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ㄱ)

광대나물(흰색)의 반란 사건을 고발한다!!

테리우스원 2020. 4. 2. 12:30

 

 

동생들 모두 모여!

내가 언제 오려는지 지켜보고 알려줄게!

 

형아! 나도 좀 보면 안 돼?

아직은 아니야 조금만 더

내가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힝!~ 그래도 보고 싶은데.

칭얼거리는 동생을 달래며

저기 멀리서 오는 것이 너무 멀어 기연가미연가 한다.

잠시만 가까이 오는 분이 우리가 기다리는 분 맞는 것 같아!

 

 ‘형아 맞아?’

‘서둘지 말라 정확하게 보고 말해 줄 테니 기다려라.

 알았지!'

 제일 높은 키를 세운 큰 형이 드디어 환호성을 지른다.

맞아 오고 있어 모두 반가운 박수로 환영하자.

 

모두 딴죽걸이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쭉 내밀었다.

이상하다 도대체 누구를 기다리기에 이렇게 난리를 치는 것일까?

싱글벙글 웃음을 머금고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장비를 짊어진 폼이 틀림없어.

 

다 가까이 다가서는 발걸음 소리에 형의 강요에

모두가 두 손을 내밀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합창 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내민 두 손위에 무릎 꿇고

 ‘사랑해!’라는 입맞춤부터 건넨다.

 

 

 

그런데 이렇게 매연이 풀풀 날리는 2차선 지방도 변에서

 순백을 옷을 입고 기다리니 보기엔

 참 난감하네!♬♬~  소리가 절로 난다.

 

코가 맵지 않니? 하고 맏형에게 말을 건네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나요?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니 더없는 기쁨이라고 한다.

 

그래 내가 미안해 이런 곳에서 너희를

오랫동안 기다리게 한 잘못이 더 크다고 위로를 건넨다.

 

제일 막둥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형 누구야? 하는 반문에

막둥이는 잘 모를 거야 우리를 애타게 찾아다닌 사람이야.

 

그런데 누군지 알려줘야지?

‘잘 들어’

우리를 사랑으로 애타게 찾아다닌 바로

 ‘테리우스원’이라고 소개할게.

 

모두 다시 환영의 큰 박수!~~~ 짝짝짝!

조용한 시골길에 난리가 났다.

 

 

 

이야기는 이렇다.

순백의 광대나물을 몇 년 전에 찾으려고 수소문을 하고

시골 동네를 온종일 헤집고 다녔는데

결국 그 흔적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고 며칠 동안 시름시름

감기와 몸살로 힘들어한 사건을 공개한다.

 

그것뿐만 아니라 다음 해 아쉬운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또 논길을 헤집고 다닌 그 흔적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단다.

‘약용식물전문자격반’ 회원들의 수소문 등으로

현장에 가보았지만, 찾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하소연으로 주문만 건넸다.

 

혹시 광대나물(흰색)은 이곳에서 자라지 않던가요? 하는

소리로 결국 만나지 못하고 한동안 포기한 상태였다.

 

며칠 전 이 지역 회원에게서 숨을 몰아쉬는

다급한 목소리가 스마트폰을 찢어놓았다.

 빨리 오란다. 무조건 빨리 오라는 말만 반복한다.

 

아니 무슨 일이 크게 일어났을까? 하는

마음에 회원 누군가에게 큰 문제가 발생했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사건인즉 애타게 찾던 광대나물(흰색)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장비를 챙기기 바쁘게

그곳으로 달려가 보니 과연 이게 그렇게 찾고 다닌 장본인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들 정도다.

 

이건 한두 송이가 아니라 그냥 밭두렁

100m도 넘을 것 같은 무더기 버전이 전개된 것이다.

 

 

 

참 간사한 내 마음을 조용히 나무란다.

아니 한 촉을 보겠다고 그렇게 몇 년간을 수소문하고

찾아다닌 것이 오늘 한방에 무너진 사건이다.

 

 그래서 옛말이 틀린 말이 없다는 생각이 스친다.

화장실을 다급하게 갈 때 마음과 볼일을 다 보고

나올 때 코를 막고 나서는 마음을 이 시간

내가 그 꼴이 된 기분이라 마음을 다시 추슬러 보련다.

 

 

 

 

그렇게 만나기를 기다린 것이 무더기 버전으로

나타나니 내가 우스운 거야

하는 놀림을 당하는 기분으로 부끄러워진다.

 

 

 

맏형도 나의 행동에 뚱하니 서운한 표정으로 지으려고

할 무렵 얼른 두 무릎을 꿇고

'사랑해' 하는 입맞춤을 먼저 진심으로 건네고

장비를 풀어놓고 환영에 화답하듯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아니 어찌 이런 곳에서 나를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야생화는 자신의 환경에 맞으면 어떤 조건도

부정하지 않는 특성을 제대로 보여준 사건 같다.

 

쉽게 보인다고 자연에 모습을 온전하게 쉽게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 땅속의 지력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야생화의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용히 그들 생태환경을 살펴보지만,

나의 상식으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민들레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들려드린 바를 연상하면

인간의 기운이 미치는 반경에서 자기 역할을 담당하지만,

광대나물(흰색)은 그렇지도 않다.

 

역시나 악조건의 환경에도 잘 자랄 힘을

가졌다고 칭찬해 줄 수밖에 없었다.

 

분명 광대나물과 생김 모습이 남다르게 품격이 있어 보인다.

 

 

 

 

흰꽃광대나물과는 사뭇 다른 종이다.

 

궁금증이 커지는 이유는 돌연변이종이라면

광대나물 속에 한두 촉이 자라는 것이 정상이지만,

 오늘 본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흰색 광대나물 군락에 생뚱맞게 광대나물이

한두 송이 숨어 있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자세히 들려다 보면 생김새가 광대나물과 판박인데

꽃이 피기 전에는 정말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꽃이 피어야 그 존재를 알 수 있다.

 

꽃의 형태는 비슷하나 속의 무늬들이

사뭇 다른 배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위 있다는 ‘국가생물지식정보’ 시스템의

정보를 샅샅이 뒤져도 내 힘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그냥 오늘은 광대나물 흰색을 만나는 조건에 만족하고

 감사의 입맞춤을 건네기로 한다.

 

광대나물(흰색) 야생화를 아름답게 최선을 다하여 표현하는 것이

오늘 나를 애타게 기다려준 어려움에 보답으로 길이라 생각하련다.

 

약용식물 전문관리사 자격반 특별강의 시간에

테리우스원(정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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