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테리우스원)

희귀 보호 대상 야생화에 숨은 이야기를 탐구하는 사진 작가 (정필원)

설악산

설악산 대승폭포에서 펼쳐진 운무 쇼!!

테리우스원 2013. 6. 12. 06:00

 

 

어둠이 짙게 깔린 도로를 얼마나 달렸을까?

동녘이 밝아오지만 햇빛을 보여주지 않고 잔뜩 흐린 날씨

새벽에 빠른 손놀림으로 겨우 만들어온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 요기를 때우기 무섭게 길을 재촉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였을까?

악(岳)자 품은 산을 어설프게 생각한 우를 범한 고통이 시작된 것이다.

단순하게 설악산의 야생화를 탐사하는 기분으로 달려온 죄밖에 없었다.

 

자연 앞에 까불든 인간에게는 어떤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무력함을 보여주는 시범적인 상황이 바로 오늘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내자의 뒤를 따르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안일함이었다.

어!~~ 어!~~~~ 소낙비가 우두둑! 떨어진다.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마음에 갈등이다.

그렇다고 새벽 같이 달려온 노력이 아까워서도 멈춤은 허용할 수 없었다.

제법 옷이 젖을 정도로 내려 우선 카메라 장비가

비 맞지 않도록 준비를 하면서 높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간다.

 

 

 

 

 

시작하는 시간과 아직은 활력적인 에너지가 가득하여

내리는 비도 마다않고 나아간다.

 

 

역시나 강원도의 설악산 자락은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이상기후다.

그래도 멋스러움은 밋밋한 날씨 보다는

오늘 같은 날에는 볼거리도 많을 것 같다.

 

 

 

 

오르는 주변에 하나 둘씩 나타나는 야생화들과 눈 맞춤을 하다 보니

아내보다 늦어져 벌써 아내와 일행은 대승폭폭 전망대에

도착하여 빨리 오라고 난리가 났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다고 하여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엄감생신 처음 보는 야생화를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다.

비는 내리지만 땅 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지 않는 량이라

그냥 땅에 엎어져 그들과 사랑을 나눈다.

 

 

 

 

 

셋 팀이 함께 하였는데 하나같이

와!~ 와!~~ 괴성으로 나를 유혹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 연출되기에 그렇게 난리를 친단 말인가?

허겁지겁 가쁜 숨을 몰아쉬며 뜀박질로 그 곳에 도착하였다.

 

 

 

 

땀을 훔칠 여유도 없이 바라보는 순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풍광이 연출되고 있었다.

 

내리는 비로 인하여 지상의 열과 변화를 일으켜 운무가

확! 밀려오면서 대승폭포를 휘감았다 풀었다 반복하고

 설악산의 웅장한 산 능선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며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어쯤 그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우뚝 선 자리에는

바람 한 점 일어나지 않는데 자유자재로 뭉쳐진 운무들이

용트림을 하듯 뒤틀고 엎어지기를 반복하는지?

 

자연의 위대함을 눈으로만 바라보며 무거운 장비를 준비할 뿐이다.

더 이상은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누구 더 빨리 그 순간의 포착을 잡는 것이

최고의 문제라는 것이다.

 

 

 

 

혹시나 놓칠까 하는 조바심으로

폭포 소리의 장단에 어울리듯 따발총 같은 연사

셔트만 누르고 있었다.

 

 

 

 

대승폭포(大勝瀑布)는

장수대 입구에서 900m 지점에 위피하였으며

높이가 88m로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 천마산의 박연폭포와 함께

3대 폭포로 알려져 있는데 이 곳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서려 있다.

 

‘먼 옛날 한계리에 대승이라는 총각이 살았는데

하루는 폭포가 있는 돌기둥 절벽에 동아줄을 타고 내려가서

돌버섯을 캐고 있었는데 절벽위에서 ’대승아! 대승아!“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외침이 들려 동아줄을 타고 올라갔으나

 

 

 

 

 

어머니는 간 곳 없고 동아줄에서는 신짝만한 지네가

매달려 동아줄을 뜯어 막 끊어지려는 참이었다.

 

대승은 동아줄을 급히 타고 올라 무사히 살아날 수 있었다.

후세 사람들은 죽어서도 아들의 위험을 가르쳐준 어머니의

외침이 메아리 친다하여 이 폭포를 대승폭포라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전한다.

 

 

 

 

 

한 폭의 수묵담채가 펼쳐지는 그림 같은 모습에

아무 말도 없이 카메라 셔트가 따발총 같은 소리만이 정적을 일깨운다.

 

아쉬움은 가뭄으로 인하여 대승폭폭의 수량이 적은 웅장한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 점이다.

 

 

 

 

 

 

오늘은 대승폭포에서 바라본 설악의 운무 쇼를 전해드리면서

 

즐거우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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