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아름다운 명소

향적봉에서 더 이상 가을 쪽빛 하늘은 없다!

테리우스원 2010. 9. 29. 08:47

 

 

가을의 맑고 높은 하늘의 푸름으로 나를 애타게 불러 손짓하고 있다.

인간은 간사(奸邪)하기 이를때 없다. 몇일 전만 하여도 무더워서 에어컨 앞에서 선풍기를 품에 안고,

정자나무 그늘 평상마루에 걸터 앉아 손부채를 연거푸 작동하였는데 어느새 그 모양새는 다 사라지고,

긴소매 옷으로 바꿔 밤이 되면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결에 거실문을 닫으려는 시간이 되버렸다.

더우면 덥다고 야단 법석, 추우면 춥다고 호들갑이다.

 

 

 

 

본인은 더위를 잘 이기는 편이다. 그래도 열대야로 힘들 경우 처음으로 선풍기를 회전 시키면서

잠자리를 청하여 본 경험이 있다.  추석이 지나면서 열어 두었던 방문과 창문을 다 걸어 잠구고

침대위의 삼베 이불도 탓하였고, 새벽녘엔 두꺼운 이불을 찾아 덥고 다시 잠을 청한 기억을 떠올려 본다.

 

부부간이라도 무더운 한 여름에는 서로의 살결이 조금만 닿아도 뜨거움과 끈적임이 싫어졌는데

찬 바람이 나고나니 언제 그렇게  하였느냐는 식으로 서로를 꼭 껴안고 체온을 유지하려고 한다.

어쩔수 없는 인간의 한계와 간사함에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가을이 되면 생각나게 만드는 천고마비(天高馬肥) 수식어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이 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맑고 모든 자연이 풍성하다고 이르는 말이다.

흔히 가을이 다가오면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표현하는데

천고마비(天高馬肥)란  고사성어는 중국에서 유래되었다.

 

지금은 흔하게 불려져서  하늘은 맑고 푸름으로 더 높으며 말은 살찌다는 단어로 쉽게 알고 있지만 

고대 중국인들에게는 천고마비(天高馬肥)란 글귀만 들어도 머리를 젖어면서 싫어하였다.

울음을 멈추지 않던 투정많은 어린 아이들도 그 소리에 놀라 울음을 삭힐 정도였다는 것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북방의 민족인 흉노족(북방 오랑캐)에게 무수히 많은  침입을 당한 바 있다.

흉노족은 중국 황하 북쪽에서 살아가면서 본토까지 잠식하며 포학한 노략질을 감행하였다.

 

야생의 생활이 몸에 익숙한  흉노족은 성격이 아주 거칠고 포악하였고 날쌘 동물같이 민첩함 까지 갖추어

중국민족을 괴롭히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것이었다.  그들은 약 8백여년 동안이나 그 노략질을 즐기면서

살아온 유목민이었다.

 

이런 어려운 사항을 알고 있는 중국의 역대 왕조는 이 횡포를 없애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게 되었다.

왕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다하였지만 한마디로 역부족의 현상에 도달하게 돠었다고 한다.

 

훗날 결국 총이란 무기앞에 말과 활이 주무기인 유목인들을 무릎 꿇게 하였지만 완전 제압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만리장성의 성도 그때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준비된 계책이었으며 심지어 중국의 어여쁜 처녀를 보내

그들을 설득하기도 한 왕도 있었다고 전한다.

 

 

 

 

만리장성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고 한다.

현재에도 많은 부분이 폐허가 되었어도 복원하고 남아있는 구조물로 보아도 당시의 사항을 짐작하게 만든다.

그 유명한 만리장성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소개 드리면

 

'인간이 만든 인공 구조물이 너무 웅장하고 길어서  높고 높은 곳 우주나 인공위성으로 날아간 달에서나

볼수 있다고 하여, 무척이나 궁금하였던 중국민들에게 소문의 진위를 해명까지 하게 되었다.

2004. 12. 8일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없다'라고 발표를 하였다는 이야기다.

 

 

 

 

흉노족이 가져갈 가을걷이 곡식을 일정한 량을 쌓아 두지 않고 피난을 떠나게 되면

마을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고 훗날 다시 침략하여 피의 보복을 한다고 하여 천고마비란 단어는

중국인들에게는 즐거운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너무 광활하였고 그 초야에서  분신 같은 말을 방목하고  식생활의

재료인 사냥을 하는 것이 주된 생활이었다.

동물과 인간이 동일하게 겪는 겨울의 삭막함 때문에 월동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계절이 돌아오면 기르고 있는 분신 같은 말(馬)들에게 

겨울동안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충분한 먹이로 살을 찌워서  자체 생산된 농작물에 만족하지 못하고

월동준비를 위한 다른 지역을 침략하는  일들을  감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들의 침략적 공격에 대비한 유비무한  정책을 세우기도 하였다.

한서(漢書)의 내용에도 가을이 돌아와 말을 살찌우게 되면 침략을 일삼는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이다.

 

 

 

 

 

가을을 상징하는 단어를 말씀하라면 쪽빛하늘, 황금들녁, 오곡백과, 등화 가친지절 등 아름다운 글귀가

있을 것이다. 천고마비란 단어의 깊은 뜻을 알고 잘 사용되면 더 없일 좋을 듯 하다.

 

당나라의 시인 두보의 조부인 두심언(杜審言 648-708)은 흉노족(북방 오랑캐)의 침입에 대비하여

접정지역으로 출발하는 절친한 벗 소미도(蘇味道)을 위로하기 위하여 한 잔의 술을 마시면서 

오언율시(五言律詩) 한편의 시를 지어 노래하였다.

 

 

 

 

"雪淨妖星秋하고 秋高塞馬肥하네"

(설정요성락하고 추고새마비 하네)

<맑은 눈발이 아름답게 별 떨어지듯 하고, 가을 하늘은 드높고 변방의 말은 살찌네>

이 시에서 본 바로 본래 천고마비는 침입하는 흉노족을 막는 전쟁의 시기가 도래 되었다는 말이었다.

시인의 노래소리에도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원형이다.

 

 

 

 

오늘날에는 풍성하고 쪽빛 하늘의 아름다움을 표현 한 고사성어로 즐겨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자연의 법칙은 정말 위대하다.

2010년도 들어 덕유산 향적봉을 세번째 오르내린다.

이 곳의 매력은 무주 구천동하면 냉기가 흐르는 곳으로 인식 되어진다.

올때마다 느끼는 바는 한 번이라도 청명하게 눈이 시리도록 맑은 시야를 허락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대전에는 날씨가 맑아 출발하였는데 향적봉 정상에는 안개비가 흘러 들어 오면서 금새 비를 뿌렸다가

정상에 서면 온통 운무가 가려 시야를 가름하기 힘들게 하여 힘들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자연도 미안함을 느꼈을까? 이렇게 맑고 청아한 날씨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이다.

함께간 아내가 좋아서 이렇게 이쁜 곳을 혼자 다니지 말고 꼭 데리고 가라고 간청한다.

 

 

 

 

사실 전날 징검다리 휴일이라 선운사를 거쳐 마량리 너뱅이 일몰까지 하루 일정을 소화하면서

두번 오지 않을 기회로 여기면서 내일은 덕유산을 가자고 5가정과 약속을 하려 하였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사실은 곤도라 비용이 만만찮아서 포기한 가정도 있을 것이다. 혼자 생각으로

어쩔수 없어 우리 가정에서만 출발하게 되었던 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쪽 빛 하늘과

쉽게 허락하지 않던  구비구비 산야를 감상하게 만들어 주어 한마디로 흥분되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평일에는 곤도라 운행이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로 마감하지만 토.일요일은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하여

오후 5시에 마감을 한다니 조금은 여유가 있는 셈이다.

중봉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린다. 하나라도 더 야생화를 구경하고픈 욕심이다.

산구절초. 산부추, 그리고 투구꽃 등 야생화들이 정말 화려한 모습으로 선보인다.

 

 

 

 

여름철에 왔을 때는 가을 같이 고추잠자리가 얼마나 많이 있었는지 손에도 걸어가는 머리에도 앉을 정도

이름 모를 나비들도 춤을 추고 있었는데 오늘은 찾아 보기 힘들어 졌다.

 

아마 향적봉의 날씨는 겨울로 들어 서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산 하는 뒤 머리에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함이 아니라  찬바람이 불어 오는 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을의 더 높고 푸름의 하늘과 누른 황금 들판까지 한 눈으로 감상하게 하는 아름다움

뭉게 뭉게 피어나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가을하늘 구름을  벗 삼으면서

지루하게 우리를 힘들게 하였던 장마비와 무더위를 싹 날려 보내고 돌아온다.

풍성함으로 더욱 즐거운 가을이 되시길 기도드리면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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