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야생화모음(ㅎ)

가을의 전령사 해국(海菊)야생화가 뜰안에서

테리우스원 2009. 9. 18. 11:17

 

 

 

 

서쪽으로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아스라하게 비쳐진 햇빛속 잔잔하게 퍼져오는 향기를 맡으면서

두 눈을 의심하며 다가간 그 자리 아니! 바닷가도 아닌 곳에 해국이 가을을 알리고 있다니!

해국은 갯내음이 풍겨오는 파도소리를 벗삼아 고기잡이 나간 남편이라도 기다리듯 긴 목을 쭉 내밀고

보랏빛 싱그러운 미소를 자어내는 해국 야생화인데

 

이게 왠 횡재인가?  파도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찔하게 내리 꽂힌 절벽도 아닌

나지막한 언덕위에 자리를 틀고 가을을 알리고 있다니 해국이 무척이나 그리워 올해는 동해 바닷가를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시간이 되었는데 너무 쉽게 대면한 야생화이기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소리쳐 본다.

그 소리에 놀란 주인 여사님이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잽싸게 뛰쳐 나와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이쁘게 피어난 야생화가 혹시 해국이 아닌가요?

 질문한 나를 물끄럼히 쳐다보면서 맞아요!  그런데 무슨 잘못이 있나요?

아니에요! 너무 생뚱맞아 그런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파도소리를 듣고 피어날 해국이

집안 정원뜰에서 지저귀는 뒷산 새소리를 들으면서  자리를 틀고 있는 것인지요?

 

주인장은 이제사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면서 놀란 표정의 의미를 설명한다.

너무 갑작스럽게 지나는 객과 일행들이 자기 집으로 쳐들어와서 울릉도에서 가져온 해국이 불법이라고

망원 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취재하려온 기자로 착각하여 많은 긴장을 하였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야생화를 무척 좋아하는 주인장은 몇년전 가을여행을 떠난 울릉도에서 보랏빛으로 피어난 해국에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워 민박으로 머물렀던 주인장에게 간절하게 사정하여 몇포기를 선물받아 왔던 해국이다.

뜰안 정원에서 삽목하고 정성을  다하여 가꾼 것이 이렇게 풍성한 가을 전령사로 태어났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바다가에서 자생하는 것이라 자기집안 뜰에서 자생할련지 의문을 가지면서

사랑을 쏟아부어준 결과로 이렇게 파도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해국의 형태를 갖추고 파란 물보라 빛으로 피어나 주인장도 놀랐다고 한다.

 

넓고 아늑한 정원에는 그외 많은 야생화가 있다고 설명을 드리면서 자랑하듯 나를 안내한다.

귀하게 여긴다는 칼입용담도 꽃몽우리가 맺히고 층층잔대의 아름다움도 그리고 구절초 동산을 이룬모습

그외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자연의 상태로 개성을 자랑하듯 피어나고 있는 모습들이다.

 

 

 

 

 

 

그리고 뒤산은 아주 깊은데 2-3시간 정도 가면 야생화가 자연그대로 자생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어딘지 알려 줄수 있어요?  하는 소리에 아무나 함부로 가르쳐 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가르쳐 주면 모두 한결같이 채취하여 훼손시키고 가져가도 살리지 못하고 또 채취하려 오는 과정의 연속이란 설명이다.

 

그 말씀에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여 머리를 매만지면서 여사님! 저도 그렇게 보이나요?

하는 질문에 투명스럽게 모두 같은 생각이 아닐까요? 하면 내뱉는 음성에 말문을 닫아버렸다.

 

정말 각성하고 또 반상하여야 할 것같다.

지금 우리 산야에서는 희귀한 야생화가 멸종되어가는 종류가 많이있다.

서로가 가꾸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고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마음이 앞서야 하는데

나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무분별하게 채취하여 집으로 가져가면

환경과 여건이 맞지 않아 대부분 퇴화되거나 고사하는 일이 반복되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희귀한 개체를 세포분열시켜 많은 수로 확산시키는 고마운 분들도  계시지만

등산객이나 약초를 채취하는 분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우리들의 야생화는 점차 그 범위가 사라지는 안타까움이 있다.

사실 저도 문득 깊은 산속에서 어렵게 만난 야생화를 보면 채취하고픈 생각이 들곤 한다.

 

그 유혹을 억누려면서 사진을 여러 모양으로 많이 담고서 곱게 잘 보존되기를 소망하면서 하산하곤 한다.

초기에는 그 일들이 없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고백드리지만 자연에서 채취한 야생화는 집안에서

살아남기는 거의 희박하다는 사실을 깨닫은 후에는 사진으로 그 모습을 담는 변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아름답던 모습이 그리울때면 담아온 사진을 바라보며 길을 잃고 헤메며 땀흘린 노고를  회상하고

다시 보고 파서 그 자리를 찾아가고픈 소망같은 아련함들이 너무 아름다워 오랜동안 그 향기를 지키고 왔던 자신이다.

 

지금도 살며시 고백드리지만 각시붓꽃을 산중에서 맞났을 때 심장이 고동치며 어떻게 그 색상과 모습이

아름다운지 사진을 담고 비닐 봉투에 그 각시붓꽃을 살며시 채취하여 집으로 가져와 화분에 곱게 심고

정성을 다한지 3년이 되었지만 현재도 살아서 푸른잎은 보여주지만 봄이 되어도 꽃이 피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런 안타까움을 바라보면서 지난 시간 채취한 장소에 다시 곱게 되돌려 심어놓고 온 부끄러움도 있었다.

내년에도 더 아름다운 색상으로 깊은 산속의 정기를 마음껏 받아 나를 반겨 주길 간절하게 기대해 본다.

 

 

 

 

 

 

이런 저런 이야기와 설명한 넉두리를 다 들어시고는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한번 시간내어 오세요!'

제가 기껏이 앵글에 잘 담기게 할수 있는 야생화 향기밭을 안내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었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야생화의 훼손이란 경험을 한지라 동일한 사람으로 생각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하셨다.

 

미안해 하면서 뒷산의 야생화들의 아름다운 모습의 다양함을 설명하여 주신다.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하여 남자 같으면 와락 껴안고 싶었는데 여자분이라 차마 그럴수 없었다.

다음에 산행할  시간에 전화를 드리고 방문하기로 약속드리고 연락번호를 받아왔다.

 

해가 서쪽으로 더 기울기 전에 서둘러 해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무거움을 많이 느끼는 시간이 되어졌다.

아름다운 자연속의 야생화를 자신의 욕구에 맞추어 훼손되지 않기를 부탁드리고

혹시 깊은 자연에서 대면하더라도 그 모습만 감상하고 사진으로 담아오시길

그보다 더 욕심으로 채취하여 가져 가는 사례가 없기를 진심으로 당부드린다.

 

오늘은 산속에서 그 아련한 파도소리를 연상하면서 가을 전령사인 해국의 향기를 감상하면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해국[왕해국(王海菊)]

Aster spathulifolius MAXIMOWI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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