.

그래서 산을 헤집고 다닐 때도 버섯에는 별다를 관심이 없는 편이다.

 

산세로 보아 습한 지역이 있는데 오늘 찾은 지역이

버섯이 많이 날수 있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 같은 일행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마도 아침식사로 준비해온 김밥을 먹으면서

나누어 먹자는 소리에 흐뭇함도 느끼는 시간이다.

 

다시 버섯과 야생화로 나누어져 산길을 오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태풍의 영향에 대비한 우산도 챙긴다.

 

한발 한발 좁은 등산로 따라 오르다 보니

며느리밥풀들이 줄지어 나를 반겨준다.

그 다음으로 오르니 꽃며느리밥풀도 아니고 수염며느리밥풀도 아닌

키 작은 것을 유심히 살펴보니 흔하지 않은 털며느리밥풀 야생화로 보여진다.

빛이 너무 없지만 이런 개체의 발견에도 감사할 따름이다.

 

 

 

 

혼자만의 초행산길 조금씩 오르다 보니 어느새

산 중간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굽어진 산 아래가 보이는 지점에 서 보니 꽤나

높이 올라온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녹음 짙은 굴참나무 잎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그만 하산을 하자니 올라온 길이 아깝고 올라가자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마음에 갈등이 생긴다.

 

이왕 올라온 것 정상을 한번 보고 싶어지며

또 어떤 식물들이 있는 지 갑자기 궁금해져

발길이 정상을 향하여 빨라지기 시작한다.

 

혼자 깊은 산을 오르니 조금 어석한 맛이 감돌기 시작한다.

한가위 앞이라 등산을 특별하게 좋아하지 않는 다면

이 길로 등산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럼 나도 야생화를 무척이나 좋아하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날씨 산으로 오르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할 것 같다.

 

 

 

 

주변의 동물들과 마주치기 싫어서 목소리를 높여 노래를 불러 동물을 쫓는 언행이다.

성대를 다듬는 연습도 되면서 혼자만이 즐기는 산행 방법이다.

돌발사항에 대비하기 위한 무기로 삼각대를 반드시 챙겨 다닌다.

장비의 무거움이 점점 느껴져 온다.

 

간단하게 산 아래에서 탐사를 할 목적이 이렇게

높은 산 정상을 향하고 있었다.

중간 중간 이정표에는 안국사 향로봉의 표시가

나를 더욱 유혹하게 만들었다.

 

 국립공원 덕유산 향로봉 이름으로 견주어 아주 높고 경치 아름다운 곳으로 느껴졌다.

빗방울이 점점 거칠게 내려 숲으로 막아준 한계를 넘어 장비 가방을

보호하려고 우산을 펼치고 산을 오른다.

 

 

 

 

등에는 장비가방, 오른손에 삼각대, 왼손에는

우산을 그리고 목에는 카메라를

걸고서 산을 오르니 힘이 두 배로 소요된다.

 

이정표의 표시거리는 향로봉이 2.3km 산길에서는 꽤나  먼 거리이다.

꼬불꼬불 펼쳐진 길의 정상은 까마득한 것 같고

오를수록 험한 바위산이 나타난다.

 

바위산에 밧줄까지 설치된 난코스가 한동안 이어진다.

 

땀은 온 몸으로 줄줄 흘러내리고

쏟아지는 새찬 빗방울은 감당이 되지 않아 바지와 신발은 다 젖었다.

그만 욕심을 버리고 간단한 산 밑 탐사로 만족했으면 하는 후회스러움이

밀려오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상태다.

 

아마 돌아가는 길이 정상가는 것보다 더 멀어졌다.

야생화는 빗방울 머금은 모습은 정말 일품이다.

 

 

 

 

그래서 분무기를 분사하여 물방울을 가진 야생화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나 보다.

그러나 자세하게 살펴보면 인위적으로 품어진 물방울과

빗방울을 머금은 자연산 야생화는 그 차원이 아주 다르다.

 

장비에게는 미안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 우산을 받쳐 들고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려고 종종 들판과 산길을 다니기도 한다.

맑은 날에는 렌즈 밝기가 무색하지만 흐리고 비오는 숲 속에는

 f 값이 낮은 렌즈가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비가 오는 날의 야생화를 담는 모습을 잠깐 글로 설명 드리면

야생화는 아주 편안한 자세로 담을 위치에 있는 것은 전무한 편이다.

몸을 낮추고 무릎을 꿇어야 겨우 아름다운 모습을 허락한다.

날씨가 맑은 날은 아무 걱정 없다.

 

 

 

 

통째로 몸을 땅에 엎드리면 어떤가?

옷에 묻은 흙을 툭! 툭! 털어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비가 오는 날 그런 행동이라면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한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물이 괴인 바닥에 무릎을 꺾고

눈높이는 최대한 그들에 맞추어 몸을 만들면

아주 우스운 꼴이 따로 없을 것이다.

 

보지 않으니 실감이 나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배꼽을 잡고 웃을 장면들이다.

 

 

 

 

털며느리밥풀[돌꽃새애기풀]

Melampyrum roseum var. hirsutum BEAUV.

 

현삼과의 며느리밥풀속 한해살이 반더부살이(반기생식물)이다.

세계적으로 20여종이 우리나라에는 6종 4변종이 있다.

꽃며느리밥풀, 구름새애기풀, 알며느리밥풀, 흰꽃알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흰수염며느리밥풀,애기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등의 다양한 종류에 조금은 어리둥절해진다.

 

오늘 소개드리는 야생화는 아마도 털며느리밥풀 야생화로 사료된다.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한 식물로 비 맞으며 담아 드린다.

우리나라의 중부 북부 산간 고지대에서 자생한다.

 

 

 

 

잎은 서로 마주나며 중앙부의 잎은 좁은 달걀형 또는 긴 타원모양 피침형이며

길이 5-7cm, 폭 1.5-2.5cm로서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양면에 짧은 털이 산생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엽병은 길이 7-10mm이다.

 

꽃은 7-9월에 피고 짙은 홍색을 나타내며 이삭꽃차례(수상화서)로 달리고

포는 녹색이며 자모상(刺毛狀)의 톱니가 많이 있다.

중앙부의 잎과 같은 형태로서 작은 대가 있으며 끝은 뾰족하다.

가장자리에 가시 같은 돌기가 많은 편이다.

 

꽃의 길이는 20mm안팎이고 겉에는 잔돌기가 있다.

꽃의 중앙에 상징적인 밥풀 같은 무늬가 2개로

꽃받침의 맥 위에 긴 털이 있다.

 

 

 

 

 

식물의 크기는 50cm 안팎으로 열매는 난형이다.

끝이 날카롭고 8mm 정도 크기와 윗부분에

짧은 털이 밀생하며 종자는 타원형이다.

3mm의 크기로 흑색이며 밑 부분에 짧은 거짓 씨껍질이 있다.

 

오늘은 털며느리밥풀 야생화의 사랑이야기 속으로

달려와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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