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었던 산자락을 가보았더니
향기 가득한 꽃들이 한참 귀여움을 토하고 있었다.
내리는 햇빛이 너무 강렬하여 카메라에 담는 자체가 너무 부담스러워
오후 시간이나 아침에 다시 오마 하고 그들에게 정겨운 인사를 건네고 되돌아왔다.
뎸무의 태풍이 북상한다는 일기예보로 창밖에는 먹구름이 잔득하고
간간히 내리는 빗방울소리를 들으며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강렬함의 태양빛 보다 오히려 빗방울을 머금은 더덕 꽃향기가 아름다울 것 같다.
더덕 꽃이 덩굴손을 휘감고 이리저리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여주지만
주변에는 온통 무성한 잡초 덤불이 나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도착하고 상황을 살펴보니 일단 중무장을 하여야 될 것 같아
차 트렁크에 담긴 장화(長靴)로 바꾸어 신고 넓이가 넓은 우산과 짧은 남방으로 인한
팔을 보호하려고 여름 자외선 차단 토시도 착용 흐르는 땀을 쉽게 흡수하라고
긴 타울 목에 두르니 10손가락과 얼굴만 맨살이 되었다.
허리까지 잠기는 풀발을 우산으로 맺힌 빗방울 틀어내었다.
무성하게 자란 잡풀은 장화발로 천천히 눕히어 길을 만들어 숲을 헤치고
약 50미터 정도로 전진하였다.
비가 오는 날도 더덕꽃의 장점은 꽃송이가 피어나면 시들기 전까지
꽃잎을 다물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벌 등이 비가 내리는 날에도 꿀이 풍성한
더덕꽃을 찾아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다.
왼손에는 큰 우산을 목으로 받치고 무거운 카메라를 조절하려니 불편함이 대단하다.
오는 도중 무더워로 에어컨을 강하게 작동하였기에 차안의 낮은 온도였던 것이
차 밖으로 나서 카메라를 들려다 보니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결합으로
성에로 순식간 잠식되어 앞의 사물이 보이지 않는다.
세찬 비는 아니지만 우산을 받칠 정도로 내리니
우산을 접을 수 도 없이 렌즈 타울로 닦아보지만 역부족이다.
시간이 지나야 렌즈도 기온에 적응하여 정상적으로 돌아 올 것 같아
그냥 아름다운 구도만 살피면서 시간을 벌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 겨우 렌즈를 정상으로 만들어
아름답게 만들어진 더덕꽃을 담아내기 시작한다. 풀 섶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풀섶에 숨어있던 풀모기가 정말 대단하다.
풀 섶에서 자생하는 모기는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실물성의 영양분을 흡수하고 살아가는 모기라면 사람에게 물지 말아야 할 것인데
순간적으로 멈추진 자세의 팔뚝에 셀 수 없는 모기가 붙어 피를 빨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작동하려면 영상이 맺힐때 까지 고정된자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 틈을 풀모기는 놓치지 않고 집중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심지어 토시가 살에 짝 달라붙어 그 위에서 침을 박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얼른 자세를 고쳐 털어내면서 모기와의 한판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손바닥에서 몇 마리가 잡혔는지 모르지만 그들에게 제공한 혈액도 있었다.
땀은 줄줄 흐르고 태풍의 영향으로 인한 비가 푸석푸석 내리고 모기는
방심할 틈을 주지 않아 우산 속에 온몸을 비틀고 발을 동동거려 모기를 쫓으면서
아름다운 더덕꽃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북상하는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덩굴손의 식물인지라 아름다운 모습도 많이
훼손될 것 같아 아름다운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다 쏟아내고 있다.
물방울들이 맺혀 있으니 더욱 싱그러워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의 강도도 약해지니 마음이 조급함을 더한다.
빛이 부족하니 선명도가 많이 떨어져 서둘러지는 작업은 당연한 것이다.
상상으로 맡기지만 더덕꽃은 겸손함으로 항상 땅을 향하여 꽃을 피우므로
꽃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으려면 풀 섶에서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하늘을 향하여
렌즈를 준비하여야 하는데 모기에게는 더없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한마디로 온 몸이 침을 맞듯이 따끔거린다. 얼마나 침이 강한 모기인지
옷 위에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무차별 공격이었다. 다행이도 얼굴에는
외모를 위한 배려인지 달려오는 모기는 없었던 것 같아 조금은 양심이 있었나 보다.
잽싸게 작업을 완료하고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도로변으로 달려 나갔다.
팔뚝이 제일 간지럽기 시작하여 토시를 벗어 땀으로 범벅된 살결을
문질러 그 고통을 잠시 잊어 보려고 한다.
돌아오는 길 더덕꽃을 무엇으로 표현하지 곰곰이 생각하니
작년에는 묵직하고 고고한 종소리에 비유하고 포스팅을 준비하였는데
올해는 방울소리를 연상하니 고양이의 목에 방울 달기란 단어가 떠올라
동물 우화 담 같은 이야기에 아름다운 미소가 입가를 맴돌고 있다.
약삭빠른 쥐들이 천적인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달기로 결정만 하였지
실제로 목숨을 내어 놓고 희생 량이 되는 생쥐가 없었다는 이야기의 설화로
묘두현령(描頭懸鈴) 그리고 문헌설화로 순오지(旬五志)에 묘항현령(描項懸鈴)이란
제목으로 구전되어 전한다고 하였다.
쥐구멍을 통하여 자기들만 들락거리는 집안에서 아주 심각하고 긴급한 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생쥐들의 천적인 고양이에게 생명이 희생되고
위협을 받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다.
대장 생쥐가 평화로운 쥐들의 안전한 출입과 생명의
위협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냥 이대로 가면 생쥐 모두가
고양이의 밥이 되고 말 것이니 좋은 방법을 제시하라고 명령하였다.
그 와중에도 친구의 생쥐가 좀 전에도 앞 골목에서
포획되어 먹이의 사냥으로 희생이 되었다고 호소한다.
서로가 놀라면서 정말 생쥐 같은 지혜를 도출하면서 고양이 보다 더
빠른 발걸음을 만들기 위하여
런닝 머신을 열심히 타자는 주장을 내세웠다.
한 생쥐가 아무리 달리기 연습을 열중하여도
고양이의 걸음을 당하지 못한다고 비아냥거린다.
또 한 생쥐는 늑대의 탈을 만들어 나타나면
무서워 도망치지 않을 까하는 엉뚱한 지혜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입을 모아 토한다.
잠시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한 꾀돌이가 조용하고 아주 침착한 목소리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입을 열었다. 다들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그 아이디어의 궁금함에
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독촉했다.
그때 비장한 각오의 목소리로 "고양이 목에 더덕꽃 같이 예쁘고 향기로운 방울을 달아주는 거야!
그러면 고양이가 아름답고 향기로움에 취하여 우아한 발걸음을 할 때마다 방울소리를 내어
우리 생쥐들은 방울소리에 유비무한의 안전함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는 제안이다.
모두들 그 소리를 듣고 힘찬 박수를 치고 땅 바닥을 발로 굴리면서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합창하고
심지어 고양이가 들을 수 있을 큰 소리로 외치고 난리가 났던 것이다.
그 이상의 좋은 지혜로움은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젠 생명의 위협에서 해방된다는 생각이라고
생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대장 생쥐가 한참동안 생각 끝에
기쁨을 잠재우는 무거운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꾀돌이의 생각은 정말 훌륭한 지혜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목에
누가 향기 나는 더덕꽃 방울을 달아주고 올 것인가?
모든 생쥐들에게 반문하였다.
갑자기 그 소리에 쥐죽은 듯 고요함과 적막함이 감돌고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자기의 실속만을 차리는 쥐새끼들은 상대편이 달아주기를 원하는 눈치작전이 전개된 것이다.
어느 누가 자기를 희생하면서 그 위험한 일을 감당하겠다고 나선 생쥐는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향기가 좋고 아름다운 모습의 꽃을 가진 방울이지만 내세우기엔
쉽고 말뿐인 세태를 비아냥거리는 우화지만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심어주는 이야기다.
웃음으로 그리고 향기로움으로 무더위를 이기고 건강하시길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